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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는 누구? 상어 VS 고래

안녕하세요? 전 숨쉬는 상어 쥴리예요. 여기서 재미 있는 대결이 벌어진다고 해서 사회를 보러 왔어요.

‘어린이과학동아’에서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를 뽑는다더군. 귀요미 상어는 물러나 있지? <;샤크>;의 주인공인 백상아리가 왔으니까!

흥! 범고래를 빼놓고 바다의 지배자를 얘기할 수 있을까?

뭐…, 뭐야? 지금 해 보자는 거냐?

다들 진정하세요.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알죠.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가 누구일지 지금부터 대결을 시작할게요!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를 찾아라!

샤크 님! 윌리 님! 우리 싸우지 말고,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라고 생각하는 동물을 한번 얘기해 봐요. 그리고 그 동물의 연설을 통해 공평하게 본격 대결에 오를 후보를 정하는 거예요. 앗! 저기 좀 보세요. 벌써 소식을 듣고 여러 동물들이 찾아왔어요!

후보 ➊ 고래

소개는 내가 먼저! 바다를 지배하려면 힘뿐만 아니라 머리가 똑똑해야 돼. 고래는 거대한 몸집에 지능까지 갖춘 똑똑한 사냥꾼이야. 특히 범고래는 상어를 뛰어넘는 위대한 사냥꾼으로, 바다의 무법자로도 불린다고! 우리 고래는 아주 오래 전부터 한반도 바다에 살았어. 2005년 경북
포항에서 1,300만 년 전의 고래 연골, 목뼈, 꼬리뼈, 청각기관, 두개골, 아래턱, 갈비뼈 등 화석이 발견됐거든. 그러니까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는 고래야!

후보 ➋ 수장룡 삼총사!

내 얘기 좀 들어 봐. 중생대 한반도는 공룡이 지배했어. 그럼 바다도 거대 해양 파충류인 수장룡이 지배하는 게 당연하지! 그 중에서도 크로노사우루스는 거대한 몸집과 날카로운 이빨, 강한 턱으로 모든 동물을 사냥했어. 또 에라스모사우루스는 긴 목을 이용해 수면 가까이 날아다니는 익룡까지 잡아먹었지. 상어사냥꾼이라고 불리던 리오플레우로돈도 빠질 수 없어.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에 수장룡 삼총사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후보 ➌ 상어

무슨 소리!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는 우리 상어라고. 지난 6월, 경북 울진 앞 바다에서 우리 백상아리의 조상인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이 발견됐어. 메갈로돈은 신생대에 살았던 거대 상어로, 이빨 한 개만 해도 10㎝가 넘고 몸 길이는 최소 13m 이상이었지. 우리 조상님이 신생대 바다에서 가장 큰 육식 물고기였음이 분명해. 게다가 상어가 얼마나 포악한지는 영화나 만화에서도 많이 봤을 거야. 물론 영화 속 백상아리 같은 식인상어는 전체 상어의 일부에 불과해. 하지만 상어는 고생대에 지구에 등장해서, 지금껏 바다를 지켜온 바다의 터줏대감이자 지배자라고!

후보 ➍ 데이노수쿠스

난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고대 악어 데이노수쿠스야.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악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 몸이 최대 13m까지 자라고, 해안가에 주로 살았어. 당시 내가 사냥하지 못할 동물은 하나도 없었다고. 공룡도 벌벌 떨었다니까!

후보 ➎ 던클리오스테우스

자랑이 심한 거 아냐? 여기 고생대 최강의 물고기 던클리오스테우스도 있다고! 난 무시무시한 판피어로, 이빨처럼 보이는 엄청난 턱뼈로 웬만한 갑각류는 그냥 막 부숴 먹었지. 한 입에 넣고 콱 물면 바로 대결 끝!

우와! 다섯 동물 중에 누굴 본격 대결 후보로 뽑을까요?

잠깐! 수장룡 삼총사는 빼라고! 중생대에 한반도는 모두 육지로 둘러싸여 있었어. 그래서 바다 지층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지. 중생대 한반도에 바다가 없었는데, 어떻게 중생대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로 뽑을 수 있겠어?

던클리오스테우스랑 데이노수쿠스 역시 한반도에서 화석이 발견되지 않고 있어. 한반도에 살았단 증거가 없는데, 어떻게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가 될 수 있겠니?

다들 은근슬쩍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에 끼려고 하면 어떡해요! 그럼 한반도에서 화석이 발견된 고래와 상어만 남는군요. 아무래도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 자리는 상어와 고래의 한 판 승부로 가려지겠는데요?

