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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자연재해 경보 발령!

옛날에는 지진, 태풍, 가뭄 등의 재해가 일어나면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 용서를 빌었다. 하늘이 노해 벌을 내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옛날 사람들에게는 자연재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사건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지진이나 태풍이 천벌이 아닌 자연 현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줄기는커녕 늘어나고만 있는 것 같다. 방송이나 인터넷에는 항상 자연재해로 신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도대체 자연재해를 미리 알고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지구가 뿔났다!

대형 자연재해가 연이어 지구를 강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미얀마의 싸이클론과 중국의 지진으로 수십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자연재해의 위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등장해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최근 국제구호기관인 옥스팜은 자연재해로 인한 희생자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세계에서 무려 2억 5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거나삶의 터전을 잃는 피해를 입었다.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2006년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지진


 

미리 알고 대비할 수는 없었나?

안타깝게도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려면 빠르고 정확하게 자연재해를 예측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인공위성, 레이더 등의 첨단 장비를 이용해 지구를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연재해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히곤 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태풍, 가뭄, 해일 등 많은 자연재해를 일으키는 기상현상은 전 지구적인 현상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남아메리카의 이상기온 현상이 우리나라를 덮친 태풍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직은 이런 요소를 일일이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재해를 완벽히 예측할 수 없다.


지구온난화가 불러온 기상이변도 자연재해의 예측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구의 환경이 바뀌어 기상현상이 일어나는 경향이 예전과 달라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기상청은 장마가 끝나는 시점을 미리 예보하지 않고 단기 예보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장마의 형태가 변해 미리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진은 땅 속의 상태를 알 수 없어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래서 건물의 내진설계와 지진 감시 및 통보 시스템 등 지진을 빨리 감지하는 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서 가만히 앉아 당할 수만은 없는 일. 자연재해의 주범인 지진과 태풍을 통해 자연재해를 미리 알고 대비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땅 속의 시한폭탄, 지진

최근 중국 쓰촨성에서 일어나 큰 피해를 입힌 지진 역시 아무런 예고 없이 닥친 사건이었다.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의 경계에서 일어난 이번 지진은 깊이 10㎞ 지점에서 일어난 *천발지진이다. 지진은 깊이가 얕은 곳에서 일어날수록 에너지가 지표면에 잘 전달돼 큰 피해를 입힌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땅 속에 묻혀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예고 없이 일어나는 지진의 원인을 알아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밝혀 낸 지진의 원인을 알아보자.

*천발지진 : 깊이 70㎞ 미만에서 일어난 지진. 70~300㎞에서 일어나면 중발지진, 300㎞ 이상에서 일어나면 심발지진이라 한다.

 


지진은 판과 판의 충돌

지구의 겉껍데기라고 할 수 있는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판들은 제각각 움직이며 서로 밀고 포개지는데, 판과 판이 충돌하는 곳에서는 지층에 엄청난 힘이 가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견디지 못하면 지층이 끊어지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판이 서로 맞닿아 있는 경계에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간혹 화산 폭발로 인해 지진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지진이 일어나는 원인은 판의 움직임에서 찾을 수 있다.



지진, 미리 알 수는 없을까?

우리는 종종 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 때마다 지진을 미리 알고 사람들을 대피시켰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을 떨칠 수가 없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지진을 예측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진의 원인을 더욱 자세하게 알기 위해 땅 속 깊이 구멍을 뚫기도 하고, 인공위성으로 지각의 이동을 세밀히 관찰하기도 한다. 과연 지진을 미리 알 수 있을까? 다양한 연구와 이론을 짚어 보자.

 


맨틀까지 뚫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은 일본의 해양시추선‘지큐호’를 이용해 해저에 구멍을 뚫어 지진파를 측정하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지큐호는 최대 7㎞ 깊이까지 지하로 구멍을 뚫을 수 있다. 해양 지각의 경우 두께가 6㎞ 안팎이므로 사상 최초로 지각 아래의 맨틀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 땅 속의 모습이 밝혀지면 지진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진을 감시하는 인공위성

인공위성을 이용한 GPS 장비를 이용하면 판의 움직임을 ㎜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판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를 파악하면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라돈 농도로 지진을 예측한다

