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용~, 죽겠지! 이 꼬맹아!”
오늘도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어. 난 키가 작고 몸도 빼빼 말라서 친구들이 날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 날 그만 좀 놀리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용기도 없어. 힘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음은 무거운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천둥번개까지 치기 시작하는 거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없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지?
이 때 어디선가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어.
용을 찾아라 그러면 너의 무용담을 만들고 용기를 얻으르라.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99.jpg)
60년 묵은 흑룡의 비밀
어두웠던 하늘은 금세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밝아졌어. 용을 찾으라고? 도대체 무슨 소리지? 그나저나 세상에 용이 어디 있다는 거야? 올해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는 말은 들어본 적있는데…. 맞다! 큭큭, 나도 2000년도에 태어난 용띠잖아. 그러고 보니 2007년은 황금돼지의 해라고 떠들썩하기도 했었어. 그럼 해마다 대표하는 동물이 바뀐다는 건데?
그 때였어. 다시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 왔지.
“그건 오래전에 인간이 동물을 숭배하던 풍습에서 시작됐어.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원숭이, 닭, 개, 돼지 이렇게 열두 동물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대표가 되지. 여기에 한국의 전통 색인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 오방색이 더해지면서 다섯 가지 색을 가진 동물의 해가 생기는 거야. 용의 경우 흑룡은 물론 황룡과 청룡, 백룡, 적룡의 해가 있어. 열두 가지 동물에 오방색이 더해져서 60년을 주기로 반복 되는 거지. 그래서 올해를 60년 만의 흑룡의 해라고 하는 거야.”
![열두 마리 동물로 이뤄진 띠는 12년마다 돌아온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01.jpg)
황금돼지 해에 태어나면 좋다거나 흑룡의 해에 태어나면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하지만 이런 말에 과학적인 근거는 없답니다. 특별히 좋거나 나쁜 해는 없어요. 그냥 새해의 좋은 덕담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답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본초강목에서 찾은 증거
갑자기 하늘에서 책 한 권이 떨어졌어. 제목이 ‘본초강목…?’ 이건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이라는 학자가 쓴 책 아냐? 그런데 이게 용이랑 무슨 관계라는 거지? 알고 보니 본초강목에는 용이 아홉 가지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적혀 있잖아. 대~박! 이러다가 정말 용이 진짜로 나타나는 거 아냐? 그런데 용은 무섭게도 생겼지만 재미있게도 생긴 것 같아. 번쩍이는 비늘에 귀여운 뿔도 달렸잖아?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02.jpg)
아홉동물의 섞어서 용
이렇게 여러 가지 동물이 섞인 용을 실제로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 요즘 복제 동물도 많이 만든다는데, 유전자 조합 기술로는 안 될까? 아니나 다를까 또 목소리가 들려왔어.
“이론적으로는 아홉 가지 동물을 더한 유전자 조작 용을 만들 수 있지.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어. 첫 번째는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완전히 알아 내지 못 했다는 거야. 사슴의 유전자 중에서 뿔을 만드는 부분을 정확하게 알아 내야 용의 뿔을 만들수 있는데,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지.
두 번째는 유전자의 기능을 다 안다고 해도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되게 할 수 없어. 유전자는 혼자서 그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유전자에 따라 하는 역할이 달라지기도 하거든. 예를 들면 물고기의 아가미를 만드는 유전자가 인간에서는 허파를 만들게 한단다. 이 두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용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생명공학 기술로 바로 만들 수있지.”
"용을 만드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유전자를 더 해 만들어진 동물들이 이미 많은 사람들을 돕고 있어요. 예를 들어 유전자를 재조합해서 사람에게 장기를 줄 수 있는 돼지나 유전자를 재조합해서 특정한 병에 걸리게 한 쥐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약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와 주고 있답니다." 염영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의학연구센터장)
조선왕조 실록의 다섯 마리 용
이번에도 역시 하늘에서 책 한 권이 떨어졌어. 조…선…왕조실록? 조선시대에 용이 있었다는 얘긴가? 제주의 관리가 세종대왕에게 용을 보고한 글이 쓰여 있네.
‘다섯 마리 용이 바다 속에서 솟아 올라왔다. 네 마리가 하늘로 올라갔는데, 구름과 안개가 자욱해서 머리는 보지 못했다. 한 마리는 육지로 갔는데, 비바람이 거세게 일더니 역시 하늘로 올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비바람이 불면서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 하는 거야. 그러더니 조선왕조실록에서 쓰여 있는 것처럼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 보였어. ‘용이다 용!’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쳤지. 그런데 알고 보니 용오름이라는 기상현상이지 뭐야! 용이 승천하기 때문에 용오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용오름을 보고 사람들이 용이 승천한다고 생각했을 거래. 그렇다면…, 용은 없는 걸까?
잠깐! 용오름, 왜 생기는 걸까?