FIGHT 1 누가 바다의 터줏대감일까?

상어와 고래만이 최종 후보에 오르게 됐군요. 그럼 샤크 님과 윌리 님이 각각 상어와 고래 대표로 본격 대결을 이끌어 주세요. 첫 번째는 누가 더 오랫동안 바다를 지배해 왔는지, 바다의 터줏대감 자리를 두고 겨루는 대결이에요. 준비 되셨나요?

고생대부터 바다를 지켜온 상어

우린 약 4억 1,500만 년 전 고생대부터 지금까지 바다에서 살고 있어. 놀라운 건, 그 옛날부터 지금껏 상어 몸의 모양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거야. 최초의 상어는 3억 7,000만 년 전에 살던 클라도세라키야. 클라도세라키는 몸 길이가 2m를 넘지 않고, 전형적인 상어 모양을 하고 있어. 이 형님은 2억 9,000만 년 전인 석탄기 말기에 지구에서 사라졌지. 현재의 바다 속에 살고 있는 여러 종류의 상어가 나타난 건, 약 1억 년 전 백악기 후기야. 이후 상어는 약 400종에 이를 만큼 다양하게 진화했지. 어때? 고생대부터 지금까지 굳건히 바다를 지배해온 상어가 당연히 바다의 터줏대감 아니겠어?

 

콧구멍

수면에서 호흡하기 좋게 콧구멍이 주둥이 끝에서 머리 꼭대기로 이동해 분기공이 됐다



헤엄칠 때 물과의 마찰을 적게 하기 위해 털이 없어지고, 지느러미들이 생겨났다. 또한 밖으로 나와 있던 기관들이 몸속으로 들어갔다.

몸집

먼 거리를 이동하는 데 필요한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몸이 거대해졌다.

뒷다리

뒷다리는 수평 꼬리로 바뀌며 헤엄치기 좋게 변했다.

바다에 맞게 진화한 고래

상어가 나보다 오랫동안 바다를 지켜왔다는 점은 인정하지. 고래는 신생대에 처음 등장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바다에서 놀라운 변화를 이뤄왔어. 놀라지 마! 원래 우리 고래는 바다에 살던 동물이 아니야. 고래의 조상은 소나 돼지, 하마와 같이 육지를 걸어 다니던 동물이었어. 그러다가 몸의 형태를 물고기처럼 바꾸었지. 육지를 걷던 육식동물이 불과 1,000만 년 만에 육지에서 바다로 삶의 터전을 바꾼 건, 육지의 먹이 경쟁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야. 육지 대신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모와 습성을 바꾼 거지. 바다에서 산 시간만 놓고 보면 분명 고래가 상어보다 불리해. 하지만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가 더 많이 노력했는지도 중요한 거 아닐까?

두 분 모두 일리가 있어요. 하지만 첫 번째 대결은 바다의 터줏대감을 뽑는 만큼, 바다에서 지낸 시간이 8배 이상 긴 상어가 이겼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래도 윌리 님, 실망하지 마세요. 대결은 이제 시작이니까요!

상어 win

FIGHT 2 수영의 제왕은?

윌리, 이제 보니 나보다 한참 늦게 태어났잖아? 나를 형님이라고 불러라! 우하
하! 이번 대결은 수영이야. 바다의 지배자를 뽑는 만큼, 수영이 빠질 수 없겠지. 어류인 내가 포유류
인 고래에게 수영으로 질 리가 없잖아? 이번 대결도 내가 이길 것 같은데?

타고난 수영 선수, 상어

속력

상어 중 가장 빠르다고 알려진 건 청상아리이다. 청상아리의 속력은 실험에 의해 시속 35.2㎞까지 측정되고, 시속 100㎞까지 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동 능력

상어는 순간 속력도 빠르지만, 멀리 이동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미국 뉴욕에서 표식을 달아 준 청새리상어가 브라질 바다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청새리상어가 적도를 가로질러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약점

까치상어와 두툽상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어는 계속 헤엄치지 않으면 죽는다. 아가미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서 입을 벌리고 헤엄을 치면서 입으로 물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입으로 들어온 물에서 산소를 걸러내야만 숨을 쉴 수 있다. 또한 어류인데도 부레가 없어서
헤엄치지 않으면 물속에 가라앉는다.

