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공습 경보! 공습 경보!”
먼지가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했어. 빨리 막아야 해. 그런데 먼지는 너무 작아서 잘 볼 수가 없어. 게다가 박테리아만큼 작은 미세먼지와 옷에서 떨어져 나온 마이크로플라스틱은 더 안 보여.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의 습격,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중국 미세먼지의 습격

3월이 되자 황사가 우리를 공격해왔어. 황사는 매년 봄 중국과 몽골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가 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하는 현상이야. 하늘이 누런 먼지로 뒤덮여 뿌옇게 변하지. 황사 같은 먼지는 어떻게 막지? 황사 먼지의 크기는 0.01∼1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로 다양해.

이 먼지들은 숨을 쉴 때 몸속으로 따라 들어와. 10㎛보다 큰 먼지들은 코나 기관지에서 대부분 걸러져. 코털이 한 몫 하지.

그런데 문제는 10㎛보다 작은 미세먼지야. 몸속으로 들어온 미세먼지가 기도와 폐를 자극해 천식이나 폐렴을 일으키거든. 특히 2.5㎛ 이하의 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들어갈 수 있어 더 위험해. 심한 경우 혈관까지 침투해 혈관을 막기도 한다고. 2㎛ 미세먼지에 게 지름 1㎝ 콧구멍은 두께 2㎜ 개미가 지름 10m 터널을 지나는 것과 비슷하지.

마스크를 쓰면 괜찮을까? 마스크는 먼지를 막는데 도움이 돼. 하지만 천이나 면으로 된 일반 마스크에는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생각보다 큰 구멍이 있단다. 틈이 10㎛ 정 도로 넓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를 걸러내기 어렵지. 그래서 나온 마스크가 황사 전용 마스크야. 이 마스크는 틈이 작은 특수 필터 섬유를 이중 삼중으로 배치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도 붙잡을 수 있지. 또 정전기를 띠는 특수 섬유를 사용해 2㎛보다 작은 먼지도 잡아내.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다른 극을 끌어당기는 성질을 이용한 거야.


잠깐! 미세먼지, 소금 알갱이 아홉 개보다 적어야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 기준값은 1시간에 1㎥당 50㎍(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 1g) 이야. 미세먼지 중에서 크기가 10㎛보다 작은 것들이 가로, 세로, 높이 1m인 정육면체 안에 50㎍보다 적게 있어야 한다는 얘기지. 소금 알갱이 하나가 6㎍정도니까 이게 아홉 개보다 적어야 한다는 거야.


진공청소기도 못 믿어!
황사 마스크가 있어서 안심이라고? 방심하면 안 돼. 황사가 한 번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에 100만t 가량 먼지가 떠오르고 한반도에 약 6만6000t 정도가 쌓이거든. 먼지를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와 공기청정기를 동원하면 괜찮을 거라고? 정말 그럴까?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안드레아 페로 박사팀은 집에서 생기는 미세먼지를 조사했어. 그랬더니 진공청소기를 쓸 때 오히려 미세먼지가 더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지. 진공청소기를 돌릴 때 나오는 미세먼지 양이 카펫을 그냥 두드릴 때 나오는 미세먼지 양의 절반이나 됐어. 진공청소기가 큰 먼지는 잘 빨아들이지만 미세먼지는 잘 걸러내지 못하거든.

공기청정기는 조금 다를 거라고? 공기청정기를 보면 ‘집진성능99.97%’라는 문구를 볼 수 있어. 이건 10g의 먼지에서 1만분의 3인 3㎍을 빼고 다 거른다는 얘기야. 뛰어난 성능 같지만 주의해야해. 3㎍에 0.01㎍ 먼지가 300개라면 정작 몸에 좋지 않은 미세먼지는 못 거르고 큰 먼지만 잡는 공기청정기일 수 있거든.

과학자들은 환기를 자주 하는 게 좋대. 매연이나 황사가 심할 때 빼고는 창문을 열어 공기를 바꿔 주는 게 미세먼지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이야.
 

 
미세먼지를 잡아라!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려고 2005년부터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 이런 노력의 하나로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미세먼지의 특성을 분석하는 ‘드래건’ 실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지.

각 지역에서 하늘에 떠 있는 미세먼지를 관측하는 실험으로 전 세계 500곳에 대기오염물질 검출기인 ‘선포토미터’를 설치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지난 2월에 대기오염물질검출기 20대를 수도권과 백령도, 부산, 광주, 강릉 등에 설치했지. 이미 관측에 들어가 3개월 동안 열심히 자료를 모을 예정이야. 일본과 중국에도 각각 10여대를 설치했어.