라돈은 땅 속에 많이 있는 천연 방사성 물질이다. 지진이 발생할 때가 되면 지하의 암석이 파괴되어 라돈이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따라서 라돈 농도가 이상하게 높아지면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바다의 쓰나미 감시자

쓰나미(지진해일)는 해저지진으로 인해 생긴 해일을 말한다. 최근 미국의 국립해양대기청은 태평양에 더욱 강화된 쓰나미 경보 시스템을 설치했다. 해저에 설치된 지진계가 쓰나미를 감지해 바다위에 떠 있는 *부이에 전송하고, 부이는 인공위성을 통해 쓰나미 경보센터로 정보를 전달한다. 넓은 지역을 촘촘히 잇고 있는 쓰나미 경보 시스템 덕분에 훨씬 더 정확하고 빠르게 쓰나미를 감지할 수 있다.
 


*부이 : 바다 위에 떠 있는 해상 관측 기구.
 

 


서서히 다가오는 위협, 태풍

지진과 더불어 가장 많은 피해를 끼치는 자연재해는 바로 태풍이다. 태풍은 열대성 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인 것을 말한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쪽에서 발생하는 것을 말하며 북대서양이나 카리브해에서 발생하는 것을 허리케인, 인도양이나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것을 사이클론이라고 부른다.


태풍은 주로 남·북위 5°이상의 따뜻한 공기가 수증기의 응결로 인해 나오는 열을 받아 생긴다. 그래서 태풍이 땅 위로 올라오면 수증기 공급이 끊겨 힘이 약해지면서 결국 사라진다. 태풍 역시 발생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진과 달리 움직이는 방향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러면 태풍은 어떻게 감시할까?

 


허리케인 헌터

미국은 허리케인 관측용 비행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비행기는 흔히‘허리케인 헌터’로 불리며, 허리케인이 발생하면 허리케인을 뚫고 날아다니며 각종 자료를 수집한다. 목숨을 걸고 수집한 자료는 허리케인을 이해하는 데 귀중하게 쓰인다.

 


인공위성

태풍의 발생시점은 인공위성을 통해 알 수 있다. 인공위성이 구름을 관측해 온도, 강수량, 풍속 등의 정보를 보내면 지상에서는 그 정보를 토대로 태풍이 생기는지를 감시한다. 중심 부근의 풍속이 초속 17m를 넘으면 태풍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감시와 예보를 시작한다.

 


자연재해 걱정 없는 그 날까지

이제 곧 우리나라에는 태풍의 계절이 돌아온다. 예전에 우리나라에 엄청난 피해를 안겨 주었던 매미나 루사와 같은 태풍이 다시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또 지난 5월 31일에는 제주도에서 규모 4.2의 지진이 일어나 우리나라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수준을 벗어나 자연재해를 사전에 예측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자연의 힘에 비해 아직 능력이 부족하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차이를 조금씩 줄여 가고 있다. 과학의 힘으로 자연재해를 걱정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태풍 감시하는 첨단 기술



라디오존데

센서를 단 특수재질의 풍선. 공중에 띄워 보내면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 풍향, 풍속 등을 측정해 정보를 보낸다.
 

 


기상레이더

발사한 전자파가 공기 중의 물방울에 부딪쳐 되돌아오면 그 반사파를 이용해 기상현상을 분석할 수 있다. 기상레이더로 관측한 영상자료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의 돌발적인 기상현상을 예보하는 데 쓰인다.



자동 기상관측 장비

전국 방방곡곡에 분포된 자동기상관측장비는 풍향, 풍속, 기온, 강수량 등을 측정해 기상청으로 보낸다. 산이나 섬 등 사람이 가기 힘든 오지의 기상 정보를 측정할 수 있어 유용하다.
 

 


기상 예보용 슈퍼컴퓨터

다양한 장비를 통해 관측된 자료는 슈퍼컴퓨터로 모인다. 슈퍼컴퓨터에는 대기의 상태 변화를 계산하는 수식이 입력되어 있어 관측 자료를 예보에 필요한 각종 자료로 바꾸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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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
  • 도움

    김환승(기상청 지진감시과), 박윤호(국가태풍센터)
  • 사진

    동아일보, 기상청, 감마 등
  • 기타

    [일러스트] 최남용, 임혜경, 강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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