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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괴력의 소유자,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검은색으로 변한 것입니다. 과연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는 곤충계의 헐크였던 걸까요? 직접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힘이 세기로 유명한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 님, 반갑습니다. 그런데 몸 색깔까지 바꾸신다니, 정말놀랍네요. .

하하~. 제가 좀 유명하긴 하죠. 그 동안 과학자들은 내 몸 색깔이 변하는 원리를 무척 알고 싶어 했거든요. 오랜 연구 끝에 이번에 벨기에 나무르대 마리에 라사트 교수 팀이 그 원리를 알아 냈더군요. 덕분에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되었으니, 저도 무척 기분이 좋아요.

네, 그렇군요. 그나저나 몸 색깔을 바꾸는 원리라는 게 궁금하네요. 설마 비가 오면 우비를 입는 단순한 건 아니겠죠?

오우~, 노! 제가 몸 색깔을 바꿀 수 있는 비밀은 바로 제 등에 있답니다. 연구팀은 원자층까지 분석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 제 등을 이리저리 관찰하더군요. 결국 제 등에 아주 작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려 있는 걸 발견했지요. 공기 중의 습도가 높아지면 작은 물방울들이 이 구멍을 막아 색깔이 변하는 거예요.

물방울이 구멍을 막으면 왜 색깔이 변하는 거죠? 이야기를 들을수록 정말 흥미진진하군요.

아, 그건 제 등에서 모든 파장의 빛이 흡수되기 때문이에요. 눈으로 본다는 건 물체에서 반사된 빛을 보는 거잖아요? 평소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초록색 빛이 반사되었는데, 물방울이 구멍을 막으면서 반사되는 정도가 달라져 결국 검게 보이게 되는 거랍니다.

아~, 그래서 비가 오는 날 초록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한 거였군요! 정말 신비한 몸을 가지고 계시네요. 그 원리를 이용하면 뭔가 재미있는 발명품도 나올 것 같은데요….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연구팀도 제 등의 구조를 이용하면 습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다양한 습도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더라구요. 곤충의 몸이 습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이용한 생체모방공학이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 그런 습도계가 나오면 헤라클레스장수풍뎅이를 꼭 기억해 주세요. 곤충계의 헐크보다는 생체모방공학의 하나로 유명해지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