"보통 부레가 어류를 물에서 뜨게 하는 것과 달리, 상어는 간이 물에 뜨는 것을 도와요. 상어는 지방으로 이뤄진 아주 큰 간을 갖고 있어요. 상어의 간은 몸속에서 가장 큰 장기로 내장 전체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지요. 지방은 물보다 가볍기 때문에 지방질의 큰 간이 상어가 물에 뜨는 것을 돕는 거죠. 물론 간은 물에 뜨는 데 부레만큼 효율적이지 않아서 상어는 계속 헤엄치지 않으면 가라앉아 버린답니다."
최윤 교수 (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포유동물의 열세를 극복한 고래

이동 능력

귀신고래는 먹이를 따라 해마다 적도에서 북극으로 매년 2만㎞씩 이동한다

속력

돌고래의 경우 시속 32㎞, 보리고래의 경우 시속 48㎞의 속력을 낸다. 가장 빠른 고래는 범고래 수컷으로, 평균 시속 55.5㎞로 수영을 한다.

약점

고래는 포유류라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지 않으면 익사한다.

수영 기술

어류인 상어는 수직 지느러미를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걸잘 한다. 반면 고래는 뒷다리가 진화해 생긴 수평 지느러미를 이용해 물속에서
수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상어와 고래의 속력과 이동 능력을 비교해 보니, 누가 훨씬 뛰어나다고 판단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게다가 둘 모두 치명적인 약점을 하나씩 안고 있으니, 수영 대결은 무승부로 해야겠죠?

무승부!

FIGHT 3 누가 더 셀까?

쳇, 샤크 녀석 1승을 거두었다고 신났군. 하지만 이번이 진짜 대결이라고! 고래랑 상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난폭하기로 소문난 샤크 네 표정을 보니 자신만만한가 본데, 이번 대결이 결코 상어 네게 유리하지만은 않을 거야. 그럼 한판 붙어 볼까?

날카로운 이빨로 콱!

난폭하기로 소문난 상어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폭군이 누군지 알아? 바로 백상아리라고! 내 날카로운 이빨 앞에서는 누구든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거야. 우리 이빨은 삼각형 모양에 가장자리에 촘촘한 톱니가 나 있어. 그래서 큰 고깃덩어리를 물어뜯는 데 유리하지. 몸 길이 2m의 상어가 1㎠를 꽉 물면, 3톤에 해당하는 충격을 줄 수 있어. 무는 힘이 굉장하지? 게다가 턱 안쪽에는 무수한 이빨들을 가지고 있어서, 맨 앞줄의 이빨이 빠지면 바로 뒷줄의 이빨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 상어 한 마리가 평생 사용하는 이빨은 종에 따라 3만 개나 된다고!
또 양턱이 머리뼈에 느슨하게 연결돼 있고, 턱을 밀어넣었다 당겼다 하는 강한 근육을 갖고 있어서 입을 크게 벌릴 수 있어. 덕분에 큰 먹이도 단번에 삼킬 수 있단다.

힘은 기본! 똑똑한 지능까지!

푸하하! 힘 자랑만 하는구나? 싸움도 다 머리로 하는 거야. 우리 고래는 포유류라서, 어류인 상어에 비해 지능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고래 중 가장 힘이 센 건 범고래야. 영화 <;프리윌리>;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윌리가 바로 범고래지. 귀여운 모습과 달리 해안의 무법자로 불리는 바다 최강의 포식자란 사실은 좀 놀랍지? 범고래는 바다사자나 다른 고래들도 잡아먹는 무서운 고래야. 하지만 힘만 센 게 아니라, 영리한 사냥법으로 유명해. 예를 들어 얼음 위에 있는 바다사자를 사냥할 때는 여러 마리의 범고래가 차례로 점프를 해. 점프로 큰 파도가 일어나면 얼음이 흔들리면서 바다사자가 물에 빠지지. 그 때 바다사자를 잡아먹는 거야. 이걸로 고래에게 추론 능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백상아리와 범고래의 공격력은 비슷하니, 지능이 뛰어난 범고래 쪽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네요. 힘과 난폭함만을 앞세우던 상어가 체력은 기본이고 똑똑한 사냥법으로 무장한 범고래에게 한방 먹었죠? 이렇게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를 뽑기 위한 대결은 무승부로 막을 내리는 걸까요?

고래 WIN!

번외대결 누가 더 사람과 친할까?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 자리를 두고 대결을 펼치느라 혼신의 힘을 다한 샤크 님, 윌리 님! 어차피 1:1 상황이니,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기로 해요. 사람들은 상어나 고래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우린 모두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이잖아요. 사람들은 상어랑 고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요? 둘 중, 누구를 더 친하게 느끼는지 궁금해요!

