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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돼지 인플루엔자, 아니 인플루엔자A 때문에 술렁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괜히 ‘돼지’라는 말이 들어가면 움찔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때 사람에게 꼭 필요한 돼지라며 인터뷰를 자청한 돼지가 있습니다. 이름을 ‘제노’라고 밝힌 돼지는 왜 사람에게 꼭 필요한 돼지라고 말하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돼지라고 하셨는데, 어떤 특징을 갖고 계신 건가요? 보기엔 평범한 돼지처럼 보이는데….

그런 섭섭한 말씀을…. 제 이름부터 좀 특별하지 않나요? 저는 무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태어난 장기이식용 미니 돼지랍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국립축산과학원, 단국대, 건국대, 전남대 연구팀으로 이뤄진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이 절 탄생시켰지요.

장기 이식용 미니 돼지라면, 사람에게 필요한 장기를 갖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맞아요. 저는 다 자랐을 때의 몸무게가 80㎏ 정도로, 장기 크기가 사람과 비슷해 장기를 이식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요. 2015년이면 세계적으로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158만 명이나될 거라고 하더군요. 그러니 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 말하면 잔소리죠.

하지만 영장류를 제외한 포유류는 ‘알파갈’이라는 유전자를 갖고 있어서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면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잖아요.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바로 그 알파갈을 제거한 돼지랍니다. 즉, 면역거부반응을 없앤 유전자를 미니 돼지 체세포에 넣고, 이 체세포를 핵을 없앤 일반돼지 난자에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어요. 그 다음 이걸 일반 돼지 대리모에게 이식했고, 그 결과 장기이식용 미니 돼지가 태어난 거죠.

대단하네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 주세요.

우선 2011년까지 동물실험을 끝내고 2012년부터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게 될 거예요. 물론 이 과정에서 돼지가 갖고 있는 바이러스 등 안정성을 꼼꼼히 확인해야겠지요. 모쪼록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생명을 잃어가는 환자들이 새 생명을 얻는 데에 제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