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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마우스, 톰과 제리, 스누피, 태권브이, 둘리, 니모, 슈렉, 케로로…. 이 친구들은 누구일까요?
모르면 지구인이 아니라고요? 하하, 맞아요. 어린이들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입니다. 정신 없이 보다가 끼니를 거르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로 만화영화는 인기만점이지요.
애니메이션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라는 점 때문일 거예요.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는 애니메이션. 그 흥미진진한 세계에 한번 빠져 보자고요∼.

 

모르고 있었던 애니메이션의 정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어요.
‘애니메이션’과‘만화영화’는 같은 걸까요? 만약 다르다면 어떻게 다를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만화영화란 단어가 익숙하지만 사실 만화영화는 애니메이션의 한 분야랍니다. 여러 애니메이션 중 가장 인기가 많고, 많이 만들어진 게 만화영화예요.
그런데 무척 신기한 역사적 사실이 있어요. 인류가 애니메이션을 석기 시대부터 표현했다는 것이지요.

애니메이션(animation):
라틴어인 ‘애니마(영혼)’,‘애니마투스(움직이게 한다)’에서 유래한 말로 ‘생기를 주는 일’이란 뜻을 갖고 있다. 만화나 그림뿐 아니라 점토, 사진, 인형 등 움직이지 않는 대상을 카메라로 한 장 한 장씩 찍어 움직이게 만든 모든 영상물을 뜻한다.

동굴벽화의 멧돼지그림은 다리가 여덟 개?

1만 5000년 전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에는 흥미로운 멧돼지 그림이 그려져 있다. 다른 들소 그림과는 달리 다리가 여덟 개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당시엔 다리가 여덟 개인 멧돼지가 존재했을까? 역사학자들은 고대인들이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는 역동적인 모습을 다리 여덟 개로 그려 표현한 것이라고 말한다.

팔을 빨리 움직이면 여러 개로 보여!

팔을 재빨리 위아래로 흔들면 마치 팔이 여러 개 달린 것처럼 보인다. 옛날 티베트나 인도에서 만들었던 팔이 수십 개 달려 있는 불상 역시 역동적인 팔의 움직임을 단계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인류는 고대부터 움직임을 표현해 보려고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애니메이션처럼 실감나는 영상을 만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바로‘잔상효과’라는 원리를 이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지요.

잔상효과가 애니메이션의 원리

사람의 눈에 맺힌 상은 사라져도 일정 시간 동안 망막에 남아있다. 이것을‘잔상’이라고 하는데 약 50분의 1초 동안 망막에 남는다. 잔상이 없어지기 전에 또 다른 모습을 보면 잔상과 겹쳐서 마치 연결된 영상으로 느껴지는데 이것을‘잔상효과’라고 한다. 밤에 보는 불꽃놀이가 대표적인 잔상효과의 예다.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애니메이션

1초에 50장의 연속된 그림을 보면 하나의 상이 나타났다가 망막에서 없어지기 전에 또 다른 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끊어짐을 느낄 수 없다. 이 원리를 이용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탄생한 것이다. 결국 애니메이션은 정말 움직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원리를 알고 나니 나도 나도 애니메이션 감독

애니메이션의 원리는 직접 애니메이션 장치를 만들어 보면 더 잘 이해된답니다. 비록 텔레비전이나 극장에서 보는 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멋진 움직임을 보여 주는 나만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봐요.


"공책은 훌륭한 애니메이션 극장!" 플립북 만들기
 

❶ 어떤 동작을 묘사할지 구상한 뒤 공책이나 책의 빈 면에 연속된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릴 때 꾹꾹 눌러서 그리면 다음 쪽에 자국이 남아 같은 위치에 그리기가 쉽다.
 

❷ 그림을 다 그렸으면 책의 끝 부분을 잡고 빠르게 넘긴다. 연속되는 동작을 촘촘히 많이 그릴수록 실감나는 동작을 볼 수 있다.

플립북 : 한 권의 종이 묶음에 연속적인 그림을 그려 넣은 다음 연달아 순간적으로 보며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책. 종이나 빈 공간이 있는 책이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어라! 새장 속에 새가 어떻게 들어갔지?”소마트로프 만들기

❶ 동그란 원을 그리고 앞면에는 새, 뒷면에는 새장을 그린다.
❷ 원을 잘 자른 후 좌우에 구멍을 뚫고 각각 실을 매단다.

