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 그 곳에 어울리는 아주 널따란 둥지에 보송보송 아기 새가 물끄러미 세상을 바라보고있어요. 아기 새는 바로 하늘의 제왕 독수리! 언젠가 이 넓은 초원을 무대로 커다란 날개를 펼칠 주인공이랍니다. 자, 이제 여러분을 독수리의 고향, 몽골로 초대할게요!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1.jpg)
넓은 초원이 있는 북쪽 나라로!
독수리는 지구상에 5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아 멸종 위기에 놓인 새예요. 국제자연보전연맹은 독수리를 위기근접종으로 분류했고, 우리나라도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지요. 이렇게 귀한 독수리 약 3000여 마리가 매년 겨울 우리나라를 찾아와요. 독수리는 어디서 지내다 겨울이면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 주는 걸까요? 독수리의 고향을 찾아서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로 갔어요. 다시 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서쪽으로 210㎞를 달려‘에르덴산트’라는 바위산 근처에 도착했어요.
잠시 후, 맹금류 한 마리가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며 나타났어요. 쌍안경으로 보니 독수리였어요! 순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안내인이 바위산 중간을 가리키며 독수리 둥지가 있다고 말해 주었어요. 먼 거리인데도 맨눈으로 둥지가 보일 정도로 커 보였어요. 바위와 색깔이 비슷해서 말해 주지 않았으면 쉽게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둥지를 가까이서 보려면 바위산 중턱인 200m 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놓칠 순 없지요! 위험을 무릅쓰고 조심조심~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올라갔답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2.jpg)
바위산의 보금자리
산에 오르니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이 내려다 보여요.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탁 트이는 시원한 느낌! 그런데 둥지에 다가서자 어미독수리가 잔뜩 경계를 하다 날아가 버렸어요. 아하, 둥지에는 아기 독수리 한 마리가 있었네요. 알에서 깨어난 지 한 달쯤 되어 보이는 어린 독수리가 겁을 먹은 듯 납작하게 엎드려 움직이질 않아요.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니 둥지가 예상보다 더 컸어요. 지름 140㎝, 높이는 100㎝로 성인 2~3명이 올라가도 거뜬하겠어요.
독수리는 한 둥지를 여러 해 동안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알은 한 개만 낳아 암수 교대로 약 53일간 품어요. 부화한 새끼는 어미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자라, 약 3~4개월이 지나면 서서히 독립을 한답니다. 지금 둥지에 웅크리고 있는 아기 독수리도 몇 달 후엔 멋지게 하늘을 날겠죠?
![에르덴산트 지역에서는 초원수리, 검독수리, 말똥가리, 솔개, 큰말똥가리, 헨다손매, 금눈쇠올빼미 등 다양한 맹금류를 만날 수 있다. 맹금류의 먹이인 설치류가 많이 살아서 충분한 먹이 공급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4.jpg)
먹이 찾아 삼만리
몽골은 10월이 되면 아침저녁이 굉장히 추워요. 몽골의 독수리들은 이 때가 되면 먹이를 찾아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지요. 어린 독수리는 약 50일 동안 몽골 동쪽과 중국을 거쳐 2000㎞ 넘게 이동해요. 11월 중순에 우리나라에 도착하면 대부분 강원도 철원과 파주에서 겨울을 지낸답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는 독수리는 태어난 지 1~3년 된 어린 새예요. 어린 새는 깃털이 검고, 나이가 들면 갈색으로 변하지요.
사람들은 독수리가 매서운 눈으로 하늘을 활공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하늘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어요. 하지만 사실은 사냥을 잘 못해서 죽은 동물만을 먹는 생태계의 깔끔한 청소부예요. 주로 양계장에서 버린 죽은 닭이나 환경단체에서 주는 가축을 먹고 겨울을 보내지요.
![깃털색이 짙은 어린 독수리가 비행하고 있다. 맹금류 중 가장 큰 종인 독수리는 키가 약 110㎝이고 날개를 펴면 길이가 250㎝가 된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99.jpg)
![몽골에서는 어린 독수리 날개에 번호를 붙여서 날려 보내는 연구를 한다. 이렇게 하여 날려 보낸 독수리를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 만났을 때 이동경로와 월동지를 알 수 있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5.jpg)
1998년 겨울, 파주에서는 혹독한 추위와 먹이 부족으로 죽은 독수리가 발견되기도 했어요. 다행히 이 때부터 환경단체에서 먹이를 주어서 매년 수가 늘었지요. 이제는 강원도 철원, 양구, 경기도 파주, 연천, 경남 진주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독수리를 만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게 생태적으로 적절한지는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어요. 먹이로 제공되는 가축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거든요. 따라서 우리나라를 찾은 독수리가 겨울을 잘 보내고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가려면 더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답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1.jpg)
넓은 초원이 있는 북쪽 나라로!
