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처음 보지요? 한 번 이름을 맞혀 보세요. 힌트를 드릴까요? 단단한 껍질 속을 먹을 수 있는 열대
열매예요…. 이런, 안 되겠네요! 야자 열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다니!
온대지방인 우리나라에 없는 열매라 어려워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저는 카카오예요.‘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의 원료라구요. 네? 검고 달콤한 초콜릿이 어떻게 저 같은 열매에서 나오냐고요? 초콜릿은 그냥 설탕과 지방질 덩어리 아니냐고요? 쯧쯧, 역시 초콜릿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군요! 안 되겠어요. 곧초콜릿이 될 몸으로서 제가 좀 가르쳐 드리는 수밖에….

색으로보는초콜릿
카카오시절생각못하는초콜릿!
아직도 의심을 못 버린 표정이네요! 노랗고 빨간 제가 까무잡잡한 초콜릿의 원료라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지요? 그래도 지금은 나아요. 익기 전의 저는 초록색이었으니까요.‘테오브로마 카카오’라는 나무에서 열리는 저는 원래 초록색을 띠거든요. 그러다 어느 정도 익으면 노랗게 또는 붉게 변해요. 바로
이 때가 초콜릿 원료로 쓰일 수 있는 시기지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초콜릿의 원료로는 안 보인다고요? 그렇다면 제가 더 믿기 힘든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 잘 보세요….
자, 딱딱한 껍질 부분을 벗기면 나오는 열매의 속살이에요. 어때요, 눈처럼 하얗지요? 이쯤되면 노랗고 빨간 껍질과 새하얀 속살 가운데 어느 쪽이 초콜릿이 되는 건지 점점 헷갈릴 거예요. …하지만 너무 고민 할 필요는 없어요. 껍질은 껍질일 뿐이거든요. 솜처럼 하얗고 포근해 보이는 속살 부분이 초콜릿의 원료예요. 정확히 말하면 하얀‘펄프’에 둘러싸인 지름 2~3㎝의 납작한‘카카오콩’이 원료가 되는 거지요.

이 콩을 따뜻한 상태에서 미생물로 분해시키면 점점 갈색이 짙어지며 초콜릿 특유의 색으로 변한답니다. 미생물에 의해 식품 재료가 분해되는 이 과정을 발효라고 하는데, 발효된 카카오콩을 뜨겁게 볶아 껍질을 벗긴 뒤 갈아서 굳히면‘카카오매스’라고 하는 초콜릿의 원료가 돼요.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서 하얀 펄프와 노르스름한 카카오콩이 검은 초콜릿 이 되는 걸까요?
카카오콩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탄닌’이라는 갈색 물질 때문이에요. 카카오콩은 펄프와 함께 커다란 나무 상자 속에 담겨서 53℃의 더운 곳에서 5~8일간 발효돼요. 발효가 끝나면 하얀 펄프에 들어 있던 당 성분과 카카오콩에 있던 폴리페놀 성분 일부가 분해되는데, 이 때 산, 알코올 등
과 함께 탄닌 성분이 나온답니다.

①카카오 열매 수확. 노란색이나 빨간색 열매가 적당히 익은 열매다.

② 발효. 야외 건조장에서 53℃의 온도로 2~8일간 발효시키면 초콜릿 특유의 향과 색이 나온다.


③ 건조. 껍질을 제외한 나머지 콩 부분의 수분이 7~8%가 되도록 1~2주 동안 햇빛에 말린다.
④ 열처리. 120℃의 열로 카카오콩을 가열한다. 최근에는 초콜릿을 만들 때 한 번 더 가열하는 공법으로 품질을 높이기도 한다.

⑤ 열처리한 카카오 콩의 껍질을 벗긴뒤 으깨면 초콜릿 원료‘카카오매스’로 변신 완료~!
화이트초콜릿이 흰색인 것도 카카오 때문이다. 완성된 카카오매스는 45%의 카카오고형분(가루)과 55% 의 카카오버터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흰색을 띠는 카카오버터만 뽑아 만든 것이 화이트초콜릿이다.

카카오콩을 발효하기 전(맨 왼쪽)과 후(가운데)의 모습. 발효가 되는 동안 색이 짙어지고 초콜릿 향이 난다. 발효가 완전히 끝난 카카오콩을 쪼개면 안이 초콜릿 색으로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맨 오른쪽).

세계의 초콜릿 ①
셀리멘
생크림에 코코아가루와 화이트초콜릿을 녹인 뒤 굳혀 코코아가루를 입힌초콜릿. 달콤쌉싸름한 맛이 특징.

