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괘씸한 녀석아! 어서 잘못했다고 말해!”
냥냥이와 함께 여유롭게 논길을 지나던 닥터고글의 발길을 붙잡는 소리가 들린다. 추수가 끝난 논에서 농부아
저씨 한 분이 꼬마에게 야단을 치고 있었던 것. 억울한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거리는 꼬마를 보니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사건 의뢰 - 강이 거꾸로 흐른다고?
한숨을 쉬며 논을 바라보던 농부 이거참 씨가 혀를 끌끌 찬다.
“내년농사는어쩌면좋나…. 이거참난감하구만.”
닥터고글이보아하니꼬마가말썽을피운것같다.
“저는 정말로 안 그랬다니까요!”
이거참 씨가 닥터고글을 보고 하소연을 한다.
“요즘 추수를 끝내고 논에 물길을 고치고 있었지.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보니 논둑한곳이 무너져 있었고 논바닥에는짭짜름한 물기가 흥건했다구. 이말썽꾸러기녀석이내논에 소금물을 부어 놓은게 틀림없어.”
“제가 가끔 옆집 개한테 장난을 치긴 해도 이런짓은 안 한다구요.”
이거참씨가정말로군에게꿀밤을먹이며말을잇는다.
“지난번우리집감을 서리하다가 걸려서 내게 된통 혼이 나자 억울한 마음에 이런 짓을한거지? 이못된 녀석!”
정말로 군이 닥터고글 뒤로 쪼르르 도망치며 소리 지른다.
“진짜 범인은 강이에요, 강! 거꾸로 흐르는 강!”
“뭐라구? 거꾸로 흐르는 강이라구?”
닥터고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정말로이논둑 너머의 강은 거꾸로 흘러요. 때론 엄청난 기세로 거꾸로 흐르면서 넘실거린다구요.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저 녀석 거짓말 하는 것 좀 보게! 거꾸로 흐르는 강이 어딨어! 어제는 달도 뜨지 않은 그믐날이라 그어두운 틈을 타서 네 녀석이 소금물을 가져다 부은게 틀림없어!”
사건 분석 ➊ 강의 정체는 뭐지?
“오호…. 정말로 군의 말이 사실이라면 예사롭지 않은 일인걸요! 제가 이 사건을 풀어 보죠.”
정말로 군을 감싸는 닥터고글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이거참 씨.
“냐냐냐냥~ 냐냥 냐냥~(일단 강의 종류를 알아보자)!”
“거꾸로 흐르는 강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먼저 하천의 형태를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감입곡류 하천은 강이 강바닥을 깎으면서 흐르는 하천이에요. 그래서 깊은 골짜기를 만든답니다.”
정말로 군이 닥터고글의 말에 끼어든다.
“에이~. 여긴 보시는 것처럼 넓은 평야 지역이라구요. 산에 가서 알밤이라도 따려면 꽤나 멀리 가야해요. 그러니 우리 동네 강은 감입곡류 하천은 아니에요.”
“이 동네처럼 평야 지역에 발달하는 자유곡류 하천도 있어요. 자유곡류 하천은 강이 강바닥으로 파고드는 게 아니라 강이 흐르는 좌우로 침식이 일어나기 때문에 뱀처럼 구불구불한 게 특징이지요.”
닥터고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거참 씨가말한다.
“맞아. 우리 동네 강은 S라인을 가지고 있어. 구불구불 흐르는 강줄기는 논에 물과 영양분을 전해주는 젖줄이나 마찬가지지. 강물에 실려 온 영양분이 풍부한 흙이 강 하류에 쌓여서 곡식을 기르기에 안성맞춤 이거든.”
“이거참 씨의 말을 들어 보니 이 곳이 바로 자유곡류 하천이 바다로 흘러드는 지점에 생긴 삼각주로군요. 삼각주는 강이 바다로 흘러들기 전에 강의 흐름이 점점 느려져 퇴적물이 쌓이는 곳이랍니다. 땅이 기름지기 때문에 농사짓기가 좋지요. 이 때문에 삼각주 지역은 예로부터 문명이 발달했어요!”
