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신문에서는 연일 황 교수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뉴스와 특집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지만 줄기세포, 인간배아, 체세포 등 황 교수팀과 관련된 단어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하다. 이번 특집에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과연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얻었으며, 이 연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배아복제에 대해 알고 싶은 것
1. 인간배아복제가 뭐야?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란 말을 듣고 처음 드는 느낌은 무엇일까? 우선 어려운 단어들이 모여 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치료용’이란 단어는 무엇인지 알겠는데 ‘배아’와 ‘줄기세포’란 단어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 그리고 이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데 필요한 난자와 체세포는 또 무엇이며 어떤 일을 하는 걸까? 이번 특집 기사를 흥미롭게 읽기 위해서는 먼저 이 낯선 단어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더 나아가 황 교수팀의 연구의 성과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하려면 줄기세포와 배아가 무엇인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난자
남자의 정자와 만나 아기를 만드는 세포를 말한다. 난자는 0.1mm 정도의 크기로 새로운 생명의 조직과 기관을 만드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줄기세포
사람 몸의 어떤 세포로든 자랄 수 있는 근원세포. 신경조직, 혈액, 근육, 심장 등 다양한 조직의 세포로 자랄 수 있다. 배아를 통해 얻어 내는 것은 배아줄기세포, 탯줄의 혈액이나 골수를 통해 얻는 것은 성체줄기세포라 부른다.
배아
아직 인체의 어떤 부분 세포가 될 것인지 정해지지 않은 세포 덩어리.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후 14일 동안 배아로 존재한다.
체세포
생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 중에서 정자와 난자 이외의 모든 세포를 체세포라고 한다.
인간배아복제
사람의 체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넣어 인공적으로 배아를 복제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유전자를 반씩 가
지고 있는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지면 완전한 유전자를 가진 배아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인간배
아복제를 통해 만들어진 배아는 체세포를 복제한 것처럼 같은 유전자를 가지게 된다.
배아복제에 대해 알고 싶은 것
2. 배아복제를 향한 인류의 도전
척추를 다친 사람, 소아 당뇨에 시달리고 있는 어린이, 선천성 면역결핍증을 앓고 있는 사람 등. 현재의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을 앓고 있는 남녀노소 11명에게서 인간배아복제 방법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얻어 냈다는 것.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황 교수팀이 이번에 얻어 낸 성과는 배아복제 연구에서는 정말 획기적인 일이다. 특히 난치병 환자에게 직접 줄기세포를 얻었다는 것은 이제까지 어려운 과제였던 면역 거부 반응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종착역에 다다른 것은 아니지만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우리 인류는 어떤 과정을 겪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50년이 넘는 도전의 역사 속에 황우석 교수의 이름이 몇 번이나 새겨졌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배아복제에 대해 알고 싶은 것
3. 난치병환자의 마지막 희망, 치료용 배아복제
줄기세포는‘사람 몸의 어떤 세포로든 자랄 수 있는 근원세포’다. 이미 성장한 일반세포는 다른 세포로 자라날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사람의 피부세포는 아무리 분열을 해도 눈에 있는 시세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줄기세포는 우리 몸의 어떤 세포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아복제를 통해 얻어 낸 이 줄기세포를 병에 걸린 사람의 질환 부위에 이식하면 건강한 세포가 자라나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현재 황 교수팀이 추진하고 있는 치료법 개발에는 백혈병, 심장병, 당뇨병, 뇌졸중, 치매 등 치료가 힘들었던 병들이 포함되어 있다. 배아줄기세포로 이런 병들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한다면 당장 수억 명의 사람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다. 또한 경제적 효과도 어마어마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60억 인구 중 약 3700만명이 치매 환자이며 약 4100만 명이 뇌졸중 환자라고밝히고있다. 미국에서만 이들 환자에게 매년 200조 원 규모의 의료비가 든다고 한다. 하지만 치료용 배아 복제가 실용화되면 이런난치병치료에 드는 비용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척추마비 | 신경세포
척추마비 환자의 체세포 핵을 어떤 난자에 이식해 줄기세포를 만들어 내고 신경세포로 분화시킨 다음 몸에 넣어 주면 신경세포는 척추의 상처 부위에 들어가 손상된 세포를 대신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마비되었던 하반신을 다시 원래처럼 쓸 수 있게 된다.
당뇨병 |인슐린 분비세포
피 속의 혈당이 높아져서 무서운 합병증에 걸리게 되는 당뇨병. 당뇨병 환자는 혈당 생성을 막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것은 엄청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방법이다. 하지만 줄기세포에서 인슐린 분비세포를 만들어 내면 근본적으로 당뇨병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재 황우석 교수팀이 가장 중심에 두고 있는 분야로 배아줄기세포 치료의 첫 주역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혈병 | 혈액세포
피를 만드는 골수에 악성 세포들이 생겨 정상적인 피를 만들지 못하게 되는 백혈병.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걸려 더욱 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필요한 병이다. 이 역시 조혈 줄기세포를 배양해 골수에 넣은 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피에 있는 세포들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지게 하면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난치병들
현재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동맥경화와 성형 그리고 당뇨병, 척추마비 치료 등 의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11월, 20년 동안 하반신 마비로 살아온 환자가 탯줄혈액 줄기세포 이식 수술을 받은 후 마비된 척수신경이 부분적으로 되살아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세포치료법’은 계속 발전해 치매나 파킨슨씨병 같은 뇌에 관련된 난치병도 5년 내에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과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4. 배아줄기세포는 이렇게 얻어졌다!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줄기세포. 이제 줄기세포가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것이고 또 어떻게 이용되는 것일까? 황우석 교수가 치료용 줄기세포를 만들어 낸 방법을 통해 알아보자.
