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과학으로 민족의 염원을 보관하다!

팔만대장경(해인사 대장경판)

경남 합천 해인사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은 고려 시대에 몽고군의 침략을 이겨 내려는 염원을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새겨 만든 중요한 문화재입니다. 목판의 수가 정확히 8만 1258장이나 되어 팔만대장경으로 부르고 있지요. 팔만대장경은 우리나라의 인쇄기술과 출판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목각판에 열과 습기로부터 나무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옻칠을 한 세계에서 유일한 대장경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팔만대장경 자체도 훌륭한 문화재지만 더 훌륭한 자랑거리는 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각입니다. 1995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가 대장경판이 아니라 장경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목판을 잘 만들었다고 한들 그것을 보관하는 장소가 형편없으면 금방 썩어 버리겠지요. 언뜻 보기엔 그냥 창고나 헛간처럼 보이는 장경각에는 선조들의 과학적인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덕분에 800년에 가까운 오랜 세월 동안 대장경판은 아무런 피해 없이 보존될 수 있었답니다.
장경각의 가장 돋보이는 과학성은 햇빛의 각도와 공기의 대류현상까지 파악해 만든 건물의 배치입니다. 장경각은 산의 중턱에 지었는데 북쪽은 산으로 막혀 있고 남쪽은 열려 있습니다. 이것은 습기를 많이 머금은 동남풍이 자연스럽게 건물 옆으로 흐르게 만든 놀라운 배치지요. 그리고 계절별로 일정한 양의 햇빛을 받게 하는 건물의 각도는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게 만들어 온도차로 인한 피해를 막아 줍니다. 또한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듯한 대장경판들은 사실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져 있어서 판과 판 사이의 틈새가 일종의 굴뚝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건물 내부의 환기가 잘 이루어지게 해 줍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관람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먼지와 습기에 노출되고 있다는데요. 그로 인해 대장경판이 차츰차츰 썩어 가는 것을 알면서도 현대 과학으로는 마땅히 막을 수 없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2005년 1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기자

🎓️ 진로 추천

  • 역사·고고학
  • 미술사학
  • 문헌정보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