“그런데 닥터고글, 강이 바다와 만나는 삼각주 지역이랑 강이 거꾸로 흐르는 거랑 무슨 상관이오?”
닥터고글이 멈칫한다.
“강이 바다로 흘러들기 직전에 위치한 논…, 논에 흘러든 짠물이라…!” 사건 분석 ❷ 거꾸로 흐르는 감조하천
“이제 논에 짠물을 부은 범인을 알겠어요. 정말로군 말대로 진짜 강이 거꾸로 흘러서 그런 거예요. 정확히 말하자면 바닷물이 강으로 들이닥쳐 이거참씨 논으로 흘러넘쳤고, 이 현상이 강이 거꾸로 흐르는 것처럼 보였던 거죠.”
누명을 벗은 정말로 군이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제가 이 신기한 강의 흐름을 본 건 꽤나 오래 전이에요. 우리 동네 강 하류는 철새가 많아서 새 구경하러 강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했지요.”
“이런 강을 감조하천이라고 합니다. 강이 바다로 흘러나가는 하류 부분은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받습니다. 특히 이 동네처럼 경사가 완만하고 큰 강 유역은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 받는 구간이 크고 길지요. 그래서 조석 현상에 따라 강물의 염분, 높이, 흐르는 속도가 달라진답니다.”
이거참 씨가 닥터고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이근처의 바다는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무척 크기로 유명하지.”
“예, 맞아요. 이곳서해안은 조석 간만의 차가커서 한강이나 금강, 영산강 등의 하류에서는 밀물일때 바닷물이 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답니다. 그러면서 바닷물이 강물에 섞여 논밭으로 흘러들면, 염분때문에 농작물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닥터고글이 논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잇는다.
“이거참 씨 논 옆을 흐르는 강의 물길이 갑자기 좁아지고 있어요. 이 때문에 밀물 때바닷물의 흐름이 더 빨라져요. 그 결과 상류 쪽으로 엄청난 속도로 흐르게 되어 논으로도 바닷물이 흘러들었던 겁니다. 게다가 논에 물길을 내려고 둑의 높이를 낮춘곳이 있어 쉽게 흘러넘친 거죠.”
그러자 이거참 씨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흠…. 하지만 종종 논에 물길을 내느라고 논둑을 고친 적이 있어. 근데왜하필 이번에만 바닷물이 흘러넘친건지 궁금하구만.”
사건 분석 ❸ 바닷물을 당기는 달
“그…, 글쎄요. 왜 유독 어제만 심하게 흘러 넘쳤을까요….”
닥터고글이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린다.
“맞아요, 닥터고글! 이 강은 매일 거꾸로 흐르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왜 하필 어두운 그믐날 이거참 아저씨 논으로 흘러넘친 거죠? 그 때문에 제가 말썽부리기 좋았을 거라고 더 의심받고 있잖아요. 제가 얼마나 억울했는데요!”
“아하! 그믐날이요? 그럼 범인은 달입니다!”
닥터고글의 말에 정말로 군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밀물과 썰물은 달과 해가 지구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달의 영향이 크지요. 그믐날은 태양, 달, 지구의 위치가 일직선이 되는‘사리’랍니다. 이 때는 달이 지구를 당기는 힘에 태양이 지구를당기는 힘이 더해져 바닷물을 가장 많이 당기지요. 그래서 바닷물이 가장 높게 밀려왔다가 가장 많이 밀려가게 됩니다. 즉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가장 커진다는 말이죠. 10m가 넘는곳이 있을 정도라구요.”
이제야 이거참 씨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제는 그믐날이라 감조하천의 역류가 심해졌고, 논둑마저 낮게 고치는 중이라 바닷물이 논으로 흘러 넘쳤던 거로군.”
정말로 군도 궁금증이 모두 풀린 얼굴로 닥터고글에게 묻는다.
“다행히 추수가 끝난 다음이라 피해가 덜했지만, 앞으로 강이 거꾸로 흘러들지 못하게 막는 방법은 없나요?이렇게 바닷물이 흘러들면 농사를 망치게 되잖아요.”