맛으로느끼는초콜릿
어휴,써!너초콜릿맞니?
이렇게 만들어진 초콜릿은 뜻밖에도 우리가 먹는 달콤하고 향긋한 초콜릿과는 아주 다른 맛이랍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도 그 맛을 경험해 볼 수 있어요. 가게에서 파는‘카카오 99% 초콜릿’를 먹어 보면 되거든요. 여기에는 카카오매스와 아주 적은 양의 설탕만 들어 있기 때문에 진짜 초콜릿의 떫은 맛과 쓴맛, 신맛을 거의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친구들이 먹던 초콜릿의 달콤함은 카카오에는 없는 맛이에요. 카카오매스에는 탄닌과 폴리페놀 성분, 발효 과정에서 생긴 산의 맛만 있거든요. 세상에는 이런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쓰고 신 초콜릿도 팔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 어린이들은 달콤하고 향긋한 초콜릿을 더 좋아할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초콜릿을 만들 때에는 카카오매스에 여러 가지 성분을 섞는답니다.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넣고, 부드러운 느낌을 위해 유지방을 넣기도 하지요. 향을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 향료를 더하기도 한답니다.

초콜릿을 만드는 전문가를 ‘쇼콜라티에’라고 한답니다.
카카오? 코코아?
카카오와 이름이 비슷해서 많이 혼동되는 재료로‘코코아’가 있다. 초콜릿 제품 중에도 원료항목에‘코코아매스’라고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코아를 다른 초콜릿 원료 물질로 아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사실 코코아는 카카오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다만 카카오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테오브로마 카카오’이기 때문에‘카카오포드’,‘카카오니브’처럼 원료 단계에 가까울수록 카카오라는 명칭을 많이 쓴다.
나라마다 초콜릿 맛도 달라!
초콜릿의 맛은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매스 가루의 크기. 얼마나 곱게 갈아 가루를 작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바뀐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만들어진 초콜릿은 카카오매스 가루 하나의 지름이 40㎛* 정도로 큰 데 반해 유럽은 15㎛로 작다. 가루가 작을수록 먹을 때 미끌미끌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유럽 초콜릿을 먹으면 조금 느끼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카카오매스 가루는 미국과 유럽의 중간인 25㎛ 정도로, 이 정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가장 맛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마이크로미터) : 1000분의 1㎜
더 맛있는 초콜릿을 위해!
만들어진 카카오매스에 설탕이나 유지를 넣어서 굳히기만 해도 초콜릿이 되지만 식품공학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카카오 가공공장에서는 카카오를 갈기 전에 수분을 공급해 수분 함량을 원래의 2배인 15%로 올린다. 그런 뒤 50℃ 정도로 가열했다 다시 건조시킨다. 이렇게 하면 카카오 안에 들어 있던 포도당과 단백질 성분이결합하는‘아마도리반응’이 일어나 초콜릿 색이 더 진해지고 향도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세계의 초콜릿 ②
체리봉봉
중탕으로 녹인 초콜릿에 체리를 담갔다 꺼낸 뒤 향료를 더해 만든 초콜릿.과일 맛과 초콜릿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성분으로읽는초콜릿
맛있긴한데…, 먹어도괜찮을까?
흠! 예리한 제 눈이 친구들의 놀란 표정을 포착했어요. 가공된 초콜릿에는 원재료인 카카오 말고도 다른 물질이 들어간다는 말 때문이지요?‘초콜릿은 몸에 나쁜 설탕과 지방 덩어리’라는 속설을 떠올리고 있는 건가요? 하지만 적어도 카카오가 많이 들어간 초콜릿에 관해서는 안심해도 좋을 것 같아요. 최근의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은 카카오가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거든요. 카카오 성분의 약 3.5%를 차지하는 폴리페놀 성분 가운데에는‘플라보노이드’라는 물질이 있는데, 바로 이 물질이 몸의 건강을 보호해 주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우리 몸 안에 있는 산소 원자의 약 0.1~0.2%는‘활성산소’예요. 활성산소는 유전자를 파괴하고 암이나 노화를 일으켜 건강을 해친답니다. 그런데 초콜릿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가 이 활성산소를 잡아서 피해를 줄여 줘요. 또한 피를 잘 흐르게 해서 심장병과 동맥경화를 막아 주고 여러 가지 염증도 예방해 주지요. 카카오에는 자연에 있는 모든 식품 중 플라보노이드가 두 번째로 많아서 마늘보다 두 배, 포도보다 세 배나 더 들어 있어요.
초콜릿 알고 먹읍시다! 이신영(강원대학교 생물공학과 교수)
초콜릿을먹으면살이찌나요?
초콜릿 100g의 열량은 500㎉로 밥 한 공기 반 정도에 해당돼요. 게다가 지방도 많고 당분 함량도 높아 대표적인 비만 식품으로 꼽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초콜릿의 지방에는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고 폴리페놀이 지방 소화를 막기 때문에 꼭 비만의 주범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또 초콜릿에 들어 있는‘렙틴’이라는 물질이 식욕을 억제한다는 연구도 있어 적당량 즐기는 것은 비만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요.
어떤 초콜릿이나 다 몸에 좋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초콜릿도 카카오가 얼마나 들어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거든요. 초콜릿이 지닌 건강 효과는 대부분 카카오 덕분이므로 카카오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골라야 해요. 보통 카카오가 50~70% 들어 있는 제품이 몸에도 좋고 맛도 있는 초콜릿이에요. 그러니 밸런타인데이에 친구들에게 줄 초콜릿을 고를 때에는 모양뿐 아니라 성분도 확인하는 게 좋지요.
초콜릿은 충치를 키우나요?
충치는 당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입 안에서‘검질’이라는 끈적끈적한 물질을 많이 만드는 음식을 먹어야 생겨요. 초콜릿은 입 안에서 몇 분이면 녹아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과자보다 특별히 검질을 더 만들지 않는답니다.
초콜릿을 약처럼 매일 먹으면 몸에 좋을까요?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이라도 기본적으로 칼로리가 높고 지방과 당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어요. 영양 전문가들은 30g 정도 되는 초콜릿을 일주일에 3~4번 나눠서 섭취하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어때요? 초콜릿 하나에도 참 많은 사실들이 숨어 있죠? 2월 14일에 친구들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초콜릿을 주고 받았을 거예요. 이제 초콜릿을 보면 가끔은 저 멀리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저와 제 친구들의 길고 긴 여행을 생각해 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농장으로 돌아가 볼게요. 주인 아저씨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거든요. 곧 예쁜 초콜릿이 되어서 다시 만나요. 안녕~!
세계의 초콜릿 ③
만디앙
초코릿 위에 과일이나 견과류를 얹은 초콜릿. 예쁜 모양과 초콜릿 위에 얹은 다양한 재료가 특징.