미세먼지를 검출하는 장치인 ‘선포토미터’에는 빛을 측정하는 센서가 달려있어. 작은 망원경이나 CCTV카메라처럼 생긴 선포토미터가 위아래옆으로 180도 회전하면서 사방을 훑지. 그리고 미세먼지가 없을 때와 있을 때 측정된 값을 비교해 미세먼지 양을 알아내는 거야. 이렇게 얻은 값은 NASA가 인공위성과 비행기에 관측 장비를 실어 측정한 값과도 비교하지. 이렇게 해서 미세먼지의 양과 크기, 화학성분까지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거야.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날아오는데, 이 장치로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양이 얼마인지 어떤 물질인지도 알아낼 거야. 미세먼지의 습격을 막는데 큰 도 움이 될 거래. 아참, 나쁜 줄만 알았던 하늘에 떠 있는 미세먼지가 태양 복사열을 반사시켜 지구 온난화를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대.
 
국내연구진이 몽골에 설치한 황사감시기상탑
 
잠깐! 고깃집 연기에도 미세먼지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이준복 박사는 서울시내 공기 중 약2.9%(연간 513톤)의 미세먼지가 고깃집에서 배출하는 연기에서 발생한다고 했어. 이 연기 속에는 미세먼지와 함께 포름알데히드와 중금속도 포함돼 있대. 식당에서 불고기를 구울 때 미세먼지 농도가 굽기 전보다 8배나 늘었대. 그럼 고기를 어떻게 먹냐고? 가끔 식당에 들르는 손님은 괜찮을 거래. 하지만 연기를 오래 맡거나 고기구이집에서 일하는 사람은 위험할 수 있대.

대기오염물질 검출기인 선포토미터.

마이크로플라스틱의 습격
미세먼지보다는 크지만 바다를 오염시키는 작은 것들이 있어. 바로 마이크로플라스틱이야. 최근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생태학자인 마크 브라운 박사팀은 영국, 호주 연구진과 공동으로 많은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간다는 논문을 발표했어.

마이크로플라스틱은 1㎜보다 작은 플라스틱이야. 원래는 큰 플라스틱인데 빛에 의해 분해되거나 물리적으로 부서져 작아졌지. 옷에 서 부푸러기가 생기는 것처럼 합성섬유 옷을 만지거나 빨 때 조각이 떨어져 나오기도 해. 연구진은 폴리에스테르나 아크릴 같은 합성섬유로 만든 옷 하나를 빨 때 최대 1900개가 나온 걸 확인했어. 우리가 집에서 빨래를 한 번 할 때마다 수만 개가 넘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다는 거야. 이건 하수도를 지나 강으로 흘러든 다음 바다에 모여. 실제 연구팀이 조사한 남극과 북극, 영국, 인도 등 18개 바닷가 모두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발견 됐어.

바다에 떠다니는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는 1㎜보다 큰 것들만 확인 할 수 있었어. 1㎜보다 작은 게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지. 바다 쓰레기에 비해 워낙 크기가 작아 양으로 따지면 1%도 안 될 거야. 하지만 양이 적다고 덜 위험한 건 아냐. 전문가들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더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


 

"지금은 마이크로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초기 단계예요. 그래서 마이크로플라스틱에 의한 피해 사례가 알려진 게 별로 없어 그 위험성을 섣불리 말하기 어려워요."  

심원준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미세먼지보다는 꽤 큰 데 왜 문제냐고? 작은 플라스틱은 해로운 물질을 잘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마이크로플라스틱이 바다에 사는 물고기나 새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여기에 달라붙은 오염물질이 피해를 주는 거야.

특히 마이크로플라스틱에 달라붙은 오염물질과 중금속이 물고기 몸속에 들어가면 이것이 결국 다른 물고기나 사람에게도 옮겨와 쌓일 수 있어. 이렇게 오염물질이 쌓이면 오염물질 농도가 진해지는 농축 현상이 생기지. 과학자들은 하수처리시설을 개선해 마이크로플라스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얘기했어.그런데 마이크로플라스틱은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한 상황이야. 그래서 그 위험성을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어.

실제 지금 바다에 피해를 주는 것은 마이크로플라스틱보다 큰 쓰레기들이야. 플라스틱조각이 물고기나 새의 몸속에 들어가 생물을 죽게 만든 경우는 많이 확인됐거든. 하지만 마이크로플라스틱 때문에 죽은 생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 3월 중순에 마이크로플라스틱에 대한 국제적인 모임이 처음 열려. 이 모임에서 마이크로플라스틱에 대한 좋은 대비책이 나오길 기대해야겠어.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2년 0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 도움

    김준 교수
  • 도움

    심원준 책임연구원
  • 도움

    신혜정 연구원

🎓️ 진로 추천

  • 환경학·환경공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해양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