“바닷물의 역류로 염해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 강 하구에하굿둑을 만들지요. 금강, 낙동강 하구에 이미 이런 하굿둑을 만들어서 바닷물의 역류와 해일을 막고 있어요. 또 높이 밀려드는 조수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바닷가에 방조제를 쌓기도 하지요.”
“냥냥 냐냥(하지만 생태계에 나쁘다고)!”
“감조하천 유역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으로 다양한 물질과 영양분이 흘러들어 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돼요. 이 곳에 둑을 만들면 염해를 막을 수 있지만, 강물이 바로 바다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고여 수질오염이심해지고 해안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환경을 해치게 되지요.”
그러자 이거참 씨가 곤란한 목소리로 묻는다.
“환경을 생각하면 바닷물을 막을 수도 없고…. 우리 논에 대는 물은 강물을 퍼서 쓰는데, 앞으로 바닷물 때문에 소금기가 흘러들면 어쩌지?
“보통 바닷물은 염분이 높아서 강물보다 밀도가커요. 그래서 거꾸로 흐르는 흐름은 강바닥을 타고 흐르고,강 위쪽으로는 원래의 강물이 흐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과정에서 섞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논에 쓸 물은 강의 표면에서 퍼올리세요. 사실 요즘엔 강물보다 아주 높이 제방을 쌓기 때문에 이런 피해가 많지 않아요. 이거참 씨도 제방을잘쌓고 배수 시설을잘해서 강물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하세요.”
정말로군이날아가는철새떼를보며소리를친다.
“와~, 사건도 해결됐으니 우리 철새 보러 가요. 겨울 철새들이 강에 몰려와서 장관을 이룬다구요!”
“닥터고글, 겨울은 농사일이 적어서 내가 시간이 많아. 그러니 이 곳에서 사람들에게 거꾸로 흐르는 강과철새떼를보여주며관광사업을해보는건 어떻겠소? 내가 지은 햅쌀 밥은 실컷 먹여 주리다!”
“아하하…, 저…, 저는 겨울에도 사건 의뢰가 많아서 시간이 없답니다. 냥냥아, 빨리 가자~.”
오늘도 도망가는 닥터고글. 역시 똑똑한 닥터고글은 어디가나 인기!
냥냥이와 함께 여유롭게 논길을 지나던 닥터고글의 발길을 붙잡는 소리가 들린다. 추수가 끝난 논에서 농부아
저씨 한 분이 꼬마에게 야단을 치고 있었던 것. 억울한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거리는 꼬마를 보니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사건 의뢰 - 강이 거꾸로 흐른다고?
한숨을 쉬며 논을 바라보던 농부 이거참 씨가 혀를 끌끌 찬다.
“내년농사는어쩌면좋나…. 이거참난감하구만.”
닥터고글이보아하니꼬마가말썽을피운것같다.
“저는 정말로 안 그랬다니까요!”
이거참 씨가 닥터고글을 보고 하소연을 한다.
“요즘 추수를 끝내고 논에 물길을 고치고 있었지.
그런데 오늘 아침에 보니 논둑한곳이 무너져 있었고 논바닥에는짭짜름한 물기가 흥건했다구. 이말썽꾸러기녀석이내논에 소금물을 부어 놓은게 틀림없어.”
“제가 가끔 옆집 개한테 장난을 치긴 해도 이런짓은 안 한다구요.”
이거참씨가정말로군에게꿀밤을먹이며말을잇는다.
“지난번우리집감을 서리하다가 걸려서 내게 된통 혼이 나자 억울한 마음에 이런 짓을한거지? 이못된 녀석!”
정말로 군이 닥터고글 뒤로 쪼르르 도망치며 소리 지른다.
“진짜 범인은 강이에요, 강! 거꾸로 흐르는 강!”
“뭐라구? 거꾸로 흐르는 강이라구?”
닥터고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정말로이논둑 너머의 강은 거꾸로 흘러요. 때론 엄청난 기세로 거꾸로 흐르면서 넘실거린다구요.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저 녀석 거짓말 하는 것 좀 보게! 거꾸로 흐르는 강이 어딨어! 어제는 달도 뜨지 않은 그믐날이라 그어두운 틈을 타서 네 녀석이 소금물을 가져다 부은게 틀림없어!”