열매예요…. 이런, 안 되겠네요! 야자 열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다니!
온대지방인 우리나라에 없는 열매라 어려워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저는 카카오예요.‘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의 원료라구요. 네? 검고 달콤한 초콜릿이 어떻게 저 같은 열매에서 나오냐고요? 초콜릿은 그냥 설탕과 지방질 덩어리 아니냐고요? 쯧쯧, 역시 초콜릿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군요! 안 되겠어요. 곧초콜릿이 될 몸으로서 제가 좀 가르쳐 드리는 수밖에….

색으로보는초콜릿
카카오시절생각못하는초콜릿!
아직도 의심을 못 버린 표정이네요! 노랗고 빨간 제가 까무잡잡한 초콜릿의 원료라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지요? 그래도 지금은 나아요. 익기 전의 저는 초록색이었으니까요.‘테오브로마 카카오’라는 나무에서 열리는 저는 원래 초록색을 띠거든요. 그러다 어느 정도 익으면 노랗게 또는 붉게 변해요. 바로
이 때가 초콜릿 원료로 쓰일 수 있는 시기지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초콜릿의 원료로는 안 보인다고요? 그렇다면 제가 더 믿기 힘든 모습을 보여 드릴게요. 잘 보세요….
자, 딱딱한 껍질 부분을 벗기면 나오는 열매의 속살이에요. 어때요, 눈처럼 하얗지요? 이쯤되면 노랗고 빨간 껍질과 새하얀 속살 가운데 어느 쪽이 초콜릿이 되는 건지 점점 헷갈릴 거예요. …하지만 너무 고민 할 필요는 없어요. 껍질은 껍질일 뿐이거든요. 솜처럼 하얗고 포근해 보이는 속살 부분이 초콜릿의 원료예요. 정확히 말하면 하얀‘펄프’에 둘러싸인 지름 2~3㎝의 납작한‘카카오콩’이 원료가 되는 거지요.

