
세계수학자대회는 수학 올림픽!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가 8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 진행됐어. 세계수학자대회가 뭐냐고? 세계수학자대회(ICM)는 국제수학연맹이 주최하는 학술행사로 전 세계 수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수학의 미래에 대해서 논의하는 자리야. 다양한 수학 연구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고 강연하지. 또 최근 4년 동안 수학 분야에서 있었던 중요한 성과를 소개하고 각종 수학 상을 시상하기도 해. 4년 마다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수학자들의 올림픽’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단다.
우리나라는 세계수학자대회를 열어 수학 수준을 한 단계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 2002년에 세계수학자대회를 연 중국은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급격하게 늘어났지. 그 덕에 수학 논문 수는 두 배로 늘고 중국 수학자들도 원하는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어. 그러자 세계에서 인정받는 높은 수준의 논문이 나오기 시작했단다. 국제수학자대회 개최가 중국을 미국 다음의 수학 강국으로 바꾼 셈이야.
최근 30년 동안 우리나라 수학 수준도 급격하게 발전했어. 1981년 국제수학연맹 가입 당시에는 국제학술지 발표 수학 논문이 1년에 3편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000편 이상으로 세계 11위 수준이거든.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단다.
수학의 노벨상, 필즈상 최초 여성 수상자 탄생!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이 연출됐어. 대회 주최자와 시상자, 수상자 모두가 여성이었어. 잉그리드 도브시 국제수학연맹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최초의 여성 필즈상 수상자 마리암 미르자카니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가 무대에서 함께했지. 필즈상은 4명의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미르자카니 교수와 함께 아르투르 아빌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석학연구원, 만줄 바르가바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석좌교수, 마틴 헤어러 영국 워릭대학교 교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단다.
제3세계 박사학위 수상자 등장
필즈상 수상자는 모두 천재라고 알려져 있어. 하지만 미르자카니 교수는 12살 때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해 수학을 싫어했지. 그러다 국제올림피아드(IMO)를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아 수학에 빠지게 됐단다. 그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부모와 교사는 수학을 잘한다고 칭찬해 자신감을 키워 줘야 한다”고 말했어. 자신의 업적이 타고난 재능에서 비롯되기보다 자신감과 노력으로 이뤄냈다는 얘기야.
이번 필즈상 수상에는 최초의 여성 수상자 탄생 외에도 최초 기록이 하나 더 있어. 북미와 유럽, 일본 같이 사람들이 보통 수학 선진국이라 생각하는 나라가 아닌 브라질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수상자가 나왔거든. 아빌라 석학연구원이 그 주인공이야. 2010년에도 유력한 필즈상 후보였지. 그의 업적은 물리학에 도움을 주고 있어. 물리학자들은 아주 간단한 시스템에서 혼돈이 어떻게 생기는지 연구해왔어. 그는 동역학계에서 모든 점이 특정한 곳으로 모이거나 무작위로 퍼진다는 사실을 증명해 동력학 연구에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었지.
바르가바 교수는 장난감 ‘루빅스 큐브’에서 영감을 얻어 18세기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의 연산법칙 연구를 확장한 공로를 인정받아 필즈상을 수상했어. 그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두 번째로 젊은 나이에 정교수가 된 수학자이기도 해.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첫 번째 필즈상을 탄 헤어러 교수는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뿐 아니라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고,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다재다능한 수학자야. 또 어릴 때부터 관심을 가진 과학을 잘 활용하는 수학자이기도 해. 물리에서 영감을 얻어 수학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든.
노벨상에 수학이 빠진 이유는?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을 필즈상으로 장식하는 것은 필즈상이 수학자들에게 그만큼 중요한 상이기 때문이야. 수학자들은 노벨상에서 수학이 제외된 것을 안타까워 했어. 캐나다의 수학자 존 찰스 필즈도 마찬가지였지. 그는 수학 분야에도 노벨상 같은 상이 생길 수 있게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고 기금을 모금하며 노력했단다.
그리고 12년 뒤인 1936년 노르웨이 대회부터 상이 수여됐어. 필즈의 노력을 생각해 이 상에 필즈상이라는 이름도 붙였지. 게다가 미래 수학 발전에 크게 공헌할 수학자가 받기를 바란 필즈의 유언을 참고해 수상자 나이를 만 40세 이하로 제한했어. 필즈상은 4년 마다 한 번 시상을 하는 데다 대회가 열리는 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만 40세 미만이어야 해. 그래서 노벨상보다 타기 어렵다고 하지.