사건 분석 ➊ 강의 정체는 뭐지?
“오호…. 정말로 군의 말이 사실이라면 예사롭지 않은 일인걸요! 제가 이 사건을 풀어 보죠.”
정말로 군을 감싸는 닥터고글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이거참 씨.
“냐냐냐냥~ 냐냥 냐냥~(일단 강의 종류를 알아보자)!”
“거꾸로 흐르는 강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먼저 하천의 형태를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감입곡류 하천은 강이 강바닥을 깎으면서 흐르는 하천이에요. 그래서 깊은 골짜기를 만든답니다.”
정말로 군이 닥터고글의 말에 끼어든다.
“에이~. 여긴 보시는 것처럼 넓은 평야 지역이라구요. 산에 가서 알밤이라도 따려면 꽤나 멀리 가야해요. 그러니 우리 동네 강은 감입곡류 하천은 아니에요.”
“이 동네처럼 평야 지역에 발달하는 자유곡류 하천도 있어요. 자유곡류 하천은 강이 강바닥으로 파고드는 게 아니라 강이 흐르는 좌우로 침식이 일어나기 때문에 뱀처럼 구불구불한 게 특징이지요.”
닥터고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거참 씨가말한다.
“맞아. 우리 동네 강은 S라인을 가지고 있어. 구불구불 흐르는 강줄기는 논에 물과 영양분을 전해주는 젖줄이나 마찬가지지. 강물에 실려 온 영양분이 풍부한 흙이 강 하류에 쌓여서 곡식을 기르기에 안성맞춤 이거든.”
“이거참 씨의 말을 들어 보니 이 곳이 바로 자유곡류 하천이 바다로 흘러드는 지점에 생긴 삼각주로군요. 삼각주는 강이 바다로 흘러들기 전에 강의 흐름이 점점 느려져 퇴적물이 쌓이는 곳이랍니다. 땅이 기름지기 때문에 농사짓기가 좋지요. 이 때문에 삼각주 지역은 예로부터 문명이 발달했어요!”
“그런데 닥터고글, 강이 바다와 만나는 삼각주 지역이랑 강이 거꾸로 흐르는 거랑 무슨 상관이오?”
닥터고글이 멈칫한다.
“강이 바다로 흘러들기 직전에 위치한 논…, 논에 흘러든 짠물이라…!”
누명을 벗은 정말로 군이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제가 이 신기한 강의 흐름을 본 건 꽤나 오래 전이에요. 우리 동네 강 하류는 철새가 많아서 새 구경하러 강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했지요.”
“이런 강을 감조하천이라고 합니다. 강이 바다로 흘러나가는 하류 부분은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받습니다. 특히 이 동네처럼 경사가 완만하고 큰 강 유역은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 받는 구간이 크고 길지요. 그래서 조석 현상에 따라 강물의 염분, 높이, 흐르는 속도가 달라진답니다.”
이거참 씨가 닥터고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이근처의 바다는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무척 크기로 유명하지.”
“예, 맞아요. 이곳서해안은 조석 간만의 차가커서 한강이나 금강, 영산강 등의 하류에서는 밀물일때 바닷물이 강으로 거슬러 올라간답니다. 그러면서 바닷물이 강물에 섞여 논밭으로 흘러들면, 염분때문에 농작물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닥터고글이 논 주변을 둘러보며 말을 잇는다.
“이거참 씨 논 옆을 흐르는 강의 물길이 갑자기 좁아지고 있어요. 이 때문에 밀물 때바닷물의 흐름이 더 빨라져요. 그 결과 상류 쪽으로 엄청난 속도로 흐르게 되어 논으로도 바닷물이 흘러들었던 겁니다. 게다가 논에 물길을 내려고 둑의 높이를 낮춘곳이 있어 쉽게 흘러넘친 거죠.”
