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가슴, 배 중 가슴에 달린 3쌍 6개의 다리. 상식처럼 여겨지던 곤충의 다리 수가 예전에는 달랐다는 연구가 나왔다. 약 3억 년 전 살았던 고생물의 화석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다리 24개의 초기 곤충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차이 첸양 중국 난징 중국과학원 난징 고생물 지질연구소 교수가 이끈 국제 공동연구팀은 곤충의 조상 고생물인 초샤 프라에쿠르소르(Chosha praecursor) 화석을 분석해 8월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6-10961-2
현생 곤충은 물속에 살던 갑각류 조상에서 진화해 육지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간 고대 곤충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육지로 올라왔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화석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 고생물학자들은 초기 곤충의 화석 기록이 거의 없는 3억 8500만 년~3억 2500만 년 전, 고생대 데본기 후기에서 석탄기 사이를 ‘육각류(6개 다리를 가진 동물) 공백기’라 부른다. 연구팀은 1985년 미국 텍사스에서 발견돼 갑각류로 분류됐던 화석을 다시 분석해 이 공백기를 설명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편광 현미경으로 화석의 몸통과 부속지를 면밀히 뜯어봤다. 분석 결과, 가슴에는 현재의 곤충처럼 3쌍의 다리가 있었고, 더듬이와 산란관 등 곤충만의 특징적 기관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화석 갑각류의 배에 또 다른 다리가 9쌍 있었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가슴에 붙은 3쌍의 다리까지 합하면 총 12쌍, 24개의 다리를 가진 셈이다.
연구팀이 이 생물의 특징을 토대로 계통 분석해 본 결과, 이 화석 생물을 육각류로 분류했으며 초기에 분화된 곤충의 조상이라 추정해 ‘Chosha praecursor’라는 종명을 부여했다. Chosha는 나바호어로 ‘곤충’을, praecursor는 라틴어로 ‘선구자’를 의미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초샤의 뒤쪽 부속지가 납작한 노처럼 생겨 물속에서 헤엄치는 데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화석이 발견된 미국 텍사스의 테스누스 지층은 후기 미시시피기 지층으로, 당시 육지와 가까운 해안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연구팀은 이 곤충이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살았던 ‘양서류형 곤충’일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에릭 티헬카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구과학과 연구원은 “곤충의 육상 진출을 이해할 화석 증거”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