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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달인. 비타민을 찾아라!

내가 보이니…? …아직도 안 보여?”
여기저기에서 속삭이는 말이 들려. 혹시 나에게 하는 말일까 싶어 뒤를 돌아 봤지만 아무도 없었어. 이거 혹시, ‘공포’ 특집2부 아냐?
“아니야…. 나는 비타민이야. 내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겠어?
한 번 찾아봐….”
비타민이라고? 비타민이라고 하면 그냥 몸에 좋은 영양소 아냐?
뭔가 상큼하고, 노랗고….
“넌 정말 비타민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구나. 나와 함께 가자.
깜짝 놀랄 만큼 다양한 내 모습을 보여 줄게….”
 

비타민을 찾아라!
나는 목소리만 들리는 비타민과 함께 비타민 세상으로 갔어. 잠시 눈을 감으라고 해서 뭔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까 기대했는데, 그냥 우리가 사는 세상이랑 똑같아서 조금 실망했지. 오렌지나 사과 같이 맛있고 화려한 과일이 가득할 거라 생각했거든.
“그게 사람들이 비타민에 대해 품고 있는 가장 큰 오해야. 비타민은 사람의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로, 없으면 부족 증상이 일어나는 물질이야. 또 몸 안에서 직접 만들 수 없는 물질이기도 하지. 식물,특히 열매인 과일과 잎 부분에 비타민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모든 비타민이 식물에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비타민이 과일에만 들어 있는 줄 알았던 나는 깜짝 놀랐어.
“비타민은 한 가지가 아니야. 모두 13종류의 서로 다른 물질이 ‘비타민’이라고 불리고 있지. 이 중에는 과일이나 채소에서 주로 발견되는 비타민도 있고, 동물의 몸 속이나 미생물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비타민도 있어.”


어디에 어떤 비타민이 들어 있을까?
❶ 과일 : 비타민 C
❷ 당근 : 비타민 A
❸ 배아유 등 식물성 기름 : 비타민 E
❹ 육류 : 비타민 B2, B3, B5, B6, B7
❺ 곡물 : 비타민 B3, B5
❻ 생선 : 비타민 A, D
❻ 생선 : 비타민 A, D
❼ 간 : 비타민 A, B12, D
❽ 녹황색 채소 : 비타민 B9, K
❾ 달걀 : 비타민 B2, B3, B7, B12
❿ 유제품 : 비타민 B6, B7


비타민이 많은 음식, 왜 차이가 날까?

비타민은 고기와 채소, 과일, 곡식 등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 있지만, 들어 있는 종류와 양은 다 달라. 대체로 물에 녹는 성질을 가진 비타민 B와 C는 식물에, 기름에 녹는 비타민 A, D, E, K는 고기와 생선 종류에 많지.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먼저 생물마다 필요로 하는 비타민이 다르기 때문이야. 예를 들어 비타민 C는 산소에 의한 피해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동물보다는 광합성을 하는 식물에게 훨씬 중요해. 동물들 가운데 일부 쥐과 동물과 사람 등 영장류는 비타민 C를 만드는 능력이 아예 없기도 하지.
반대로 비타민 D는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물보다 동물에서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단다. 두번째 이유는 저장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야. 동물은 몸 속에 지방으로 이뤄진 기관이 많기 때문에 기름에 녹는 비타민을 저장하기에 유리하단다.


식물 색소가 비타민으로 변신~!

같은 비타민이라도 동물과 식물 속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 대표적인 예가 비타민 A. 당근 속에서는 노란 색소인 ‘베타카로틴’이라는 물질로, 동물 속에서는 ‘레티날’이라는 물질로 존재하거든.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에 들어와 장의 점막에 있는 효소의 도움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비타민 A로 변신해. 슬슬 비타민의 변신 능력이 보이는 것 같지? 한편 식물과 미생물에서만 나오는 비타민 관련 물질을 몸 속 에서 만드는 동물이 최근 발견됐어.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의 후카쓰 다케마 박사는 우리나라에도 흔한 ‘완두수염진딧물’
이 카로틴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해 올해 4월 30일 <;사이언스>;에 발표했어. 이 진딧물은 카로틴을 만드는 곰팡이의 유전자를 갖고 있어서 카로틴을 만들 수 있다고 해.