작품 수는 상어 승!

상어와 고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도 많이 등장해요. 상어는 영화 <;죠스>;, <;샤크 나이트3D>;, 애니메이션 <;샤크>;, <;숨쉬는 상어 쥴리의 육지 대모험>;, 소설 <;노인과 바다>; 등 여러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하지요. 하지만 고래는 그 수가 적어요. 인기를 얻은 영화는 <;프리윌리>; 정도예요.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고래를 찾는 자전거>;도 있지만, 고래가 출연한 영화는 상어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지요. 하지만 많은 작품 수에도 불구하고, 상어는 여러 작품에서 주로 난폭한 악당으로 그려져요. 상어가 생긴 것부터 무시무시한 데다가, 먹이를 물어뜯을 때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모습이 공포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죠.

친근한 이미지는 고래가 승!

고래는 작품 수는 적지만 사람들에게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로 주로 그려져요. 범고래가 사실 해안의 무법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귀여운 얼굴과 반짝이는 눈에서 친근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또 고래는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꿈과 희망을 상징하기도 해요.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이 노래는 ‘고래사냥’이란 가요예요. 여기서 고래는 가슴 속에 남아 있는 꿈을 상징하지요.
실제로 돌고래와 함께 수영하며 심리 치료를 받는 ‘보토테라피아’라는 치료 기법도 있어요. 돌고래의 친근한 이미지가 안정감을 주고, 돌고래의 초음파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사람들이 고래를 얼마나 가까운 존재로 느끼는지 알 수 있죠?
 

잠깐!  피노키오의 고래는 사실 상어다?

동화 <;피노키오>;나 성서 속 요나 이야기를 보면, 사람을 삼켰다가 뱉은 고래에 대한 내용이 나와요. 그런데 사실 고래가 아니라 상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그 주인공은 바로 고래상어예요. 고래상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예요. 몸길이가 12~15m에 이르고, 무게는 12톤 이상으로 추정돼요. 성격도 온순해서 사람이 다가가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먹이는 플랑크톤이나 작은 물고기만을 먹지요. 그런데 고래상어에게는 재미있는 버릇이 있어요. 뱃속의 위를 뒤집어 음식물을 입 밖으로 내놓는 거지요. 소화되지 않는 먹이를 먹었거나, 뭔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하는 행동이라고 해요. 따라서 순한 성격의 고래상어가 피노키오를 다치지 않게 삼켰다가, 다시 뱉어냈을 가능성도 있는 거예요. 피노키오 속 고래가 사실 상어일지도 모른다니, 신기하죠?

한반도 바다의 상어와 고래, 그 미래는?

번외 경기까지 했는데도 승부가 나질 않네요. 그렇다면 여기서 미래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를 알아보기로 해요. 기후변화 때문에 조금씩 변해가는 한반도 바다에 누가 더 잘 적응해서 지배할 수 있을까요?

상어가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진 않아요. 상어는 고생대 때부터 지금까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은 대단한 동물이거든요. 무엇보다 상어 최대의 적은 인간이에요. 사람들이 샥스핀이라는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먹으려고 너무 많이 잡아서 상어가 줄어들고 있거든요. 이렇게 상어가 사라지면, 바다 최상위 포식자가 제 역할을 못하게 돼 바다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말 거예요.
최윤 교수 (군산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상어가 작아진다!

요즘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죠? 그렇다면 바다의 수온이 상어에게도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사는 상어는 40종 정도예요. 그 중 식인상어는 9종인데, 수온이 따뜻해지면서 식인상어 중 하나인 청새리상어의 개체수가 늘고 있어요. 우리나라 근처 바다에 먹이인 어류의 수가 늘어, 먹이를 따라 들어온 청새리상어의 수도 늘어났기 때문이지요.
앞으로도 한반도의 바다를 찾는 상어들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요. 과학자들은 이렇게 되면 먹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래에는 상어의 크기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요. 실제로 신생대에 살았던 메갈로돈은 크기가 13m 정도였지만, 그 후손인 백상아리는 크기가 6m 정도로 줄어들었답니다.

고래가 위험하다!

