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난이도 | 한 페이지 뉴스
지상 약 300km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베지(Veggie)’라는 식물 재배시설이 있다.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발광다이오드(LED)로 광합성에 필요한 빛을 제공하는 일종의 ‘우주 텃밭’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케네디우주센터 연구팀은 베지에서 재배한 적색로메인상추(Lactuca sativa cv)의 영양분과 미생물학적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플랜트 사이언스’ 3월 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료를 서서히 내뿜는 세라믹 점토를 제작한 뒤 멸균 처리된 상추 씨앗을 심었다. 그리고 씨앗에 햇빛 대신 빨강, 파랑, 초록색 LED 빛을 쪼였다. 연구팀은 2014년 5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상추를 33~56일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연구팀은 수확한 상추를 지상의 케네디우주센터로 가져와 잎과 뿌리의 미생물군을 분석했다. 지구보다 더 습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자란 ‘우주 상추’에선 다양한 박테리아가 발견됐지만, 살모넬라나 대장균처럼 인간에게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성 미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영양 성분은 지구에서 기른 상추와 큰 차이가 없었다. 철, 포타슘, 소듐, 인, 황, 아연 등 식물 발달과 성장에 필요한 일부 영양 성분은 지구의 상추보다 더 풍부했다. 우주 상추가 사람이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 안전한 먹거리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우주에서의 식량 문제는 2030년대 추진될 유인 화성탐사 등 장기 임무에서 특히 중요하다.
지오아 마사 NASA 케네디우주센터 연구원은 “포장된 음식을 오랫동안 보관하면 맛뿐만 아니라 비타민 등 영양소도 줄어든다”며 “(우주 식물 재배는 우주인들에게) 신선한 영양소와 심리적인 안정감을 모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i: 10.3389/fpls.2020.00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