이 콩을 따뜻한 상태에서 미생물로 분해시키면 점점 갈색이 짙어지며 초콜릿 특유의 색으로 변한답니다. 미생물에 의해 식품 재료가 분해되는 이 과정을 발효라고 하는데, 발효된 카카오콩을 뜨겁게 볶아 껍질을 벗긴 뒤 갈아서 굳히면‘카카오매스’라고 하는 초콜릿의 원료가 돼요.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서 하얀 펄프와 노르스름한 카카오콩이 검은 초콜릿 이 되는 걸까요?
카카오콩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만들어지는‘탄닌’이라는 갈색 물질 때문이에요. 카카오콩은 펄프와 함께 커다란 나무 상자 속에 담겨서 53℃의 더운 곳에서 5~8일간 발효돼요. 발효가 끝나면 하얀 펄프에 들어 있던 당 성분과 카카오콩에 있던 폴리페놀 성분 일부가 분해되는데, 이 때 산, 알코올 등
과 함께 탄닌 성분이 나온답니다.

①카카오 열매 수확. 노란색이나 빨간색 열매가 적당히 익은 열매다.

② 발효. 야외 건조장에서 53℃의 온도로 2~8일간 발효시키면 초콜릿 특유의 향과 색이 나온다.


③ 건조. 껍질을 제외한 나머지 콩 부분의 수분이 7~8%가 되도록 1~2주 동안 햇빛에 말린다.

④ 열처리. 120℃의 열로 카카오콩을 가열한다. 최근에는 초콜릿을 만들 때 한 번 더 가열하는 공법으로 품질을 높이기도 한다.

⑤ 열처리한 카카오 콩의 껍질을 벗긴뒤 으깨면 초콜릿 원료‘카카오매스’로 변신 완료~!
화이트초콜릿이 흰색인 것도 카카오 때문이다. 완성된 카카오매스는 45%의 카카오고형분(가루)과 55% 의 카카오버터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흰색을 띠는 카카오버터만 뽑아 만든 것이 화이트초콜릿이다.

카카오콩을 발효하기 전(맨 왼쪽)과 후(가운데)의 모습. 발효가 되는 동안 색이 짙어지고 초콜릿 향이 난다. 발효가 완전히 끝난 카카오콩을 쪼개면 안이 초콜릿 색으로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맨 오른쪽).

세계의 초콜릿 ①
셀리멘
생크림에 코코아가루와 화이트초콜릿을 녹인 뒤 굳혀 코코아가루를 입힌초콜릿. 달콤쌉싸름한 맛이 특징.

맛으로느끼는초콜릿
어휴,써!너초콜릿맞니?
이렇게 만들어진 초콜릿은 뜻밖에도 우리가 먹는 달콤하고 향긋한 초콜릿과는 아주 다른 맛이랍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도 그 맛을 경험해 볼 수 있어요. 가게에서 파는‘카카오 99% 초콜릿’를 먹어 보면 되거든요. 여기에는 카카오매스와 아주 적은 양의 설탕만 들어 있기 때문에 진짜 초콜릿의 떫은 맛과 쓴맛, 신맛을 거의 그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친구들이 먹던 초콜릿의 달콤함은 카카오에는 없는 맛이에요. 카카오매스에는 탄닌과 폴리페놀 성분, 발효 과정에서 생긴 산의 맛만 있거든요. 세상에는 이런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쓰고 신 초콜릿도 팔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과 어린이들은 달콤하고 향긋한 초콜릿을 더 좋아할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초콜릿을 만들 때에는 카카오매스에 여러 가지 성분을 섞는답니다. 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넣고, 부드러운 느낌을 위해 유지방을 넣기도 하지요. 향을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 향료를 더하기도 한답니다.

