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워주세요, 한 200년쯤 뒤에.” SF 영화 속 단골 멘트였던 이 말이 서서히 물리 법칙의 옷을 입고 현실로 내려오고 있다. 냉동된 신체를 유리처럼 굳혀 보호하는 ‘유리화 기술’이 개발된 덕이다. 정말 인류는 냉동보존 기술을 이용해 불치병을 치료하고, 우주를 여행할 수 있을까. 죽음을 ‘종료’가 아닌 ‘일시 정지’로 재정의하려는 인류의 가장 차가운 도전을 취재했다.

AI 생성 이미지(Midjourney)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냉동이 되기를 결심한 인간. 오랜 시간 겨울잠에 들었다 우주에서 깨어난 인간. SF 영화와 소설은 예전부터 저온으로 인간의 생명활동을 정지하는 기술을 예언했고, 실제로 냉동보존 기술의 개발에 큰 영향을 줬다. SF와 과학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은 장면들을 만나보자.
[영화]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데몰리션 맨’은 IPTV 및 케이블 TV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I 데몰리션 맨(1993)
미국의 형사 존 스파르탄은 인질 구출 작전에서 인질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냉동 형벌을 선고받는다. 특수 액체에 담긴 채 급속 냉동 기술로 얼려진 그는 36년 후, 미국 정부의 손에 의해 깨어난다. 해동된 존은 정부의 지시로 살인범을 잡기 위한 임무를 시작한다. 냉동보존 기술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SF 액션 영화.

20th Century Fox
I 에이리언(1979)
2122년, 우주 화물선에 탑승한 승무원들은 광석을 캐고 지구로 돌아오는 길에 캡슐 안으로 들어가 동면에 든다. 이윽고 우주선 총괄 컴퓨터가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승무원들을 깨운다. 동면 기술을 이야기의 배경에 녹여낸 SF 호러의 걸작.

UPI
I 패신저스(2016)
새로운 행성을 찾으러 떠나는 우주선에 탑승한 승무원 258명과 승객 5만 명이 120년간 동면에 들게 된다. 그러나 30년 후, 우주선에 예상치 못한 오류가 생기면서 주인공 짐 프레스턴은 홀로 동면 장치에서 깨어난다. 90년 동안의 고독을 마주한 채.
[소설]

Star Books
I 제임슨 위성
(1931, 닐 R. 존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제임슨 교수는 냉동된 채 우주선에 실려 지구 궤도를 공전한다. 4000만 년 뒤 태양계에서 수백만 광년 떨어진 행성에 사는 사이보그 종족들이 우연히 이 우주선을 발견한다. 로버트 에팅거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1964년 인간의 냉동보존 기술을 처음 제시했다.

Doubleday
I 여름으로 가는 문
(1956, 로버트 A. 하인라인)
천재 공학자 댄 데이비스는 친구와 연인에게 배신당한 충격으로 자신의 반려 고양이와 함께 냉동 수면에 들기로 결심한다. 그는 30년 뒤에 수면에서 깨어나 복수를 준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