소마트로프 : 1826년 영국의 의사 존 에어튼 파리스가 발명한 애니메이션 장난감. 원판을 돌리면 마치 새가 새장 속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통을 돌리니 애니메이션 세상이 펼쳐져요!”조트로프 만들기


한 편의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마냥 신기하기만 했던 애니메이션. 하지만 직접 만들어 보고 나니 의외로 간단하지요? 벌써부터 커서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즐거운 상상에 빠져 있는 친구들도 있을 것같아요.
하지만 극장에서 상영되거나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은 무척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답니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번 구경해 볼까요?

※대표적인 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의 예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종류에 따라 제작 과정이 다릅니다.

1. 기획·시나리오 만들기

어떤 소재와 주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지 기획하고 기획에 맞게 이야기를 만드는 시나리오 작업을 한다.

2. 레이아웃 잡기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캐릭터 설정, 구도 설정, 연출 등 세부적인 작업을 시작하기 전 기본 구상을 한다.

3. 배경·원화·동화 그리기

동작의 중요 부분만 표현한 원화, 동작과 동작을 이어 주는 동화,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배경을 따로따로 그린다.

4. 셀에 복사 후 선화·채색 작업

그림 작업이 끝나면 최종 검토를 한후 투명 셀룰로이드 필름(셀)에 복사한다. 셀에는 검은 선만 복사된다. 채색 작업은 셀 뒷면에 힌디.

5. 촬영·편집

채색이 완료된 셀을 배경에 올려놓고 셀을 한 장 한 장씩 갈아 끼우며 촬영한다. 촬영 후 매끄럽게 편집 작업을 한다.

6. 대사·효과음·배경음악 녹음

편집 작업이 완료된 애니메이션에 성우들이 대사를 넣고 어울리는 효과음과 배경음악을 넣는다.

애니메이션은 창의력 실험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구경했나요? 앞서 소개한 애니메이션은 가장 많이 만들어진 셀 애니메이션입니다. 셀 애니메이션 외에도 애니메이션의 종류는 무척 많답니다. 애니메이션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이니까요

‘내가 바로 애니메이션의 원조야!’ 셀 애니메이션

가장 많이 만들어졌고 친숙한 애니메이션. 우리가 텔레비전에서 보고 있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셀 애니메이션이다. 셀룰로이드(셀)라는 플라스틱 필름에 움직이는 캐릭터를 그려넣고, 배경 위에 각각의 캐릭터 셀을 겹쳐서 촬영한다. 1915년 미국의 얼 허드가 발명한 후 월트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시리즈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찰흙으로 만드는 신기한 세계’ 클레이 애니메이션

찰흙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배경 세트에서 조금씩 움직이며 촬영하는 애니메이션. 찰흙을 이용하면 쉽게 모형을 만들 수 있고 동작도 바꾸기 편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영국의 아드만스튜디오에서 만들고 있는 ‘월레스와 그로밋’이 대표적인 클레이 애니메이션. 부드럽고 친근한 느낌 덕분에 최근에는 텔레비전 광고용으로도 이용된다.

‘살아 있는 인형들을 만나 보세요’ 인형 애니메이션

유럽의 체코는 전통적으로 꼭두각시 인형극으로 유명하다. 1950년 체코의 이지 트릉카는 이 인형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이거나 다른 표정과 동작을 가진 인형으로 교체하며 찍는 방식이다. 한 동작 한 동작 끊어서 촬영하기 때문에 클레이 애니메이션과 함께‘스톱모션애니메이션’으로 부르기도 한다. 미국의 팀 버튼 감독이 만든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대표작.
 
최신작‘유령신부’에서 인형 배치를 하고 있는 팀버튼 감독


그림자가 살아서 움직여요!’실루엣 애니메이션

‘그림자로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얼마나 신비할까?’이 기막힌 생각을 실행에 옮긴 사람은 1930년대 활동한 독일의 로테 라이니거였다. 실루엣 애니메이션은 종이를 오려 만든 캐릭터를 유리판에 펴놓고 밑에서 조명을 비춘 뒤 그림자를 조금씩 움직여가며 찍는다. 유리판에 색깔을 넣으면 컬러 애니메이션도 만들 수 있다. 프랑스의‘프린스앤 프린세스’가 유명하다.