노벨상에 수학이 왜 빠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있어. 스웨덴 과학자 알프레드 노벨과 수학자 미타그 레플러가 한 여인을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에 있어서 상대에 대한 보복으로 노벨상에서 수학을 뺐다는 이야기, 레플러가 푸앵카레나 힐베르트 같이 더 뛰어난 수학자를 제치고 상을 차지할까 봐 수학을 제외했다는 이야기, 노벨이 수학에 관심이 없었거나 수학이 실용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야. 노벨에게 물어볼 수 없으니 어떤 이야기가 맞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
수학자들의 이구동성 수학은 재미있다!
수학자들이 모이니까 어렵고 재미없을 거라고? 사실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수학 연구와 관련된 행사는 박 기자가 듣기에도 어렵고 재미없었거든. 하하~. 하지만 어린이가 들어도 재밌는 다양한 수학문화 행사도 열렸다는 사실! 바로 대중강연, 수학 영화 상영, 수학과 바둑 이벤트, 브리지스 서울 2014, 수학문화축전 행사야.
수학은 슈퍼 섹시하다!
수학 영화 상영은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재밌었어. 19일 코엑스 D1홀에서 프랑스 영화 ‘나는 왜 수학이 싫어졌는가’를 관람하고, 주연을 맡은 2010년 필즈상 수상자인 세드리크 발라니 교수에게 다양한 질문도 할 수 있었거든.
“로그하고 용적은 배워서 뭐해요?”,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나고 엄청나게 화나요!”, “수학 진짜 정말 너무 싫어요.” 이 영화는 이렇게 수학을 싫어하는 친구들의 불만으로 시작해. 영화에서 “수학은 슈퍼 섹시하다”며 말한 발라니 교수는 “하나의 문제에 깊이 있게 빠져 보거나 수학의 재미를 알게 된다면 분명히 수학을 잘하게 될 것”이라며 “수학을 잘하려면 먼저 좋아해야 한다”고 설명했지.
이번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상을 받은 수상자들도 모두 “수학이 재밌다”고 말했어. 수학이 재밌다 보니 잘하게 됐다는 거야. 수학자들은 “원리를 알면서 배우면 수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수학교육이 정답과 실용성만 강조하면서 이해도 못한 채 무조건 계산하고 외우기만 하다 보니 사람들이 수학을 싫어하게 됐다”고 말했어.
수학 잘하면 돈 잘 번다!
이번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테크놀로지 명예회장의 대중 강연에는 3000명이 넘는 청중이 강연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인기가 높았어. 대학 교수였던 그는 한때 1년에 3조 원을 버는 펀드매니저로, 지금은 수천억 원을 기부한 자선사업가로 활동하는 수학자란다.
사이먼스는 “수학은 다른 곳에 응용할 때 진정한 아름다움이 발휘된다”고 강조했어. 그의 말대로라면 과학은 수학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발휘되는 대표적인 분야야. 현대 과학은 대부분 수학으로 표현될 수 있고, 수학의 도움을 받아 발전하고 있거든. 수학을 과학의 언어라고도 하는 이유지. 최근 각광받는 빅데이터, 암호, 영상 기술 같이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에도 수학이 핵심이라고. 수학이 없으면 과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단다.
수학을 어렵고 재미없게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야. 하지만 수학은 실생활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어. 전화나 컴퓨터, 인터넷을 할 때도 모두 0과 1이라는 2진법의 도움을 받아. 휴대전화를 보면 통화할 때 10진법에 따라 숫자를 누르면 이 값은 2진법 코드로 바뀐 다음 음성이 전기신호를 타고 이동해. 이 신호를 받은 상대방 전화기는 신호를 음성으로 바꿔 우리가 들을 수 있게 해. 이 과정 곳곳에 수학이 사용되지. 수학이 없다면 멀리 떨어진 친구와 문자나 통화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얘기야.
수학을 잘하면 크게는 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작게는 커서 돈을 잘 관리할 수 있어. 수학이 어렵거나 싫다면 자나 줄자를 들고 주변을 재 보렴. 길이를 비교하다 보면 왜 차이가 발생하는지 궁금해지지. 궁금증을 풀다 보면 길이 재기의 재미에 빠지게 되고 점점 수학도 좋아질 거야. 어느 새 수학을 잘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고 말이야. 나 박 기자는 수학자대회를 계기로 수학이 더 좋아질 것 같아. 친구들도 수학과 친하게 지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