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59분 30초. 42.195km를 2시간 동안 꼬박 2분 50초의 페이스로 달려야 가능한 기록. 김태희 기자가 쓴 마라톤 신기록 분석 기사를 읽으면서 저마저 숨이 가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재작년부터 조금씩 달리면서 제 몸의 연약함을 뼈저리게 느꼈는데(저는 30분도 겨우 달립니다), 세바스티안 사웨 선수가 만든 기록은 정말 상상도 닿지 않는 업적이었습니다. 인류가 인공지능(AI)을 창조하고 다시 달에 가는 이 시대에도 맨몸으로 이뤄낼 수 있는 무언가가 남았다는 사실이 경이로웠죠.
물론, 누군가는 이 대기록이 맨몸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 얘기합니다. 슈퍼 슈즈 논란, ‘기술 도핑’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일 겁니다. 여기에 관해 김태희 기자는 이 기록이 그저 신발 하나가 아닌 한계를 넘기 위한 수많은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취재하면서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슈퍼 슈즈를 신는다고 서브2를 깨겠어요?”라는 반문과 함께 말이죠.
끊임없는 도전으로 한계를 조금씩 밀어내는 것은 과학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과학동아 6월호는 단순하지만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마침내 풀어낸 연구를 세 가지나 소개합니다. 왜 양성자의 크기는 아직도 물리학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지, 왜 물은 4℃에서 가장 무거워지는지, 왜 정전기가 만들어지는지.
당연히 알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직도 몰랐다는 게 놀라운 질문들입니다. 꾸준한 질문과 연구로 이 미스터리들이 마침내 16년 만에, 50년 만에, 2600년 만에 풀렸죠.
다시 돌아가서, 마라톤 신기록 분석 기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슈퍼 슈즈도, 80/20 훈련법도 아닌 함께 달리는 존재, ‘페이스메이커’였습니다. 친구든 라이벌이든 비슷한 속도로 함께 달리는 존재가 있을 때 더 멀리,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지 않은가요.
페이스메이커. 함께 뛰어주는 사람. 과학동아는 어떻게 하면 과학을 좋아하는 여러분의 페이스메이커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해 봅니다. 과학은 16년, 50년, 2600년을 기다려야 하는 마라톤입니다. 과학의 꿈을 기르는 과정도 그럴 겁니다. 그 긴 여정이 즐거울 수 있도록, 과학동아가 여러분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기사의 모습으로, 강연과 페스티벌의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곁에서 과학의 즐거움을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