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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테크] “눈보다 손맛” 바이올린 이중주,  로봇 슈트 입으니 연주 능률 쑥

    합주할 때 상대와 눈을 마주 보며 연주하는 장면을 종종 본다. 그런데 눈 맞춤보다 ‘손 맞춤’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최근 시각, 촉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이 동원되는 악기 연주에서, 시각 정보보다 촉각 정보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월 11일, 프란체스코 디 토마소 이탈리아 로마바이오메디코대 첨단로봇공학과 교수팀은 파트너의 움직임을 실시간 진동과 힘으로 전달하는 로봇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연주자 간의 정밀한 협업을 하게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바이올린 이중주처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협업에서는 파트너의 손끝이나 몸짓을 눈으로 확인하는 시각 정보가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시각 정보는 뇌에서 처리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연주 중에는 자신의 악기와 악보에도 집중해야 하므로 파트너의 움직임을 놓치기 쉽다. 반면 촉각은 특히 운동 제어와 직접 연결돼 있어 시각보다 빠르다.


    연구팀은 연주자의 팔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미세한 힘을 전달할 수 있는 ‘2자유도 상지 외골격 로봇(two-degree-of-freedom upper-limb exoskeletons)’을 개발했다. 이 외골격 로봇은 두 연주자의 팔 각도 차이에 비례해 물리적인 ‘토크(회전력)’를 발생시킨다. 즉, 파트너가 활을 켜는 속도나 각도가 자신과 다를 때 이를 팔에 전해지는 저항감이나 당겨지는 느낌으로 바로 인지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20쌍의 바이올린 듀오를 대상으로 네 가지 조건(청각 신호만 제공, 청각과 시각 정보 제공, 청각과 촉각 정보 제공, 청각과 시각, 촉각 정보 모두 제공)에서 연주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로봇을 입고서 파트너의 움직임을 촉각으로 전달받았을 때 연주자 간의 박자가 가장 정확하게 일치했다. 이를 오직 청각만 사용하는 조건과 비교했을 때, 촉각을 추가하면 박자의 정확성이 약 23%, 시각과 촉각을 모두 사용할 경우 최대 약 33%까지 향상됐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외골격 로봇은 단순한 연주 보조를 넘어, 고도의 신체적 협응이 필요한 재활 치료나 원격 수술, 정밀 제조 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각적 주의력을 분산시키지 않고도 타인 혹은 기계와 완벽하게 합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포르미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외골격 로봇이 인간의 능력을 단순히 증폭시키는 것을 넘어, 인간 사이의 암묵적인 소통 채널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요한 다양한 실생활 시나리오에 로봇 기술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발표됐다. doi: 10.1126/scirobotics.aeb1901.

     

    외골격 로봇, 합주를 지배하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제작한 외골격 로봇은 어깨 파트와 팔꿈치 파트, 전기 신호 수신기로 이뤄져 있다. 외골격 로봇을 입고 연주자가 연주를 시작하면 서로의 촉감 신호가 전달된다.

     

    Science Robo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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