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들은 자신의 생각과 합리적인 이성을 멋지게 조화시켜 화폭에 담았어요. 그 중에서도 ‘훌륭한 화가라면 내적으로 아주 독창적이어야 하며, 영원히 살아남으려면 항상 뭔가 새로운 요소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던 화가가 있어요. 지금부터 함께 만나 보기로 해요.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102N008.jpg)
알브레히트 뒤러,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 1500년, 피나무에 혼합 안료,
67×49㎝, 뮌헨, 바이에른 주립 미술관, 알테 피나코테크.
그림 속에 마방진이?
독일 출신의 뒤러는 당시 과학과 미술이 발달했던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했어요. 뒤러의 작품들 중 에서 <;멜랑콜리아Ⅰ>;은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A4용지 한 장 크기보다 작은 이 그림에 미술가 뿐 아니라 의사, 수학자, 천문학자가 모두 관심 가질 만한 다양한 요소들이 숨어 있거든요.
이 작품의 제목인 <;멜랑콜리아Ⅰ>;은 우울증을 뜻해요. 고대로부터 인간의 기질은 물, 불, 흙, 공기라는 네 원소의 지배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중 흙은 냉혹하고 우울한 성격을 나타내요.
그리고 흙은 토성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했지요. 이 그림에서 기울어진 천사의 머리는 기울어진 토성의 모습을 연상시켜 우울증을 나타내고 있어요.
조금 어려웠나요? 이제 <;멜랑콜리아Ⅰ>;에 숨겨진 수학을 찾아볼 차례예요. 이 그림에는 오른쪽위 구석에 있는 정사각형 안의 숫자를 수평, 수직, 그리고 대각선 방향으로 더하면 모두 34가 되는 마방진이 있어요. 그 중 대각선은 짝수와 홀수의 합 <;16+1=17, 10+7=17, 13+4=17, 11+6=17>;으로 이뤄져 있어요. 짝수와 홀수는 동양에서 하늘과 땅, 음과 양의 어우러짐을 의미하지요. 하지만 34 라는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102N008_img_01.jpg)
알브레히트 뒤러, <;멜랑콜리아Ⅰ>;, 1514년, 동판화, 24.2×19.1㎝, 길드홀 도서관, 런던 조합안료,
67×49㎝, 뮌헨, 바이에른 주립 미술관, 알테피나코테크.
볼록한 거울, 평평한 자화상
오래 전부터 화가 자신을 그린 자화상은 드물었어요. 당시 거울은 크기도 작고 볼록해서, 볼록한 표면에 비친 모습을 평평한 캔버스에 옮기는 것이 무척 어려웠죠. 하지만 뒤러는 자신의 모습을 평평한 캔버스에 표현하는 능력을 발휘했어요. 그래서 자화상을 독자적인 분야로 확립한 최초의 화가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뒤러의 첫 번째 자화상은 엉겅퀴 같은 식물을 들고 있는 작품이에요. 1493년에 그린 <;자화상>;을 보면 22살의 남자가 손에 꽃을 들고 있어요. 이 꽃은 ‘남편의 성실성’이라는 꽃말을 지녔지요. 어떤 사람들은 이 그림이 다가올 뒤러 자신의 결혼을 위해 신부의 부모님에게 줄 약혼선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해요.
뒤러가 처음으로 성공을 거둔 자화상은 1498년에 그린 작품이에요. 금빛 레이스가 달린 흰셔츠와 청색과 백색의 끈으로 단단히 묶인 갈색 겉옷, 흰색 가죽 장갑은 자신이 ‘멋진 신사’라는 걸 강조해요.
뒤러는 1500년에 그린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에서 완전한 정면 자세와 얼굴의 대칭을 강조했어요(96쪽 그림). 검은 배경을 뒤에 두어 얼굴이 강렬한 인상을 준답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102N008_img_02.jpg)
❶ 알브레히트 뒤러, <;자화상>;, 1493년, 고급 양피지에 혼합 안료, 56×44㎝, 파리, 루브르 박물관.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102N008_img_03.jpg)
❷ 알브레히트 뒤러, <;자화상>;, 1498년, 참피 나무에 혼합 안료, 52×41㎝,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황금 비율의 균형이 담긴 세밀화
뒤러는 ‘미술은 자연에 뿌리박고 있으며, 자연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자연을 차지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는 자연을 주제로 돋보기로 본 듯한 세밀한 그림을 그리곤 했답니다. 1502년에 그린 <;토끼>;를 보면, 토끼의 털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세밀하고 겁에 질린 눈은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요.
1503년에는 곤충의 시각에서 풀과 웅덩이가 배열된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큰 잡초 덤불>;은 얼핏 보면 아무렇게나 그린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질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답니다. 가장 큰 풀이 화폭의 가로 폭을 황금 비율(1:1.618)로 나누고 있거든요. ‘숨은 균형’을 유지한 거예요.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102N008_img_04.jpg)
알브레히트 뒤러, <;큰 잡초 덤불>;, 1503년, 배접한 마분지에 수채와 구아슈,
불투명한 흰색으로 악센트, 40.8×31.5㎝, 빈, 알베르티나 그래픽 컬렉션.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102N008_img_05.jpg)
알브레히트 뒤러, <;토끼>;, 1502년, 수채와 구아슈, 불투명한 흰색으로 악센트, 25×22.5㎝,
빈, 알베르티나 그래픽 컬렉션.
