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쿵쿵, 쾅쾅, 우당탕탕탕…!’
으악~, 너무 시끄러워! 오늘도 윗집에서는 달리기 대회를 열었어요. 그러다가 쇳덩이 같은 물건을 쿵! 하고 떨어뜨리니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아요. 시끄러워서 귀를 틀어막고 있는데 엄마가 오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네가 집에서 뛰어다닐 때마다 아랫집이 얼마나 시끄러웠을지 이젠 알겠지? 호호!”
쳇, 제가 뛸 때는 몰랐는데 윗집에서 들리는 소음을 들으니 정말 시끄러워요. 시끄러운 층간소음을 아름답게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요? 어린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게 말이죠~.

내가 듣기 싫은 소리는 모두 소음


소음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궁금증이 생겼어요. 소리는 어떻게 들리는 걸까요? 그리고 왜 소음은 듣기 싫은 걸까요?

소리는 물체가 진동할 때 생기는 음파예요. 소리는 공기나 물, 땅 같은 매질을 타고 여기저기 퍼진답니다. 우리가 귀로 듣는 소리는 대개 공기를 타고 퍼지는데, 소리가 공기를 진동시키기 때문이에요. 소리는 귓속에서 고막을 떨어 소리를 전달하지요.

소음은 듣는 사람을 괴롭게 하는 소리예요. 같은 소리라도 어떤 사람에겐 좋은 소리로, 다른 사람에겐 소음으로 들릴 수 있어요. 옆에서 들리는 음악이 공부를 방해한다면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소음이에요. 소음을 들으면 불쾌하고 짜증이 날 뿐 아니라 옆 사람과 대화하거나 잠을 자는 것도 어려워져요.
 

귀에 가장 편안한 소리는 자연의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파도 치는 소리…. 자연의 소리는 일정한 음과 리듬이 있는 음악이나 정보가 있는 말이 아니어서 소음으로 들리지요. 하지만 우리가 평상시에 듣고 지내는 일상적인 소리이기 때문에 귀에 친근하게 들려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잠이 살살 오거나, 하고 있던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자연의 소리는 여러 색깔의 빛을 섞으면 흰색이 되듯이 자연에서 나는 여러 가지 소리가 합해진 소리이므로 ‘백색소음’이라고 불러요.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에서 백색소음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뇌파를 관찰했는데, 집중력과 관련 있는 알파파가 크게 늘어났다는 결과를 얻었답니다.

소음으로 귀먹는 소음성난청

랄랄라~♬ 층간소음이 시끄러워서 이어폰을 꽂고 신 나는 음악을 크게 틀었어요. 역시~, 윗집 아이가 뛰는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행동이 귀를 몹시 괴롭히고, 심하면 청각을 잃을 수도 있대요!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MP3와 함께 헤드폰이나 이어폰 사용이 많아지면서 소음으로 청각에 이상이 생기는 소음성난청 환자가 늘고 있어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지난 2010년, 5년 동안 소음성난청을 겪는 어린이가 28%나 증가했다고 발표했지요.

이어폰은 최대 100dB(데시벨, 소음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까지 소리를 키울 수 있어요. 대한이과학회는 90dB 이상으로 하루 8시간 이상, 105dB 이상으로 하루 1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들으면 소음성난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청력은 일단 손상되면 회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귀가 소음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답니다.

층간소음이 괴로운 이유 3가지

쿵쿵쿵쿵쿵! 제가 가장 싫어하는 소음은 공사장에서 땅을 뚫는 소리예요. 그 소리가 얼마나 무섭고 큰지 천둥이 눈앞에서 치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에 비하면 윗집 꼬마가 뛰는 소리는 쥐가 빵을 갉아먹는 것만큼 작게 들려요. 그런데도 왜 공사장 소리보다 윗집에서 나는 층간소음이 더 거슬리는 걸까요?

이유1 예기치 않게 갑자기 들린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110정부민원안내콜센터가 조사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다고 느끼는 층간소음은 어린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였어요(36%). 아무 때나 쿵쾅거리기 때문에 소리의 크기나 리듬이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하지요. 이런 소음을 들으면 깜짝 놀라고 불쾌해지기 쉽답니다. 맨날 뛰던 제가 이런 말하기가 참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아파트에서는 발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게 걷는 것이 예의랍니다. 하하!
 