몸속에서의 변신

변신! 또 변신! 비타민 D
먼저 기름에 녹는 비타민의 예를 볼까? 비타민 D가 몸 속에서 어떻게 변신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따라가 보자.
❶ 비타민 D의 원료인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은 피부 아래에 숨어 있다.
❷ 햇빛에너지를 먹고 비타민 D로 변신!
❸ 비타민 D는 피 속에 섞여 간까지 이동한 뒤, 칼시디올로 두 번째 변신한다.
❹ 간에서 나온 칼시디올은 호르몬처럼 몸 속을 돌아다니다 면역세포 앞에서 칼시트리올로 세 번째 변신을 한다.
❺ 신장으로 이동한 칼시디올 역시 칼시트리올로 변신한다.
❻ 칼시트리올이 호르몬처럼 몸 안을 돌아다니며 피 속의 칼슘과 인의 농도를 조절해, 몸의 성장을 돕고 뼈를 재생시킨다. 면역세포의 면역 기능을 높여 주기도 한다.
 
산소 잡아 변신하는 비타민 C
다음은 물에 녹는 비타민 C를 따라가 볼게. 비타민 C는 몸 속에서 DNA를 파괴하는 못된 산소인 ‘활성산소’를 막는 역할을 해. 그런데 활성산소를 막는 과정에서 변신을 하지. 더구나 비타민 C는 위장술의 천재야. 물 속에 녹아 들어가서 모습을 숨기니까!


❶ 식물이나 동물의 몸에 저장된 비타민 C는 물과 결합한 형태로 몸 속으로 들어온다
❷ DNA를 파괴하는 등 몸에 해로운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를 찾아 수소 총알을 발사한다.
❸ 수소 총알을 맞은 활성산소는 마치 그물에 꽁꽁 묶인 듯 힘을 쓰지 못한다. 임무를 마친 비타민 C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❹ 근처에 있던 효소가 다가와 비타민 C를 원래 모습으로 바꿔 놓는다.
❺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비티민 C는 다시 활성산소를 물리치기 위해 몸 속을 돌아다닌다.
 
비타민 부족증
비타민은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에 부족하면 병에 걸린다.
비타민 A   야맹증, 각막연화 등 눈 관련 병
비타민 B1  각기병(근육이 약해지는 병)

비타민 B2   입술, 혀 염증
비타민 B3   피부염
비타민 B5   손발 통증과 무기력증
비타민 B6   빈혈
비타민 B7   피부염
비타민 B9   기형아 출산 위험
비타민 B12 적혈구 부족증, 빈혈
비타민 C    괴혈병(잇몸에서 피가 나는 병)
비타민 D    루병(뼈가 휘는 병)

비타민 E    황달, 빈혈
비타민 K    출혈열



이렇게 비타민은 여러 번 모습을 바꾸며 몸 속을 여행해.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자주 변신하는 이유가 뭐냐고? 그건 이동하거나 저장되기 가장 좋은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야. 그러다 우리가 활약해야 할 순간이 오면 재빨리 활동을 시작하는 거지!



먹는 사람도 변화 시키는 변신의 달인


몸 속에서 자유로이 변신하는 비타민을 보니 그 놀라운 변신 능력에 입이 딱 벌어졌어. 그럼 내게 이야기하는 비타민도 한 가지 모습이 아닐 거 아냐? 도대체 지금 말하고 있는 넌 누구니?
“…그건 나중에 알려 줄게. 그보다, 내겐 나 스스로를 변신시키는 능력만 있는 게 아니란다. 나를 먹은 사람까지 변화시키거든!
병도 낫게 하는 비타민?