용오름은 하늘에 거대한 적란운이 생겨 지표면이나 바다까지 기둥이나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드리워지면서 구름 아래에 강한 소용돌이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마치 욕조에서 물을 뺄 때 기둥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용오름이 바다에 생길 경우 마치 회오리바람이 바닷물을 빨아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구름이 만들어 낸 기둥이다. 지난 10월 11일, 울릉도 앞바다에서 용오름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2005년과 2003년, 1996년, 1988년,1985년에도 울릉도 앞바다에서 용오름이 일어났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03.jpg)
용이 뿜는 불은 메탄가스?
동양의 용은 임금을 의미할 정도로 복되고 신비스러운 동물이야. 하지만 서양의 ‘드래건’은 재난을 주는 동물로 반드시 없애야 하는 대상이지. 그러니 내가 찾아야 하는 용은 서양의 드래건이 아닐까? 그런데 서양의 용은 동양 용과는 달리 입으로 불을 뿜어. 이게 정말 가능한 걸까?
“동물들이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CH₄)가 만들어져. 이 메탄가스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으로 불이 쉽게 붙지. 그래서 트림하듯이 메탄가스를 내뿜으면서 메탄가스의 발화점인 650℃ 이상의 온도를 만들어 불을 붙이면 입으로 불을 내뿜을 수 있어. 하지만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된 생물중에 불을 뿜는 동물은 단 하나도 없었단다.”
밤하늘의 용 미리내
용을 찾으려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까 벌써 밤이 되어 버린 거 있지? 그런데 웬걸. 하늘을 보니 아름다운 은하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어. 그러고 보니 은하수를 순우리말로 미리내라고 하잖아. 용을 뜻하는 ‘미르’와 강물을 뜻하는 ‘내’를 합친 말이래. 밤하늘에서도 용을 찾는 난 정말 대단해~.
“대단하긴 뭐가 대단해? 새해부터 늦잠이나 자고, 정말 이럴 거야?”
잠자는 나를 깨운 건 용처럼 뿔난 엄마였어. 앗! 그럼 지금까지 모두 꿈? 무용담이 용감히 싸운 이야기가 아니라 용이 없는 용 이야기, 무용담(無龍談)이었잖아! 하지만 올해는 좋은 일이 많겠는데? 어쨌거나 난 새해부터 용꿈을 꾼 거잖아.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나와 함께 용 찾으러 다시 떠나지 않을래?
오늘도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했어. 난 키가 작고 몸도 빼빼 말라서 친구들이 날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 날 그만 좀 놀리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용기도 없어. 힘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음은 무거운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천둥번개까지 치기 시작하는 거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없었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지?
이 때 어디선가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어.
용을 찾아라 그러면 너의 무용담을 만들고 용기를 얻으르라.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99.jpg)
60년 묵은 흑룡의 비밀
어두웠던 하늘은 금세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밝아졌어. 용을 찾으라고? 도대체 무슨 소리지? 그나저나 세상에 용이 어디 있다는 거야? 올해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라는 말은 들어본 적있는데…. 맞다! 큭큭, 나도 2000년도에 태어난 용띠잖아. 그러고 보니 2007년은 황금돼지의 해라고 떠들썩하기도 했었어. 그럼 해마다 대표하는 동물이 바뀐다는 건데?
그 때였어. 다시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 왔지.
“그건 오래전에 인간이 동물을 숭배하던 풍습에서 시작됐어.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원숭이, 닭, 개, 돼지 이렇게 열두 동물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대표가 되지. 여기에 한국의 전통 색인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 오방색이 더해지면서 다섯 가지 색을 가진 동물의 해가 생기는 거야. 용의 경우 흑룡은 물론 황룡과 청룡, 백룡, 적룡의 해가 있어. 열두 가지 동물에 오방색이 더해져서 60년을 주기로 반복 되는 거지. 그래서 올해를 60년 만의 흑룡의 해라고 하는 거야.”
![열두 마리 동물로 이뤄진 띠는 12년마다 돌아온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01.jpg)
황금돼지 해에 태어나면 좋다거나 흑룡의 해에 태어나면 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하지만 이런 말에 과학적인 근거는 없답니다. 특별히 좋거나 나쁜 해는 없어요. 그냥 새해의 좋은 덕담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답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본초강목에서 찾은 증거
갑자기 하늘에서 책 한 권이 떨어졌어. 제목이 ‘본초강목…?’ 이건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이라는 학자가 쓴 책 아냐? 그런데 이게 용이랑 무슨 관계라는 거지? 알고 보니 본초강목에는 용이 아홉 가지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적혀 있잖아. 대~박! 이러다가 정말 용이 진짜로 나타나는 거 아냐? 그런데 용은 무섭게도 생겼지만 재미있게도 생긴 것 같아. 번쩍이는 비늘에 귀여운 뿔도 달렸잖아?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02.jpg)
아홉동물의 섞어서 용
이렇게 여러 가지 동물이 섞인 용을 실제로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 요즘 복제 동물도 많이 만든다는데, 유전자 조합 기술로는 안 될까? 아니나 다를까 또 목소리가 들려왔어.
