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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어느 고요한 오후였어. 하늘은 살짝 흐렸고, 피부에 얼음을 댄 것처럼 추운 날이었지.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생각날 때쯤 우리는 이 곳을 찾았어. 여긴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기와집. 대문 하나만 지났을 뿐인데 마치 조선시대에 들어온 것만 같았어. 이쪽 방문을 한번 열어 볼까? 삐이걱….


시간의 벽을 넘어온 매듭 공예
문을 열자 방 안에 앉아 계신 선생님이 보였어. 그 앞에는 오색빛깔 고운 노리개들이 있었지.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들이었어. 색이 참 예쁘고, 모양도 화려해!


" 어서 와요. 설을 맞아 온다는 반가운 손님들이군요. 저는 사람들에게 전통 매듭 공예를 알리고 있는 김경오라고 해요. 노리개가 참 예쁘죠? 놀라지 말아요. 이건 모두 몇 개의 끈으로 매듭을 지어 가며 손으로 직접 만든 거랍니다. 이리 와서 전통 매듭 공예도 배우면서 잠시 쉬었다 가요"



끈 하나로 이렇게 예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우리는 감탄하면서 방 안으로 들어갔어. 그리고 온돌방에서 코코아 대신 녹차를 마시며 김경오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지. 선생님께서는 전통 매듭에 대해 설명해 주셨어.


"매듭 기술은 섬유를 맺고 짜는 것인데, 고대 문명을 꽃피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기고 전파됐어요. 그렇기에 역사가 깊은 나라라면 거의 대부분 이런 매듭 기술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오직우리나라만이 매듭 기술을 화려하고 아름다운 공예로 발전시켰어요. 전통 매듭 공예에 여러분도 도전해 보세요."


우리는 전통 매듭 공예에 도전하기 위해 끈을 하나씩 골랐어. 요즘에는 특히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매듭 공예를 배우러 많이 찾아오고 있대.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심이 많지 않다니 야단날 노릇이야. 잘 배워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우리가 알려 줘야겠어.


▼동심결을 이용한 작품들(사진 제공 : 동아일보).


 
마음을 하나로 맺는 법, 동심결!
같을 동(同), 마음 심(心), 맺을 결(結)! 동심결(同心結)은 어느 곳으로 매든지 마음은 하나란 뜻이야. 그 의미답게 동심결 매듭은 앞뒤 모양이
같지. 또 묶지 않고 만드는 매듭이기 때문에 한쪽을 당겨서 제법 쉽게 풀수 있어. 여기엔 싸움 없이 평화롭고 순조롭다는 의미가 담겨 있대.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결혼할 때 이 동심결 매듭을 함께 매면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약속했다고 해.


매듭의 중앙을 ‘몸’이라고 부르고, 매듭의 둘레로 동그란 고리 모양이 되는 것은 ‘고’, 매듭을 맺고 남은 두 줄은 ‘가닥’이라고 부른다.


❶ 매듭은 끈을 길게 잡아야 매기가 편하다. 따라서 팬던트 바로 위에 올 매듭이지만, 조금 여유를 두고 끈을 잡는다. 그런 다음 매듭의 몸이 될 부분에서 끈을 십자 모양으로 벌려 고를 만들고(㉡, ㉣), 가운뎃손가락을 끈 위로 놓고 눌러 잡는다. 손가락들의 위치가 중요하니 사진을 보고 잘 따라하자.
❷ ㉠가닥을 펜던트 쪽으로(사진상 오른쪽) 넘긴다. 만일 ㉢가닥을 넘기게 되면 이는 사심결(死心結)로, 죽은 사람에게 매여 주는 매듭이 된다. 그러니 반드시 ㉠가닥을 넘겨야 한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조심하자!
❸ 사진처럼 ㉣의 고를 꺾어서 올려놓는다.
❹ 이제 ㉢가닥을 사진처럼 직각으로 접어 올린다.
❺ 마지막으로 ❸에서 꺾어 올린 ㉣의 고를 ㉡의 고 뒷쪽으로 한 번 감는다. 그런 다음 ㉣의 고를 가운뎃손가락의 고리 아래로 끼워 넣는다.
❻ 가운뎃손가락을 빼고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매듭을 천천히 잡아당긴다.
❼ 매듭이 동서남북으로 같은 모양이다. 절반이 완성된 동심결의 모습.
❽ ㉠~㉣을 ❷에서 ❺까지의 순서대로 다시 한번 접는다.
❾ 마찬가지로 네 방향에서 고를 잡아 당긴다. 이 때 네 개의 고가 같은 모양이 되도록 그 길이를 맞춰가며 조여야 한다.
❿ 다 조이면 동심결 완성!


 




 

전통 매듭 공예를 할 때는 성급한 마음을 버리고 차분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전통을 사랑하는 마음과 끈기, 이 둘만 있으면 이미 절반은 전통 매듭 공예 장인이죠. 전통매듭 공예로 만들 수 있는 건 아주 많아요. 오늘 만든 목걸이뿐 아니라 머리띠, 휴대전화 고리
등 다양한 곳에 응용할 수 있답니다.


전통 매듭 공예는 균형과 절제미가 잘 조화된 예술이라 불린대. 너무 힘을 주면 빡빡하고 힘을 주지 않으면 느슨해서 풀리기 때문이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것이 가장 좋다는 조상들의 지혜를 전통매듭에서도 볼 수 있었어. 설을 맞아 전통 매듭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건 어떨까? 온 가족이 다 함께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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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나영 기자
  • 사진

    최영준 기자
  • 기타

    이소영
  • 기타

    정회성
  • 도움

    서울시 북촌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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