그러자 이거참 씨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흠…. 하지만 종종 논에 물길을 내느라고 논둑을 고친 적이 있어. 근데왜하필 이번에만 바닷물이 흘러넘친건지 궁금하구만.”
사건 분석 ❸ 바닷물을 당기는 달
“그…, 글쎄요. 왜 유독 어제만 심하게 흘러 넘쳤을까요….”
닥터고글이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린다.
“맞아요, 닥터고글! 이 강은 매일 거꾸로 흐르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왜 하필 어두운 그믐날 이거참 아저씨 논으로 흘러넘친 거죠? 그 때문에 제가 말썽부리기 좋았을 거라고 더 의심받고 있잖아요. 제가 얼마나 억울했는데요!”
“아하! 그믐날이요? 그럼 범인은 달입니다!”
닥터고글의 말에 정말로 군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밀물과 썰물은 달과 해가 지구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달의 영향이 크지요. 그믐날은 태양, 달, 지구의 위치가 일직선이 되는‘사리’랍니다. 이 때는 달이 지구를 당기는 힘에 태양이 지구를당기는 힘이 더해져 바닷물을 가장 많이 당기지요. 그래서 바닷물이 가장 높게 밀려왔다가 가장 많이 밀려가게 됩니다. 즉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가장 커진다는 말이죠. 10m가 넘는곳이 있을 정도라구요.”
이제야 이거참 씨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어제는 그믐날이라 감조하천의 역류가 심해졌고, 논둑마저 낮게 고치는 중이라 바닷물이 논으로 흘러 넘쳤던 거로군.”
정말로 군도 궁금증이 모두 풀린 얼굴로 닥터고글에게 묻는다.
“다행히 추수가 끝난 다음이라 피해가 덜했지만, 앞으로 강이 거꾸로 흘러들지 못하게 막는 방법은 없나요?이렇게 바닷물이 흘러들면 농사를 망치게 되잖아요.”
“바닷물의 역류로 염해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 강 하구에하굿둑을 만들지요. 금강, 낙동강 하구에 이미 이런 하굿둑을 만들어서 바닷물의 역류와 해일을 막고 있어요. 또 높이 밀려드는 조수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바닷가에 방조제를 쌓기도 하지요.”
“냥냥 냐냥(하지만 생태계에 나쁘다고)!”
“감조하천 유역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으로 다양한 물질과 영양분이 흘러들어 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돼요. 이 곳에 둑을 만들면 염해를 막을 수 있지만, 강물이 바로 바다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고여 수질오염이심해지고 해안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환경을 해치게 되지요.”
그러자 이거참 씨가 곤란한 목소리로 묻는다.
“환경을 생각하면 바닷물을 막을 수도 없고…. 우리 논에 대는 물은 강물을 퍼서 쓰는데, 앞으로 바닷물 때문에 소금기가 흘러들면 어쩌지?
“보통 바닷물은 염분이 높아서 강물보다 밀도가커요. 그래서 거꾸로 흐르는 흐름은 강바닥을 타고 흐르고,강 위쪽으로는 원래의 강물이 흐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과정에서 섞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논에 쓸 물은 강의 표면에서 퍼올리세요. 사실 요즘엔 강물보다 아주 높이 제방을 쌓기 때문에 이런 피해가 많지 않아요. 이거참 씨도 제방을잘쌓고 배수 시설을잘해서 강물이 흘러넘치지 않도록 하세요.”
정말로군이날아가는철새떼를보며소리를친다.
“와~, 사건도 해결됐으니 우리 철새 보러 가요. 겨울 철새들이 강에 몰려와서 장관을 이룬다구요!”
“닥터고글, 겨울은 농사일이 적어서 내가 시간이 많아. 그러니 이 곳에서 사람들에게 거꾸로 흐르는 강과철새떼를보여주며관광사업을해보는건 어떻겠소? 내가 지은 햅쌀 밥은 실컷 먹여 주리다!”
“아하하…, 저…, 저는 겨울에도 사건 의뢰가 많아서 시간이 없답니다. 냥냥아, 빨리 가자~.”
오늘도 도망가는 닥터고글. 역시 똑똑한 닥터고글은 어디가나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