“이론적으로는 아홉 가지 동물을 더한 유전자 조작 용을 만들 수 있지.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있어. 첫 번째는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완전히 알아 내지 못 했다는 거야. 사슴의 유전자 중에서 뿔을 만드는 부분을 정확하게 알아 내야 용의 뿔을 만들수 있는데,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지.
두 번째는 유전자의 기능을 다 안다고 해도 유전자가 제대로 발현되게 할 수 없어. 유전자는 혼자서 그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유전자에 따라 하는 역할이 달라지기도 하거든. 예를 들면 물고기의 아가미를 만드는 유전자가 인간에서는 허파를 만들게 한단다. 이 두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용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생명공학 기술로 바로 만들 수있지.”
"용을 만드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유전자를 더 해 만들어진 동물들이 이미 많은 사람들을 돕고 있어요. 예를 들어 유전자를 재조합해서 사람에게 장기를 줄 수 있는 돼지나 유전자를 재조합해서 특정한 병에 걸리게 한 쥐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약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와 주고 있답니다." 염영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의학연구센터장)
조선왕조 실록의 다섯 마리 용
이번에도 역시 하늘에서 책 한 권이 떨어졌어. 조…선…왕조실록? 조선시대에 용이 있었다는 얘긴가? 제주의 관리가 세종대왕에게 용을 보고한 글이 쓰여 있네.
‘다섯 마리 용이 바다 속에서 솟아 올라왔다. 네 마리가 하늘로 올라갔는데, 구름과 안개가 자욱해서 머리는 보지 못했다. 한 마리는 육지로 갔는데, 비바람이 거세게 일더니 역시 하늘로 올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비바람이 불면서 천둥 번개가 치기 시작 하는 거야. 그러더니 조선왕조실록에서 쓰여 있는 것처럼 용이 승천하는 모습이 보였어. ‘용이다 용!’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쳤지. 그런데 알고 보니 용오름이라는 기상현상이지 뭐야! 용이 승천하기 때문에 용오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용오름을 보고 사람들이 용이 승천한다고 생각했을 거래. 그렇다면…, 용은 없는 걸까?
잠깐! 용오름, 왜 생기는 걸까?
용오름은 하늘에 거대한 적란운이 생겨 지표면이나 바다까지 기둥이나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드리워지면서 구름 아래에 강한 소용돌이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마치 욕조에서 물을 뺄 때 기둥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용오름이 바다에 생길 경우 마치 회오리바람이 바닷물을 빨아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구름이 만들어 낸 기둥이다. 지난 10월 11일, 울릉도 앞바다에서 용오름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2005년과 2003년, 1996년, 1988년,1985년에도 울릉도 앞바다에서 용오름이 일어났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201/C201201N003_img_03.jpg)
용이 뿜는 불은 메탄가스?
동양의 용은 임금을 의미할 정도로 복되고 신비스러운 동물이야. 하지만 서양의 ‘드래건’은 재난을 주는 동물로 반드시 없애야 하는 대상이지. 그러니 내가 찾아야 하는 용은 서양의 드래건이 아닐까? 그런데 서양의 용은 동양 용과는 달리 입으로 불을 뿜어. 이게 정말 가능한 걸까?
“동물들이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CH₄)가 만들어져. 이 메탄가스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으로 불이 쉽게 붙지. 그래서 트림하듯이 메탄가스를 내뿜으면서 메탄가스의 발화점인 650℃ 이상의 온도를 만들어 불을 붙이면 입으로 불을 내뿜을 수 있어. 하지만 지금까지 지구에서 발견된 생물중에 불을 뿜는 동물은 단 하나도 없었단다.”
밤하늘의 용 미리내
용을 찾으려고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까 벌써 밤이 되어 버린 거 있지? 그런데 웬걸. 하늘을 보니 아름다운 은하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어. 그러고 보니 은하수를 순우리말로 미리내라고 하잖아. 용을 뜻하는 ‘미르’와 강물을 뜻하는 ‘내’를 합친 말이래. 밤하늘에서도 용을 찾는 난 정말 대단해~.
“대단하긴 뭐가 대단해? 새해부터 늦잠이나 자고, 정말 이럴 거야?”
잠자는 나를 깨운 건 용처럼 뿔난 엄마였어. 앗! 그럼 지금까지 모두 꿈? 무용담이 용감히 싸운 이야기가 아니라 용이 없는 용 이야기, 무용담(無龍談)이었잖아! 하지만 올해는 좋은 일이 많겠는데? 어쨌거나 난 새해부터 용꿈을 꾼 거잖아.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나와 함께 용 찾으러 다시 떠나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