독수리는 지구상에 50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아 멸종 위기에 놓인 새예요. 국제자연보전연맹은 독수리를 위기근접종으로 분류했고, 우리나라도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지요. 이렇게 귀한 독수리 약 3000여 마리가 매년 겨울 우리나라를 찾아와요. 독수리는 어디서 지내다 겨울이면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 주는 걸까요? 독수리의 고향을 찾아서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로 갔어요. 다시 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서쪽으로 210㎞를 달려‘에르덴산트’라는 바위산 근처에 도착했어요.
잠시 후, 맹금류 한 마리가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며 나타났어요. 쌍안경으로 보니 독수리였어요! 순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안내인이 바위산 중간을 가리키며 독수리 둥지가 있다고 말해 주었어요. 먼 거리인데도 맨눈으로 둥지가 보일 정도로 커 보였어요. 바위와 색깔이 비슷해서 말해 주지 않았으면 쉽게 찾을 수 없었을 거예요.
둥지를 가까이서 보려면 바위산 중턱인 200m 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놓칠 순 없지요! 위험을 무릅쓰고 조심조심~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올라갔답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2.jpg)
바위산의 보금자리
산에 오르니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이 내려다 보여요.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탁 트이는 시원한 느낌! 그런데 둥지에 다가서자 어미독수리가 잔뜩 경계를 하다 날아가 버렸어요. 아하, 둥지에는 아기 독수리 한 마리가 있었네요. 알에서 깨어난 지 한 달쯤 되어 보이는 어린 독수리가 겁을 먹은 듯 납작하게 엎드려 움직이질 않아요. 조금 더 가까이 가 보니 둥지가 예상보다 더 컸어요. 지름 140㎝, 높이는 100㎝로 성인 2~3명이 올라가도 거뜬하겠어요.
독수리는 한 둥지를 여러 해 동안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알은 한 개만 낳아 암수 교대로 약 53일간 품어요. 부화한 새끼는 어미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자라, 약 3~4개월이 지나면 서서히 독립을 한답니다. 지금 둥지에 웅크리고 있는 아기 독수리도 몇 달 후엔 멋지게 하늘을 날겠죠?
![생후 한달 된 어린 독수리가 이방인의 방문에 긴장한 듯 잔뜩 웅크리고 있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3.jpg)
![에르덴산트 지역에서는 초원수리, 검독수리, 말똥가리, 솔개, 큰말똥가리, 헨다손매, 금눈쇠올빼미 등 다양한 맹금류를 만날 수 있다. 맹금류의 먹이인 설치류가 많이 살아서 충분한 먹이 공급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4.jpg)
먹이 찾아 삼만리
몽골은 10월이 되면 아침저녁이 굉장히 추워요. 몽골의 독수리들은 이 때가 되면 먹이를 찾아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지요. 어린 독수리는 약 50일 동안 몽골 동쪽과 중국을 거쳐 2000㎞ 넘게 이동해요. 11월 중순에 우리나라에 도착하면 대부분 강원도 철원과 파주에서 겨울을 지낸답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는 독수리는 태어난 지 1~3년 된 어린 새예요. 어린 새는 깃털이 검고, 나이가 들면 갈색으로 변하지요.
사람들은 독수리가 매서운 눈으로 하늘을 활공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하늘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어요. 하지만 사실은 사냥을 잘 못해서 죽은 동물만을 먹는 생태계의 깔끔한 청소부예요. 주로 양계장에서 버린 죽은 닭이나 환경단체에서 주는 가축을 먹고 겨울을 보내지요.
![깃털색이 짙은 어린 독수리가 비행하고 있다. 맹금류 중 가장 큰 종인 독수리는 키가 약 110㎝이고 날개를 펴면 길이가 250㎝가 된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99.jpg)
![몽골에서는 어린 독수리 날개에 번호를 붙여서 날려 보내는 연구를 한다. 이렇게 하여 날려 보낸 독수리를 한국 등 다른 지역에서 만났을 때 이동경로와 월동지를 알 수 있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902/C200902N001_img_05.jpg)
1998년 겨울, 파주에서는 혹독한 추위와 먹이 부족으로 죽은 독수리가 발견되기도 했어요. 다행히 이 때부터 환경단체에서 먹이를 주어서 매년 수가 늘었지요. 이제는 강원도 철원, 양구, 경기도 파주, 연천, 경남 진주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독수리를 만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게 생태적으로 적절한지는 아직까지 논란이 되고 있어요. 먹이로 제공되는 가축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거든요. 따라서 우리나라를 찾은 독수리가 겨울을 잘 보내고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가려면 더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