이유2 이웃집으로 퍼지면서 소리가 커진다

집집마다 벽 사이나, 윗집 바닥과 아랫집 천장 사이에는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흡음재가 들어 있어요. 하지만 층간소음에 대한 법이 2012년에 생겼기 때문에, 그 전에 지어진 집은 대부분 흡음재의 두께가 얇아요. 특히 층과 호수가 많은 아파트는 층간 간격이 좁고 건축자재가 가벼워서 층간소음이 잘 들리지요. 그래서 집과 집 사이의 공간은 오히려 소리를 증폭시키는 진동판 역할을 할 수 있답니다. 작은 소리가 벽이나 천장을 통과하면서 크게 울려 퍼지는 것이지요.

이유3 창문을 닫아도 느껴지는 소음진동이 있다

층간소음은 창문을 닫았을 때 더욱 크게 들릴 수 있어요. 또 아랫집뿐 아니라 윗집으로도 소음이 전해진답니다. 그 이유는 저주파의 형태로 소음진동이 전해지기 때문이에요. 이름도 께름칙한 저주파는 50Hz 미만의 작은 소리예요. 귀로 전해지는 소리는 작지만, 진동이 전해지면서 몸을 불쾌하게 울리지요. 바닥을 쿵쾅거리며 걷거나 무거운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세탁기가 덜덜덜 움직일 때 소음진동이 생긴답니다.

소음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아함, 층간소음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조금 피곤하네요. 잠시 눈을 좀 붙여보려고 누웠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랫집에서 들리는 소리인가요? 플루트를 지난주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는 아랫집 누나가 삑 삑 소리를 내고 있어요! 으악~!

40dB 이상인 소음은 수면을 방해해요. 잠에 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잠에 깊게 빠지지 못하고 얕은 잠을 자게 되지요. 특히 층간소음처럼 갑자기 들리는 소리는 깊이 자고 있던 사람도 깨울 수 있어요. 이보다 더 큰 소음인 50dB에서는 옆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어려워져요. 벽에다가 못을 박을 때처럼 65dB 이상인 소음이 들릴 땐 집중력이 떨어져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것조차 힘들어지고요. 고통 없이 편안하고 아늑하게 지내려면 소음이 40dB 이하로 작아야 한답니다.
 



스트레스의 주범은 소음진동

아랫집 아저씨가 왜 저만 보면 살짝 흘기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뛸 때마다 생겨난 소음진동으로 무척 괴로우셨나 봐요!
50Hz 미만의 저주파인 소음진동은 귀로 들리는 소리는 작지만 피부나 척추 같은 몸 부위를 떨리게 하면서 불쾌하게 만들어요.
위층에서 뛰거나 물건을 떨어뜨리면 저주파가 생겨나요. 다른 소리와 달리 저주파는 벽과 천장, 배수관 등을 타고 퍼지기 때문에 소리가 멀리까지 크게 울리지요. 예를 들면 7층에서 나는 소음이 6층뿐 아니라 멀게는 3층까지 들릴 수도 있어요.
소음진동을 자주 겪으면 불쾌할 뿐만 아니라 두통이나 어지럼증도 생겨요. 만약 소음진동을 매일매일 자주 겪는다면 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생긴대요.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팀은 저주파를 5분 정도 겪은 사람들에게 어지러움과 가슴이 울리는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답니다.

층간소음을 줄이는 방법

아하! 아랫집 누나의 플루트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는 방법을 알아냈어요. 우리 집에도 음악을 틀어놓는 거예요! 그리 크게 틀어놓지 않아도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그 이유는 바깥에서 들어오는 음파와 집 안에 틀어놓은 음파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에요.

똑같이 생긴 파동으로 소리 없애기

소음이 가진 파동과 똑같이 생겼지만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소리를 내면 소음을 없앨 수 있어요. 10과 -10을 더하면 0이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전자제품 회사인 소니에서는 이 원리를 활용해 불필요한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헤드폰을 만들어냈어요.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와 같은 파동을 헤드폰 바깥으로 내보내 소음을 없애는 방식이에요.

소리 상쇄 기술 원리
 

우리 집에서 나는 층간소음 줄이려면?

1. 발소리를 크게 내면서 걷거나 문을 세게 닫지 않도록 조심한다.
2. 늦은 밤에는 샤워나 설거지를 줄이고 악기 연주를 하지 않는다.
3.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는 소음진동을 유발할 수 있는 세탁기와 청소기, 운동기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4. TV나 라디오 소리, 애완견이 짖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주의한다.
5. 아파트에서는 카펫을 깐다. 특히 어린이가 있는 집은 카펫의 두께가 2cm 이상이어야 한다.

