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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잡터뷰] 손끝에서 피어나는 겨울 왕국, 얼음 조각가 신형호

강원도 축제나 동계올림픽에서 얼음 조각을 본 적 있나요?! 정교하고 화려해 마치 모형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전기톱과 조각칼만 있다면 얼음은 그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답니다. 얼음 위 마술사, 신명호 얼음 조각가를 소개합니다! 

 

조각가의 손끝에서 재탄생하는 얼음

 

 

“여긴 왜 이렇게 추워요?!”

 

지난 11월 1일, 기자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신명호 얼음 조각가의 작업실에 방문했어요. 차가운 공기가 맴도는 커다란 작업실엔 아주 큰 얼음이 한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얼음의 냉기로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지요. 작업실 한쪽 벽면엔 신명호 조각가가 지금까지 조각했던 작업물 사진들이 나란히 걸려 있었습니다. 

 

얼음 조각가는 얼음을 이용해 다양한 조각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예요. 커다란 얼음이 조각가의 손을 거치면 정교한 얼음 조각이 됩니다. 마치 마법을 부린 것처럼 말이에요. 

 

얼음 조각은 주방에서부터 시작됐어요. 주방에서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얼음 접시를 사용한 것이 얼음 조각의 시초였습니다. 평평한 판 얼음 접시를 나뭇잎, 꽃 등으로 모양을 냈고 이것이 발전해 오늘날의 얼음 조각이 된 거예요. 

 

이전에는 결혼식, 호텔 등에서 얼음 조각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요즘에는 강원특별자치도처럼 추운 곳에서 열리는 축제나 동계올림픽에서 얼음 조각을 만날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얼음 조각가는 100여 명도 채 안 됩니다. 그중 독보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신명호 얼음 조각가는 2018 평창올림픽,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 등에서 얼음 조각을 만들어 왔어요. 올해로 벌써 27년 차가 된 베테랑 조각가이지요. 

 

신명호 조각가는 “아직도 얼음 조각이 너무 재밌다”며 “도전하고 싶은 것도 정말 많다”고 눈을 반짝였어요. 신명호 조각가는 새로운 얼음 조각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술이나 음료에 들어가는 원형의 아이스 볼이나 큐브 모양의 식용 얼음을 다양한 모양으로 만드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지요. 2018 평창올림픽에서 얼음 조각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신명호 얼음 조각가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 봐요!

 

➊ 얼음을 조각하고 있는 신명호 조각가.

 

 

➋ 2018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에 쓰였던 얼음 조각.  

➌ 신명호 조각가의 작업실 모습. 

➍ 2018 평창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성화 봉송하고 있다. 

 

 

 

“얼음을 조각할 때면 마치 얼음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아요!”

 

 Q. 언제 얼음 조각가가 되기로 결심하셨나요? 

 

대학을 졸업한 뒤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관련 분야로 일하려고 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숭례문 얼음 조각을 접했는데 정말 멋있더라고요. 얼음으로도 멋진 작품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얼음 조각의 매력에 빠져 일을 시작했습니다. 얼음 조각을 시작했을 당시, 조각가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학원이 없어 선배 조각가들께 일일이 물어보며 실력을 키웠어요. 그저 재밌겠다는 생각 하나로 일에 뛰어들었는데 그게 벌써 27년 전 일이네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2018 평창올림픽에 작업했던 얼음 조각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김연아 선수가 성화 봉송할 때 배경이 된 뾰족한 얼음 조각을 제가 조각했지요. 주최 측으로부터 개막 열흘 전 얼음 조각을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시간이 없어서 밤낮을 지새우며 약 5~6t(톤) 무게의 얼음을 옮기고 조각했던 과정이 생생합니다. 

 

 Q .얼음을 조각할 때 어떤 도구를 사용하시나요?

 

얼음이 차갑기 때문에 고무장갑이나 면장갑을 끼고 작업해요. 얼음을 조각하기 전, 얼음 위에 조각칼 등으로 스케치 작업을 진행한 후 전기톱, 조각칼 등으로 조각합니다. 얼음 조각에 사용되는 얼음은 무게가 약 100kg 정도 되기 때문에 일반 칼로는 자르기 힘들기 때문이에요. 전기톱으로 얼음의 대략적인 틀을 잡고 조각칼로 세부적인 부분을 다듬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조각품은 상온에서는 최대 3~5시간 정도, 겨울 축제에서는 최대 2~3일 정도 유지됩니다.  

 

 

 Q. 얼음 조각을 할 때 힘든 점이 있나요?

 

얼음 조각가는 시간적, 환경적인 제한을 많이 받습니다. 얼음이 녹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작업을 해야 하고 냉동고 안에서 작업을 할 때가 많아 추위와도 싸워야 하지요. 게다가 크기가 큰 작업물은 무거워서 체력 소모도 큰 편이에요. 

 

 Q. 얼음 조각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얼음은 가만히 있으면 정적이지만 녹으면서 새로운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데, 이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저는 얼음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얼음이 살아 숨 쉰다’고 표현해요. 다른 재료는 처음 조각할 때의 상태가 대부분 끝까지 유지되는데 얼음은 그렇지 않은 거죠. 또, 얼음 조각은 축제나 결혼식처럼 행복한 기운이 가득한 장소에 많이 설치돼요. 기쁜 순간에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얼음 조각의 매력이랍니다. 

 

 Q. 어과동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잘하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중요해요. 좋아하는 것을 찾은 후에는 열정적으로 그 일에 매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요. 

 

 

▲신명호
신명호 조각가가 만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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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23호) 정보

  • 박연정
  • 일러스트

    정영진
  • 사진

    어린이과학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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