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11호의 선장인 닐 암스트롱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도약이라는 말과 달리 아폴로 계획 이후로 지금까지 달에 간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오늘날 사람들의 관심은 또다시 달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가 달을 향한 경주에 뛰어들었지요. 21세기의 달 탐사는 예전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아폴로 계획
아폴로 계획은 달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한 NASA(미항공우주국)의 유인 우주 비행 계획입니다. 아폴로 우주선은 총 17호까지 발사되었고, 그 중 최초로 달에 착륙한 것이 아폴로11호입니다. 미국 시간으로 1969년 7월 16일 9시 32분에 발사된 아폴로11호는 7월 19일에 달 궤도에 도착했고, 7월 20일 마침내 달에 착륙했습니다.
아폴로11호는 새턴5 로켓을 이용해 발사됐다. 새 턴5 로켓은 118톤의 짐을 지구 궤도에 올릴 수 있다. 지구 궤도에 올라간 아폴로11호는 지구를 한 바퀴 반 돈 후 달을 향해 떠났다.
아폴로11호에서 승무원이 생활하는 공간을 커맨드 모듈이라 부른다. 커맨드 모듈에서는 3명의 승무원이 달에 다녀오는 8일 동안 생활할 수 있다. 지구에 돌아올 때 대기권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앞쪽이 원뿔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열 차단막이 설치돼 있다.
안전을 위해 사람과 화물을 분리해 발사할 수 있도록 아레스1과 아레스5라는 두 대의 로켓을 이용한다. 더 작은 아레스1은 승무원이 탑승하는 오리온 호를, 더 큰 아레스5는 달 착륙선인 알타이르 호를 싣고 발사된다. 오리온 호와 알타이르 호는 지구 궤도에서 도킹한 뒤 달을 향해 떠난다.
달에 도착한 뒤 아폴로11호의 승무원 3명 중 2명이 착륙선으로 옮겨 탔다. 착륙선은 커맨드 모듈에서 분리된 뒤 달에 착륙했다. 아폴로11호의 착륙선은 2시간 30분 정도를 달에서 보낸 뒤 이륙해서 커맨드 모듈과 도킹해 지구로 돌아왔다.
오리온 호가 달에 도착하면 승무원은 착륙선인 알타이르로 옮겨 탄다. 아폴로11호와 다른 점은 승무원 4명이 모두 착륙선에 탑승해 달에 내리며, 7일 이상을 달에서 살 수 있도록 되어있다는 것이다.
*컨스틀레이션 프로그램
현재 미국은 2020년에 달에 사람을 보내려는 목표를 갖고 컨스틀레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오리온 우주선이 쓰이는데, 오리온 우주선은 승무원의 생활 공간인 오리온 호와 달 착륙선인 알타이르 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단순히 달에 착륙하는 것을 넘어 사람이 살 수 있는 거주지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컨스틀레이션 : 별자리
이제 달에서 살자!
미국은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우주인이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달기지도 지을 계획입니다. 아폴로 계획이 옛 소련보다 먼저 달에 도착하는 데 신경을 썼던 반면, 컨스틀레이션 프로그램은 사람이 태양계로 진출하는 발판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지요.
NASA의 과학자들은 달에 건설할 기지의 모양을 두고 연구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2~3년 동안 30개가 넘는 디자인을 검토했고, 지금은 원통형과 도넛형 등의 달기지 모형을 실제로 만들어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한지 실험 중입니다. 원통형 모양의 달기지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원통을 여러 개 연결해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와 달리 도넛형 모양의 달기지는 방탄조끼에 쓰이는 합성섬유인 케블라를 이용해 만듭니다. 케블라 섬유로 외벽을 만든 뒤 튜브처럼 공기를 불어넣어 부풀리는 방식이지요.