소음진동을 전기로 만드는 압전필름

현재 건물에 설치하는 층간소음 방지재는 소리를 줄이지만 진동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는 한계가 있어요. 최근 서울시립대학교 메모리소자연구실에서는 진동을 전기로 바꾸어서 소음진동을 막을 수 있는 압전필름을 개발했어요.

연구팀은 층간소음을 막기 위해 바닥재를 깔아도 진동이 벽과 천장을 타고 퍼져나간다는 사실에 주목했어요. 그리고 바깥에서 전압을 걸지 않아도 스스로 양과 음으로 전기가 나눠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물질(강유전체)을 이용했지요. 이 물질은 가스레인지의 스위치처럼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생겨요. 강유전체를 겹겹이 쌓아 만든 압전필름을 바닥재로 깔면 충격을 받을 때마다 그 에너지를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바꾼답니다. 그래서 소음진동을 대부분 줄일 수 있지요.

영국 런던에는 압전소자로 무대를 만든 ‘친환경 클럽’이 있어요. 무대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면 전기가 생기면서 LED 전구가 반짝여요. 우리 집 바닥에도 당장 압전필름 바닥재를 깔고 싶네요!

미래에는 아름다운 층간소음이 들린다?

만약 제가 쿵쾅거리고 뛰거나 무거운 물건을 쿵 하고 떨어뜨렸을 때 아랫집에서는 아름다운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요? 과학기술이 좀 더 발달하는 미래에는 층간소음도 아름다운 소리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될지도 몰라요. 이미 과학자들은 소음을 아름다운 소리로 만드는 데 성공했어요.

후보1 소음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운드디자인

휴대전화를 만드는 연구소에서 기계 개발만큼 중요하게 연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소리를 창작하는 일이에요. 전화나 문자가 왔을 때 알려주는 벨소리와 스크린을 누를 때마다 들리는 소리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귀청을 울릴 만큼 째지는 소리가 많았어요. 조용한 곳에서 문자가 오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민폐를 끼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소리가 마치 악기가 연주하는 음원처럼 아름다워졌어요. 바람이 불거나 물이 흐르는 자연의 소리가 들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소음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법은 기존에 있던 소리들을 섞어 새로운 소리를 만들거나, 소음의 파동을 바꾸어 귀에 거슬리지 않는 소리로 바꾸는 거예요. 이와 마찬가지로 미래에는 세탁기나 에어컨 실외기 같은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소음과 진동도 아름다운 소리로 바꿔 내보내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을까요?

후보2 내 귀가 좋아하는 소리만 고르는 ‘소노’

우당탕 쿵쾅! 신나게 뛰어놀고픈 어린이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어요. 소음만 없애는 장치가 있거든요. 오스트리아의 개발자 루돌프 스테파니치가 개발하고 있는 소노는 원하는 소리만 골라 들을 수 있게 해 준답니다. 소노를 창문에 붙이면 안테나로 소리를 수집해 종류별로 나눠 분석해요. 자동차들이 달리는 소리, 윗집에서 뛰는 소리, 개 짖는 소리, 길 가는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바람 소리처럼 말이지요.

소노의 가운데 버튼을 돌리면 주변에서 수집한 소음을 종류별로 들을 수 있어요. 그 중에서 원하는 소리를 고르면 다른 소음은 들리지 않게 한답니다. 소노는 분석한 소리와 파형이 똑같지만 반대로 진행하는 파장을 내보내는 방식으로 소음을 없애요. 모든 소리를 없애는 게 아니라 원하는 소리만 들리게 할 수 있고, 또 듣기 싫은 소리는 소음으로 지정해 다음에 같은 소리가 발생했을 때 안 들리게 할 수도 있지요. 아무리 시끄러운 길가에 사는 사람이라도 소노를 창문에 붙이면 바람에 나뭇잎이 부대끼는 소리만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층간소음으로 다투는 일이 멈출 날이 올까요? 우리 집에서 쿵쿵 뛰어다니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도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어린이들이 좀 더 자유롭고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층간소음을 아름답게 바꾸는 기술이 탄생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웃집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 저도 오늘부터 집안에서 절대 뛰어다니지 않겠다고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앞에서 약속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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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도움

    국가소음정보시스템
  • 도움

    배명진 교수
  • 도움

    최지선 원장
  • 도움

    삼성전자
  • 사진

    위키미디어
  • 사진

    포토파크 외
  • 이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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