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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도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가까운 거리는 문제없겠지만 어디 먼 곳이라도 가려면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거예요. 한눈에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멀리 있는 곳도 잘 찾아갈 수 있게 해 주는 지도 덕분에 우리는 세계 곳곳을 손쉽게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도는 무엇보다 정확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행갈 때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도록 휴대도 간편해야겠지요. 이런 면에서 조선 후기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훌륭한 지도랍니다.
대동여지도는 오늘날의 단위로 계산하면 162,000분의 1의 정확한 축적을 표시한 지도입니다. 도로 위 10리마다 점을 찍어 거리를 정확하게 나타냈는데 지역의 높낮이까지 축적에 반영했습니다. 평탄한 지역은 10리 간격을 멀게, 산지가 많은 지역은 10리 간격을 가깝게 표시했는데 이것은 지도를 사용하는 사람이 길을 가는 데 무척 편리한 방식이었습니다. 또한 대동여지도는 목판으로 만들어 인쇄를 할 수 있는 최초의 지도였습니다. 덕분에 대량 제작이 가능했지요. 게다가 22개로 나눌 수 있고 접을 수도 있어 휴대가 간편했답니다. 이 모든 특징들은 지도가 높은 관리나 학자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쉽게 접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과학의 혜택을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게 노력했기 때문에 김정호가 위대한 지도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김정호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 많습니다. 백두산을 일곱 번이나 오르면서 지도를 만들었다는 등의 이야기는 잘못 전해진 이야기지요. 평생 지도를 연구하고 목판을 제작하는 데 바친 김정호의 공이 가장 크긴 하지만 대동여지도는 개인 혼자의 힘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랍니다. 팔도도, 동국지도와 같은 이미 만들어진 지도를 비교했고, 오랫동안 쌓여져 있던 우리나라의 지도 기술과 국가의 지원이 김정호의 노력에 더해져 훌륭한 지도가 탄생한 것이지요. 국가 비밀을 누설했다 하여 대동여지도를 조정에서 불태우고 김정호를 잡아들여 감옥에서 죽게 했다는 이야기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깎아 내리려고 했던 일본 정부가 꾸민 잘못된 정보랍니다. 그런데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니 정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대동여지도 중 지금의 서울 부근. 4대문과 여의도 등 곳곳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정확하다.
 

2005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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