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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코로나19는 결국 풍토병이 될 확률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특성도 정확히 밝혀지기 전인 2020년 초,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일찍이 엔데믹을 예견했습니다. 전 세계가 방역 정책을 완화하며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지금, 다시 그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Q. 코로나19는 엔데믹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엔데믹(풍토병)은 무엇일까요. 바이러스를 온전히 막지 못했지만 이 정도는 견디고 살 만해진 상태를 인위적인 시각에서 풍토병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사회적 시각과 판단이 반영돼 있죠.


예를 들어 계절독감으로 매년 3000~5000명이 죽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일일이 신문에 나오지 않죠. 독감에 의한 희생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계절독감을 특정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병하는 질병으로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풍토병에 대한 판단은 유전체, 숙주의 종류 등 바이러스 고유의 특성뿐 아니라 인위적인 요소가 관여합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방어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바로 백신과 치료제죠. 일례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지만, 인플루엔자 백신과 ‘타미플루’라는 치료제가 있었기에 풍토병이 됐죠.


코로나19도 빠르게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됐고, 바이러스 자체는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는 변이가 출현했습니다. 여기에 봉쇄를 고수했던 전 세계의 방역 정책도 순차적으로 빗장을 풀며 엔데믹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인류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적이 있나요? 


새  로운 감염병이 등장했을 때 인간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박멸, 차단(차폐), 풍토병으로의 전환 등이 있습니다. 천연두가 감염병을 박멸한 유일한 사례입니다. 훌륭한 백신이 있었고, 감염대상(숙주)이 인간 한 종으로 한정돼 있어 가능했습니다. 인간만 통제하면 바이러스 감염원을 차단할 수 있었으니까요.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차폐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스는 발병이 없고, 메르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소수 발병하고 있습니다. 국소 지역에 차폐된 상태죠.


코로나19, 사스, 메르스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숙주의 범위가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 조류 등으로 굉장히 넓습니다. 사람만 통제한다고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소립니다. 박멸할 수 있는 가능성은 과학적으로는 ‘없다’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사스와 메르스는 백신과 치료제도 없었습니다. 


대신 거리두기, 환자 접촉 차단 등 방역 정책을 통해 감염된 사람들을 밀도 있게 통제했습니다. 지구 곳곳에 숨어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사스와 메르스는 인간 사이에서 막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글 : 이영애 기자

과학동아 2022년 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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