황우석 교수팀과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5. 지금 세계는 황우석 열풍
황우석교수는1999년 2월국내최초로복제소 ‘영롱이’를 탄생시키면서 복제라는 낯선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주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복제동물을 탄생시킨 데 이어 유전자를 바꾼 돼지복제, 장기이식용 무균 돼지 복제 그리고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까지 복제에 성공했다. 최근 황 교수는 복제보다 줄기세포라는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줄기세포는 사람 몸의 모든 세포로 자랄 수 있는 만능세포로 2004년 2월 인간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길을 열었다. 지난 5월 19일에는 세계 최초로 난치병에 걸린 환자에게서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얻어내 환자에게 면역 거부 반응이 없는 ‘맞춤형줄기세포’시대를 열었다. 아직은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많은 연구들이 남아있지만 황우석 교수는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들을 위해 쉴 틈 없이 달려가고 있다.
생명과학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학문!
1953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황우석 교수는 소와 함께 자라며 자연스럽게 소에 대한 사랑을 키웠다. 소를 운명으로 생각하며 서울대학교 수의학과에 입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의 꿈이 좌절돼 일본 홋카이도대학 연구원으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인공 수정 기술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동물복제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난치병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황 교수는 “생명과학이야말로 인류에게 봉사하는 학문”이라며 “생명과학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기쁨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큰 보람”이라고 이야기한다.
●1953년 충청남도 부여 출생
●1972년 대전고등학교 졸업
●1977년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1982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임상수의학 박사
●1984~1986년 일본 홋카이도대학 수의학부 연구원
●1986년~현재 서울대학교 교수
●1997년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원장 역임
●1999년 국내 첫 복제소‘영롱이’탄생
●1999년 올해의 과학자상 수상
●2000년 과학기술진흥공로로 홍조근정훈장 수여
●2001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2001년 세종문화상 대통령상 수상
●2002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선정
●2004년 광우병 내성소 복제 성공
●2004년 세계 최초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추출 성공
황우석 교수팀과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6. 난치병 치료의 꿈, 이제 1막이다!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연구.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TV와 신문에서는 복제된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당장이라도 난치병 환자에게 쓸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보도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부작용이 없이, 각기 다른 병마다 알맞은 세포, 장기 및 기관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실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황우석 교수와 힘을 합쳐 앞으로의 연구에 힘과 노력을 쏟을 과학자들이 많아 치료용 배아줄기세포의 실용화에 대한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줄기세포를 인체에 적용하는 데 따르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안규리 교수를 만나 앞으로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에 대해 들어 보았다.
안규리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로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실제로 치료에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들을 하고 있다. 규리란 이름은 최초로 두 개의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와 같은 훌륭한 과학자가 되라고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한다. 그 이름처럼 안규리 교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다.
Q 배아줄기세포가 실제 질병 치료에 쓰이는 데 어떤 과제들이 남아 있나요?
A 이번 연구 결과는 환자 치료라는 목표를 기준으로 하면 ‘절반의 성공’수준입니다. 아직 여러 가지 실험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는 배아줄기세포가 환자의 체세포로 만들어져 면역 거부 반응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부 유전자가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지, 체내에 이식된 줄기세포가 환자와 같은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점검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동물성 시약 때문에 실제 환자에 대한 세포치료시 병원균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로 불치병 환자의 복제 배아를 만들고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이제 과제는 신경세포나 췌장세포 등 원하는 세포만으로 성장시키는 방법을 확실하게 찾아 내야 될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분화능력이 좋은 탓에 원하지 않는 세포로 무한 증식해암세포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난관을 해결하고 동물 실험을 거쳐 사람에게 이용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5~10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해도 생명윤리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라는 지적과 난자를 사용하는 데 따르는 윤리적인 논란도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활발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국내 연구진만으로는 빠른 시간 내 연구가 이루어질 수 없는 분야에서는 영국의 윌머트 박사와 하버드대학교 연구팀 등 각국의 최고 권위자들로 구성된 연구팀들과 공동연구 활동을 벌일 것입니다.
Q 배아줄기세표는 왜 연구하게 되셨나요?
A 저는 신장내과 의사로 신장 기능이 나빠진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죠. 그러다가 줄기세포 치료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줄기세포가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 발전하도록 하는 신호
체계를 밝혀 내고 이를 통제할 수 있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필요한 세포와 조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지금은 고칠 수 없는 신경계질환이나 심장질환 등 난치병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 의사의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병 없는 세상을 만들 주인공
지금까지 치료용 배아복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사실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분야일 지도 모른다. 50년이 넘게 세계의 내로라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도전했어도 아직 진행 단계인 과제이니 말이다. 평생을 생명과학에 바친 과학자조차도 어려운 분야란 이야기다. 또한 이번 치료용 배아복제 성공을 두고 ‘인간배아도 하나의 생명체이다.’라는 주장과 함께 윤리적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간배아복제의 성과가 나쁜 목적으로 쓰일 수도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찬반 토론 주제가 인간배아복제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인간배아복제의 문제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은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어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하고, 그 어려운 과제를 우리나라 과학의 힘으로 이루어 냈다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것은 더 더욱 중요하다.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훌륭한 업적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가 직접 말했듯이 이제까지의 성공은 1막에 불과하다. 실용화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그리고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황 교수팀뿐만 아니라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서‘질병 없는 세상’을 만들 주인공은 바로 지금‘어린이 과학동아’를 읽고 있는 어린이 여러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