‘대세는 우리한테 넘어왔다!’컴퓨터애니메이션

역사는 짧지만 최근 가장 많이 만들고 있고 기술도 뛰어나다. 일일이 손으로 그리던 작업을 컴퓨터가 대신 한다. 예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화려한 특수효과도 가능하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 초창기에는 2D(2차원) 애니메이션의 효과를 내는 데 컴퓨터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제작 전 과정을 컴퓨터가 한다. ‘슈렉’,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헷지(아래 사진)’등이 모두 컴퓨터를 이용해서 만든 3D(3차원) 애니메이션이다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3D 애니메이션의 세계

애니메이션은 오랜 역사와 엄청나게 많은 작품 수에도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영화에 비하면 아이들 장난 수준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하지만 오랜 세월을 거쳐 애니메이션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답니다. 미국의 3D 애니메이션‘카’를 보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갈 것 같은데요. 현실 세계보다 더 정교하고 진짜 같은 애니메이션 속의 장면은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놀랍습니다.
어떻게 이런 장면을 만들 수 있는 걸까요?

한 장의 3D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렇게 한 장면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이 보통 6시간 정도. 복잡한 장면은 무려 9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해요. 1초에 24장면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 정말 어마어마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요.

나도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어요!

생명을 창조하는 작업인 애니메이션. 기사를 읽으면서‘나도 커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친구도 많을 거예요. 직업적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을‘애니메이터’라고 하는데 애니메이터는 어떻게 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하지요?
그 궁금증을 애니메이션 기획사‘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이우진 PD가 시원하게 풀어 준다고 해요.

“안녕,‘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 난 세계에서 가장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애니메이션 PD 이우진이라고 해. 어릴 때부터 만화영화를 너무 좋아해 만화영화를 보면서 글을 깨쳤을 정도였지. 결국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이렇게 애니메이터가 되었어.”

애니메이터가 되려면 어떤 걸 공부해야 하나요?

애니메이터는 단순히 원화나 동화 같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만 뜻하는 게 아니야. 기획을 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다 애니메이터지. 각자 기술적으로 하는 일이 다르지만 딱 하나 같은 게 있어. 바로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란 것이지. 그림 연습도 하고 컴퓨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카메라도 다룰 줄 알아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을 열심히 보는 것. 그게 최고의 공부란다.

애니메이터는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애니메이터들의 노력이 필요하단다. 요즘 애니메이션은 점점 더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각각 일을 맡아서 한단다.

기획 PD : 어떤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재미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볼까 생각하는 일을 한단다. 그러려면 수많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연구해야겠지. 바로 내가 하는 일이지.

시나리오 작가 : 아무리 멋진 장면이 나오더라도 이야기가 재미없으면 실패하기 마련이야.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은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있어야 해. 그 시나리오를 만드는 사람이 시나리오 작가란다.

캐릭터 디자이너 : 등장인물들이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려면 처음의 디자인 작업이 중요해. 등장인물의 성격을 잘 나타내면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사람이 캐릭터 디자이너야.

그래픽 디자이너 : 예전에는 사람이 모든 그림을 그렸어. 하지만 지금은 컴퓨터가 더 멋진 장면을 만들어 준단다. 그래픽 디자이너는‘3D 맥스’나‘마야’등의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실감나는 장면을 만드는 사람들이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알고 싶어요.

미국이나 일본의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을 거야. 우리나라는 왜 그런 애니메이션이 없냐고 궁금해하는 친구들도 많을 것 같은데. 사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기술만큼은 세계최고란다. 많은 애니메이터가 미국과 일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된‘이온플럭스’를 만든‘피터 정’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애니메이션 감독도 있단다. 아직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아서 그렇지 친구들이 애니메이터가 되는 그 때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애니메이션을 잘 만드는 나라가 될 거야.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빛낸 작품들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세계

현실보다 더 진짜 같고, 현실보다 훨씬 재미있고, 현실보다 훨씬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의 세계.
처음 만들어진지 100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과학기술에 힘입어 애니메이션은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힘은 인간의 꿈과 상상력이었습니다.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고, 또 그 꿈을 먹고 자란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어 멋진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애니메이션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것보다 신나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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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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