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어과동의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야! 얼마 전 날씨가 따뜻해져 푸푸와 숲으로 산책을 갔다가 쉼 없이 나무줄기를 쪼고 있는 딱따구리를 만났어.
그런데 딱따구리는 나무에 부리를 부딪칠 때 머리가 아프진 않을까? 직접 찾아가서 물어봐야겠어!
일리: 자기소개를 부탁해!
딱따구리: 안녕하세요. 나무줄기에 수직으로 붙어서 먹이를 구하거나, 구멍을 내서 보금자리를 만드는 딱따구리예요. 몸길이는 8~45cm 정도로 종마다 다양하며 60cm에 가까운 대형종도 있지요. 몸 빛깔은 검정색, 흰색, 붉은색, 녹색, 노란색, 갈색 등으로 다양하고, 수컷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깃털은 대부분 붉거나 노란색이랍니다.
또 숲에서 단독생활을 하는 종도 있고, 암수가 함께 생활하는 종도 있어요.
우리나라에 사는 청딱따구리를 포함해 전세계 약 210종이 살고 있어요. 오세아니아 대륙과 마다가스카르, 극지방을 제외한 전 지역에 산답니다.
일리: 나무에 박치기를 한다며?
딱따구리: 저희는 단단한 부리로 나무를 쪼아 나무줄기 속에 있는 애벌레를 먹고 살아요. 이때 꽁지깃으로 몸을 지탱한 뒤 앞뒤 2개씩 달린 발톱을 나무껍질에 걸어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막지요.
그다음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나무를 쪼아요. 초속 6~7m의 속도로 1초에 10~20번 부리를 앞뒤로 움직이지요. 날카로운 부리로 구멍을 뚫는데 성공하면 가시가 달린 가늘고 긴 혀를 구멍 속에 넣어 혀끝으로 애벌레를 끌어내서 먹는답니다.
일리: 나무를 쫄 때 머리가 아프진 않니?
딱따구리: 딱따구리가 나무줄기를 쫄 때 생기는 진동은 사람에게 뇌진탕을 일으키는 충격의 14배에 해당해요. 그동안 과학자들은 딱따구리가 진동으로 인해 뇌에 손상을 입는지 아닌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요.
2011년 중국 연구팀은 딱따구리의 위아래 부리 길이가 달라서 뇌에는 충격이 거의 없다고 주장했어요.
컴퓨터 모델링으로 부리 길이가 다르면 뇌에서 받는 충격이 최대 18배까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지요. 하지만 실제 딱따구리의 뇌 구조를 모두 반영하지 않아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도 있었답니다.
한편 최근 미국 보스턴의과대학교 연구팀은 딱따구리가 박치기할 때 뇌에 손상을 입는다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알코올 속에 보관된 딱따구리 표본을 분석해 봤지요. 두뇌의 구성 성분을 조사한 결과, 뇌 손상의 신호로 여겨지는 타우 단백질을 발견했어요. 사람은 뇌에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 신경이 마비되지요.
일리: 그럼 머리에 손상이 일어난 거야?
딱따구리: 연구를 이끈 피터 커밍스 교수는 “딱따구리는 타우 단백질이 쌓여도 신경이 마비되지 않도록 진화했을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딱따구리에서 뇌 손상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