달기지에 필요한 자재와 우주인이 머무는 데 필요한 음식이나 물 등은 착륙선인 알타이르 호에 실려 운반됩니다. 알타이르 호는 한 번에 6톤의 짐을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달기지가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질지는 2010년이후에 결정됩니다. 그리고 2020년부터 1년에 서너 번씩 재료를 옮기며 달기지를 지을 예정이지요. 달 기지가 완성되면 우주인이 6개월씩 교대로 머물며 태양계의 더 먼 곳을 향한 여행을 준비할 계획이랍니다.
햇볕 잘 드는 따뜻한 남극?
달기지는 달의 남극 부근에 세워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후보로 꼽히는 곳 중 하나는 달 남극 부근에 있는 샤클톤 크레이터의 가장자리다. 이 곳은 해가 거의 지지 않는 곳이라 태양전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유리하며 낮과 밤의 온도 차이도 별로 없다. 또한 극지방은 다른 곳보다 얼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물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극지방에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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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먼지 콘크리트로 집을 짓는다
달기지 건설에 필요한 재료를 지구에서 가져가려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돈이 많이 든다. 만약 달에서 직접 재료를 구할 수 있다면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해 10월 미국 앨라배마대학교와 NASA의 연구팀은 달의 먼지와 황으로 만들 수 있는 콘크리트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달의 흙에서 뽑아 낸 황을 이용해 달 먼지를 굳혀 콘크리트를 만드는 방법이다. 보통 콘크리트에는 물이 들어가지만, 황을 가열해 반액체 상태로 만들면 물 없이도 단단한 콘크리트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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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기지를 짓자는 생각은 1950년대부터 나왔다. 그 이후 NASA는 여러 가지 형태의 달기지를 계획했다. 모양은 제각각이지만 보통 주거 공간, 의료실, 연구실 등을 갖추고 있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13/C200913N009_img_03.jpg)
불 붙은 달 탐사 경쟁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달 탐사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달 착륙 경험이 있는 미국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 역시 미국에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은 2003년 달 탐사 위성 ‘스마트-1’을 발사했고, 2007년에는 일본이 ‘가구야’를 달에 보냈습니다. 중국도 2007년에 ‘창어1호’를 성공적으로 달에 보냈습니다. 지난 해 10월에는 인도도 ‘찬드라얀1호’를 발사하는 데 성공하며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러시아나 독일 등이 달 탐사 계획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해 앞으로 경쟁은 점점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스마트-1
유럽 연합이 발사한 스마트-1은 무게가 370㎏밖에 나가지 않는 소형 위성이다. 엑스선과 적외선을 이용해 달 표면의 지도를 그렸고, 마지막으로 달에 충돌하면서 수명을 다했다. 과학자들은 위성이 달에 충돌하면서 생기는 먼지 구름을 통해 달 표면의 성분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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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얀1호
2008년 10월 22일 발사된 찬드라얀1호는 2년 동안 달 주위를 돌면서 달 표면의 3차원 지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또한 보조 탐사선을 내려보내 흙을 분석하고 희귀 자원도 찾는다. 인도는 미국의 컨스틀레이션 프로그램과 비슷한 시기인 2020년쯤 달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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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달에 간다
아직 우주 개발이 초보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나라도 달탐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먼저 오는 7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KSLV-1(나로)로 인공위성을 발사한 뒤, 2017년까지 1.5톤짜리 탐사선을 쏘아 올릴 수 있는 KSLV-2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어서 2020년에는 달 궤도 탐사선을, 2025년에는 달 착륙선을 보낼 계획입니다.
한편, 카이스트의 권세진 교수는 지난 해 11월 소형 달 착륙선을 개발해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달 착륙선을 만들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우주선 엔진인데, 이번에 달 착륙선에 쓰이는 로켓 엔진을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 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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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달에 탐사선을 보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많습니다. 탐사선을 지구 궤도로 쏘아 올릴 발사체와 지구 궤도에서 달 궤도까지 탐사선을 보낼 우주 추진 시스템, 달에 착륙하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지요.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달에 가고자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천문학 연구는 물론 첨단 기술을 뽐낼 수 있고, 달에 있는 자원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21세기에 새롭게 막을 올린 달 탐사 경쟁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요? 그 경쟁에서 우리나라는 어떤 활약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