지난 40년 동안 동해의 표층 수온이 1℃ 가량 올랐다고 해요. 반면, 표층 밑에 심층수는 오히려 온도가 내려 갔지요. 과학자들은 이런 변화가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를 해칠 수 있지만, 당장 고래에게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고래는 매우 두터운 지방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온과 크게 상관이 없거든요.
다만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나 어류들이 수온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고래도 함께 이동하고 있어요. 아직 고래의 이동은 연구가 더 이뤄져야 하지만, 수온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지요.
상어와 마찬가지로, 고래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인간이에요. 고래를 잡는 건 물론이고, 인간이 바다로 진출하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고래의 주요 통신 수단인 음파가 자꾸 방해를 받고 있거든요. 그래서 연안에 살던 고래들이 사람을 피해 자꾸 먼 바다로 나가면서 고래는 점점 살기 힘들어지고 있답니다.

우리 둘 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것 같아. 기후변화가 상어와 고래에게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아서 다행이야.

하지만 인간들 때문에 살아가기 힘들어지는 현실을 확인하니 좀 슬프다.

이번 대결은 앞으로 힘을 합쳐 위기를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악수하면서 마무리해 볼까?

결국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를 가리는 대결이 1:1 상황에서 끝나고 말았네요? 차라리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 누가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라고 생각하는지 물어 보는 건 어떨까요?

좋은 생각이야! 친구들에게 한반도 바다의 지배자는 누구일지 판단을 맡겨 보자. 우린 친구들의 선택을 기대하며 바다로 돌아가자고! 모두 안녕~.

특집 한 걸음 더!

바다에서 고래를 발견하려면?


우리나라 울산에는 고래를 연구하는 유일한 연구소가 있어요. 바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예요. 손호선 박사님은 2000년부터 바다에 나가 고래를 연구하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범고래 사진을 찍으신 분이에요. 고래 박사님을 만나 얘기를 들어 볼까요?

Q 바다에 나가면 어떤 일을 하시나요?
A 고래 개체 수 조사를 해요. 넓은 바다에서 고래 찾기는 무척 힘들어요. 그래서 망망대해에 무작정 배를 움직이기 보다는 지도에 지그재그로 직선을 긋고 선을 따라 다니지요. 그 다음부터는 연구원들이 배 위에서 앞뒤좌우로 나눠 바다를 계속 노려보는 게 일이에요. 파도 사이 사이로 고래 지느러미가 보이는지 계속 쳐다보는 거지요.

Q 바다에서 고래를 발견하는 방법를 알려 주세요!
A 한 달 정도 바다에 나가 있는데, 하루에 고래 한 마리도 못 보는 날이 많아요. 그래서 고래 연구를 나가는 걸, 물 보러 간다고 할 정도지요. 처음에는 저 멀리 떠 있는 물체를 보고 고래 지느러미인 줄 알고 기뻐하다가, 가까이 가 보니 바다 쓰레기나 바닷새라 실망한 적도 많아요. 하지만 확실한 구별 방법이 있어요. 고래는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상하운동을 해요. 하지만 바다 쓰레기는 수면 위에 그냥 둥둥 떠 있지요.

Q 박사님께서는 우리나라에서 잘 발견되지 않는 범고래 사진을 처음으로 찍으셨잖아요. 그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A 2001년 전남 홍도 앞바다에서 범고래의 등지느러미가 물 위로 쑤욱 솟아오르는 걸 봤어요. 범고래는 등지느러미가 엄청 크고 높아요. 그런데 워낙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어요. 그러다가 점점 가까이 가 보니, 정말 범고래 가족인 거예요. 원래 배가 가까이 가면 범고래들이 도망가는데, 새끼 한 마리가 호기심에 찬 눈으로 우리를 빤히 쳐다보더라고요. 아마 엄마 말 안 듣는 말썽꾸러기 새끼범고래였을 거예요. 아빠 범고래는 뒤쪽에서 경계하며 위협적으로 배를 노려보고 있고, 엄마가 와서 얼른 데리고 가더군요. 그 때는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였는데, 하필 필름이 다 떨어져서 허겁지겁 필름을 갈아 끼우고 다시 사진을 찍었답니다. 범고래가 우리나라 연안에서 목격된 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Q 앞으로 하실 고래 연구에 대한 계획을 들려 주세요.
A 고래는 다른 동물들처럼 만나기도 어렵고, 육지로 떠밀려 오거나 우연히 잡힌 고래가 아닌 이상 일부러 잡아서 연구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어요.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고래연구소 외에 고래 연구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어 인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지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 바다의 주인인 고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연구하고 싶어요. 어과동 친구들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박사님이 찍으신 범고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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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 도움

    최윤 교수
  • 도움

    손호선
  • 도움

    임종덕 학예연구관
  • 진행

    나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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