일부 과학자들은 비타민이 필요한 만큼 먹기만 하면 되는 영양소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병을 치료하고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면역력을 높여 주기 때문에 약처럼 먹어야 한다는 뜻이지.
대표적인 예가 비타민 C야. 서울대학교 의대 이왕재 교수팀은 올해 3월 ‘비타민 C 국제심포지움’에서 비타민 C가 독감을 막고 증상을 덜어 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비타민 C를 만들지 못하게 처리한 쥐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넣었을 때는 모두 죽었는데, 비타민 C를 만들 수 있는 보통 쥐나, 만들지는 못 하지만 따로 섭취한 쥐는 모두 살았다는 내용이야.
한편 2009년 3월, 캐나다 스크립스연구소의 린다 커티스 박사 연구팀은 비타민 C와 같은 항산화제가 동맥경화를 막아 주고, 나아가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유명한 의학 저널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하기도 했어.



죄수마저 바꾸는 비타민?

비타민이 풍부한 식사를 하면 감옥에 갇힌 죄수들도 착해진다? 이런 만화 같은 연구가 실제로 영국의 감옥 세 군데에서 벌어지고 있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생리학과의 버나드 게쉬 박사는 지난 해 9월, 영국 폴몬트 감옥 등 감옥 3곳에 있는 죄수 1000여 명에게 3년 동안 비타민과 필수지방산 등의 영양소가 듬뿍 든 식사를 주고 폭력성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알아보는 연구를 한다고 발표했어.
게쉬 박사는 2002년에도 231명의 죄수들을 대상 으로 실험을 해서, 당분 위주의 식사를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식사로 바꾸면 교도소 규정을 함부로 어기는 일이 26%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정신의학저널’에 발표한 적이 있어.
게쉬 박사의 새 실험이 끝나면, 비타민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잘 알게 될 거야.





비타민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

최근 비타민 C를 현재의 권장량보다 수십~수백 배 많이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많아. 아직까지 특별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이 의견은 1970년대에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의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이 처음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오늘날 에도 논란이 많아.


YES!
비타민 C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동물들은 사람이 섭취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을 만들어. 그래서 사람도 그 만큼 많이 섭취해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지.
예를 들어, 몸무게가 어른 한 명과 비슷한 70㎏인 염소는 하루 동안 비타민 C를 13g 만들어.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보다 몇 배나 많이 만들고. 이 양은 세계 각국이 정한 하루 권장량 0.045~0.095g보다 수십~수백 배 많은 양이야.
더구나 남는 비타민 C는 망막이나 뇌하수체, 신장, 간, 근육 등에 저장될 수 있고, 그래도 남는 비타민 C는 소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


NO!
비타민 C는 많이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어. 실제로 1996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의 연구에 따르면, 염소가 만드는 양과 비슷한 12g의 비타민 C를 하루에 먹었더니 평소 70~95%에 이르던 비타민 C 흡수율이 16%까지 떨어졌다고 해. 나머지는 버려지는 셈이지.
게다가 비타민 A, D, E, K처럼 기름에 녹는 비타민과, 물에 녹는 비타민 B 일부는 많이 먹으면 설사나 간 손상 등 부작용을 일으켜. 따라서 비타민 C에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제점이 있을지 모르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해.



“자, 이제 비타민을 소개하는 여행을 마쳐야겠다. 아, 내가 누구인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난 비타민 가족의 맏형인 비타민 B1이야. 쌀눈
등에 많이 들어 있고 ‘티아민’이라고도 불리지. 1910년 일본인 과학자 스즈키 우메타로 박사가 세계 최초로 분리해 낸 비타민으로, 올해는
내가 정확히 100살을 맞은 의미 있는 해란다. 100년 동안 사람들의 삶과 건강을 바꿔 놓은 비타민의 역사는 바로 나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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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 엄수종 교수
  • 자료출처

    사이언스
  • 자료출처

    뉴잉글랜드의학저널
  • 자료출처

    미국 국립과학협회보
  • 자료출처

    위키피디아
  • 진행

    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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