초콜릿을 만드는 전문가를 ‘쇼콜라티에’라고 한답니다.
카카오? 코코아?
카카오와 이름이 비슷해서 많이 혼동되는 재료로‘코코아’가 있다. 초콜릿 제품 중에도 원료항목에‘코코아매스’라고 적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코아를 다른 초콜릿 원료 물질로 아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사실 코코아는 카카오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다만 카카오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테오브로마 카카오’이기 때문에‘카카오포드’,‘카카오니브’처럼 원료 단계에 가까울수록 카카오라는 명칭을 많이 쓴다.
나라마다 초콜릿 맛도 달라!
초콜릿의 맛은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대표적인 예가 카카오매스 가루의 크기. 얼마나 곱게 갈아 가루를 작게 만드느냐에 따라 맛이 바뀐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만들어진 초콜릿은 카카오매스 가루 하나의 지름이 40㎛* 정도로 큰 데 반해 유럽은 15㎛로 작다. 가루가 작을수록 먹을 때 미끌미끌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유럽 초콜릿을 먹으면 조금 느끼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우리나라 카카오매스 가루는 미국과 유럽의 중간인 25㎛ 정도로, 이 정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가장 맛있게 느껴진다고 한다.
*㎛(마이크로미터) : 1000분의 1㎜
더 맛있는 초콜릿을 위해!
만들어진 카카오매스에 설탕이나 유지를 넣어서 굳히기만 해도 초콜릿이 되지만 식품공학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카카오 가공공장에서는 카카오를 갈기 전에 수분을 공급해 수분 함량을 원래의 2배인 15%로 올린다. 그런 뒤 50℃ 정도로 가열했다 다시 건조시킨다. 이렇게 하면 카카오 안에 들어 있던 포도당과 단백질 성분이결합하는‘아마도리반응’이 일어나 초콜릿 색이 더 진해지고 향도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세계의 초콜릿 ②
체리봉봉
중탕으로 녹인 초콜릿에 체리를 담갔다 꺼낸 뒤 향료를 더해 만든 초콜릿.과일 맛과 초콜릿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성분으로읽는초콜릿
맛있긴한데…, 먹어도괜찮을까?
흠! 예리한 제 눈이 친구들의 놀란 표정을 포착했어요. 가공된 초콜릿에는 원재료인 카카오 말고도 다른 물질이 들어간다는 말 때문이지요?‘초콜릿은 몸에 나쁜 설탕과 지방 덩어리’라는 속설을 떠올리고 있는 건가요? 하지만 적어도 카카오가 많이 들어간 초콜릿에 관해서는 안심해도 좋을 것 같아요. 최근의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은 카카오가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거든요. 카카오 성분의 약 3.5%를 차지하는 폴리페놀 성분 가운데에는‘플라보노이드’라는 물질이 있는데, 바로 이 물질이 몸의 건강을 보호해 주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우리 몸 안에 있는 산소 원자의 약 0.1~0.2%는‘활성산소’예요. 활성산소는 유전자를 파괴하고 암이나 노화를 일으켜 건강을 해친답니다. 그런데 초콜릿에 들어 있는 플라보노이드가 이 활성산소를 잡아서 피해를 줄여 줘요. 또한 피를 잘 흐르게 해서 심장병과 동맥경화를 막아 주고 여러 가지 염증도 예방해 주지요. 카카오에는 자연에 있는 모든 식품 중 플라보노이드가 두 번째로 많아서 마늘보다 두 배, 포도보다 세 배나 더 들어 있어요.
초콜릿 알고 먹읍시다! 이신영(강원대학교 생물공학과 교수)
초콜릿을먹으면살이찌나요?
초콜릿 100g의 열량은 500㎉로 밥 한 공기 반 정도에 해당돼요. 게다가 지방도 많고 당분 함량도 높아 대표적인 비만 식품으로 꼽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초콜릿의 지방에는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고 폴리페놀이 지방 소화를 막기 때문에 꼭 비만의 주범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요. 또 초콜릿에 들어 있는‘렙틴’이라는 물질이 식욕을 억제한다는 연구도 있어 적당량 즐기는 것은 비만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요.
어떤 초콜릿이나 다 몸에 좋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초콜릿도 카카오가 얼마나 들어 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거든요. 초콜릿이 지닌 건강 효과는 대부분 카카오 덕분이므로 카카오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골라야 해요. 보통 카카오가 50~70% 들어 있는 제품이 몸에도 좋고 맛도 있는 초콜릿이에요. 그러니 밸런타인데이에 친구들에게 줄 초콜릿을 고를 때에는 모양뿐 아니라 성분도 확인하는 게 좋지요.
초콜릿은 충치를 키우나요?
충치는 당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입 안에서‘검질’이라는 끈적끈적한 물질을 많이 만드는 음식을 먹어야 생겨요. 초콜릿은 입 안에서 몇 분이면 녹아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과자보다 특별히 검질을 더 만들지 않는답니다.
초콜릿을 약처럼 매일 먹으면 몸에 좋을까요?
카카오 함량이 높은 초콜릿이라도 기본적으로 칼로리가 높고 지방과 당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어요. 영양 전문가들은 30g 정도 되는 초콜릿을 일주일에 3~4번 나눠서 섭취하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어때요? 초콜릿 하나에도 참 많은 사실들이 숨어 있죠? 2월 14일에 친구들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초콜릿을 주고 받았을 거예요. 이제 초콜릿을 보면 가끔은 저 멀리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저와 제 친구들의 길고 긴 여행을 생각해 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농장으로 돌아가 볼게요. 주인 아저씨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거든요. 곧 예쁜 초콜릿이 되어서 다시 만나요. 안녕~!
세계의 초콜릿 ③
만디앙
초코릿 위에 과일이나 견과류를 얹은 초콜릿. 예쁜 모양과 초콜릿 위에 얹은 다양한 재료가 특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