르네상스 시대에는 자연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학적인 사고가 움트고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한 때였지요. 저명한 미술사가인 파노프스키는 뒤러의 판화 <;멜랑콜리아Ⅰ>;을 ‘뒤러의 정신적인 자화상’이라고 했어요. 그림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 냈다는 뜻이지요. 여러분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또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그리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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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브레히트 뒤러,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 1500년, 피나무에 혼합 안료,
67×49㎝, 뮌헨, 바이에른 주립 미술관, 알테 피나코테크.
그림 속에 마방진이?
독일 출신의 뒤러는 당시 과학과 미술이 발달했던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했어요. 뒤러의 작품들 중 에서 <;멜랑콜리아Ⅰ>;은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A4용지 한 장 크기보다 작은 이 그림에 미술가 뿐 아니라 의사, 수학자, 천문학자가 모두 관심 가질 만한 다양한 요소들이 숨어 있거든요.
이 작품의 제목인 <;멜랑콜리아Ⅰ>;은 우울증을 뜻해요. 고대로부터 인간의 기질은 물, 불, 흙, 공기라는 네 원소의 지배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중 흙은 냉혹하고 우울한 성격을 나타내요.
그리고 흙은 토성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했지요. 이 그림에서 기울어진 천사의 머리는 기울어진 토성의 모습을 연상시켜 우울증을 나타내고 있어요.
조금 어려웠나요? 이제 <;멜랑콜리아Ⅰ>;에 숨겨진 수학을 찾아볼 차례예요. 이 그림에는 오른쪽위 구석에 있는 정사각형 안의 숫자를 수평, 수직, 그리고 대각선 방향으로 더하면 모두 34가 되는 마방진이 있어요. 그 중 대각선은 짝수와 홀수의 합 <;16+1=17, 10+7=17, 13+4=17, 11+6=17>;으로 이뤄져 있어요. 짝수와 홀수는 동양에서 하늘과 땅, 음과 양의 어우러짐을 의미하지요. 하지만 34 라는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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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브레히트 뒤러, <;멜랑콜리아Ⅰ>;, 1514년, 동판화, 24.2×19.1㎝, 길드홀 도서관, 런던 조합안료,
67×49㎝, 뮌헨, 바이에른 주립 미술관, 알테피나코테크.
볼록한 거울, 평평한 자화상
오래 전부터 화가 자신을 그린 자화상은 드물었어요. 당시 거울은 크기도 작고 볼록해서, 볼록한 표면에 비친 모습을 평평한 캔버스에 옮기는 것이 무척 어려웠죠. 하지만 뒤러는 자신의 모습을 평평한 캔버스에 표현하는 능력을 발휘했어요. 그래서 자화상을 독자적인 분야로 확립한 최초의 화가로 인정받고 있답니다.
뒤러의 첫 번째 자화상은 엉겅퀴 같은 식물을 들고 있는 작품이에요. 1493년에 그린 <;자화상>;을 보면 22살의 남자가 손에 꽃을 들고 있어요. 이 꽃은 ‘남편의 성실성’이라는 꽃말을 지녔지요. 어떤 사람들은 이 그림이 다가올 뒤러 자신의 결혼을 위해 신부의 부모님에게 줄 약혼선물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해요.
뒤러가 처음으로 성공을 거둔 자화상은 1498년에 그린 작품이에요. 금빛 레이스가 달린 흰셔츠와 청색과 백색의 끈으로 단단히 묶인 갈색 겉옷, 흰색 가죽 장갑은 자신이 ‘멋진 신사’라는 걸 강조해요.
뒤러는 1500년에 그린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에서 완전한 정면 자세와 얼굴의 대칭을 강조했어요(96쪽 그림). 검은 배경을 뒤에 두어 얼굴이 강렬한 인상을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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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알브레히트 뒤러, <;자화상>;, 1493년, 고급 양피지에 혼합 안료, 56×44㎝, 파리, 루브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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❷ 알브레히트 뒤러, <;자화상>;, 1498년, 참피 나무에 혼합 안료, 52×41㎝,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황금 비율의 균형이 담긴 세밀화
뒤러는 ‘미술은 자연에 뿌리박고 있으며, 자연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자연을 차지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는 자연을 주제로 돋보기로 본 듯한 세밀한 그림을 그리곤 했답니다. 1502년에 그린 <;토끼>;를 보면, 토끼의 털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세밀하고 겁에 질린 눈은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요.
1503년에는 곤충의 시각에서 풀과 웅덩이가 배열된 그림을 그리기도 했어요. <;큰 잡초 덤불>;은 얼핏 보면 아무렇게나 그린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질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답니다. 가장 큰 풀이 화폭의 가로 폭을 황금 비율(1:1.618)로 나누고 있거든요. ‘숨은 균형’을 유지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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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브레히트 뒤러, <;큰 잡초 덤불>;, 1503년, 배접한 마분지에 수채와 구아슈,
불투명한 흰색으로 악센트, 40.8×31.5㎝, 빈, 알베르티나 그래픽 컬렉션.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512/C201102N008_img_05.jpg)
빈, 알베르티나 그래픽 컬렉션.
르네상스 시대에는 자연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과학적인 사고가 움트고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한 때였지요. 저명한 미술사가인 파노프스키는 뒤러의 판화 <;멜랑콜리아Ⅰ>;을 ‘뒤러의 정신적인 자화상’이라고 했어요. 그림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 냈다는 뜻이지요. 여러분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또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그리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