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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인터뷰] 서울대 학부대학 설립 “도전과 공감으로 미래를 여는 지성을 키우겠습니다”

    서울대가 3월,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공통교육을 강화할 목적으로 ‘학부대학’을 출범시켰다. 학부대학을 설립하는 건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2023년 3월 취임하면서부터 내건 목표 중 하나다. 학부대학을 통해서 서울대의 교육 혁신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2025학년도 입학생부터는 완전히 개편된 공통교육과정을 따라 학교생활을 한다. 이번 개편은 전공에 앞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지적 체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는, 대학 교육 혁신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4월 30일 노유선 서울대 학부대학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Q    ‘학부대학’ 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


    학부대학의 역할은 공통교육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데 있다. 서울대는 학부대학을 설립하면서 기존 대학 교육 분류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이제 서울대의 교육과정은 크게 공통교육과 전공교육으로 나뉜다. 전공교육은 각 전공 영역별로 특이적으로 진행되는 교육을 말한다. 한편 공통교육은 서울대 전체 학생들이 공유하는 교육과정을 말한다. 


    공통교육을 통해서는 공통핵심역량, 융복합역량, 글로벌역량 등 3가지 핵심 역량을 키운다. 구체적으로는 ‘베리타스 강좌’ ‘문화 해석과 상상’ ‘과학적 사고와 응용’ ‘공감과 공존’ ‘외국어’ 등의 과목이 공통교육과정에 속한다. 이를 통틀어 한 학기에 1400~1500 종류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1년에는 3000개가 되니 꽤 많은 시간과 교육적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현재는 서울대 학부대학의 인재상과 핵심역량에 부합하는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설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Q    설명을 들어보니, 서울대의 공통교육과정에는 통상 ‘기초교양’ 또는 ‘기본교양’으로 불리던 공통 이수 과목들이 들어있는 것 같다. 공통교육과정은 기초교양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교양 교육은 지식을 쌓아주는 방식이었다. 한편 서울대의 공통교육은 역량을 심어주는 과정이다. 학생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할 기초체력을 쌓는다. 역량은 다른 말로 자질이다. 탁구를 배우고, 자전거를 배울 때 운동신경이 길러지듯이, 자질을 기르면 세상이 아무리 빨리 변해도 미래사회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을 거다. 만능열쇠를 가르치는 셈이다.


    역량을 키우는 교육은 저학년 때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입학식부터 졸업식까지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입학 이후로 전공교육과 공통교육이 평행선을 달리며 함께 진행되는 식으로 설계했다.


    Q    서울대의 교육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인상이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이유가 있나?


    학부대학이 출범한 이유는 서울대에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때문이었다. 서울대가 연구대학이란 면모를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한편으로는 교육을 등한시했다. 그러나 이것은 서울대가 가지고 있는 국가적 책무와 배치되는 일이다. 국가를 주도할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키운다는 서울대의 책무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반성으로부터 학부대학 설립 논의가 시작됐다.


    혁신이 필요했고, 혁신을 위한 플랫폼이 필요했다. 이에 공통교육을 담당하면서 서울대 교육을 선도할 플랫폼으로서 학부대학이 자리매김하게 됐다.
    같은 이유로 교육 콘텐츠뿐 아니라, 교육하는 방식 면에서도 전혀 새로운 시도를 할 예정이다.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IT 기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최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를 시범 운영하려고 한다.


    Q    학부대학의 인재상은 ‘도전과 공감으로 미래를 여는 지성’이다. 공감이란 키워드가 눈에 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학생을 키우고자 하나?
    서울대 학생들에게는 남들과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공감능력은 남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이해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Q    한편, 학부대학이 설립되면서 서울대엔 기존 자유전공학부 외에도 ‘학부대학 광역’이란 새로운 모집단위가 생겼다.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자유전공학부와 학부대학 광역 모두 무전공으로 입학하며, 이후 전공을 결정한다는 데에서는 같다.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졸업할 때까지 자유전공학부에 소속된다. 만약 학생이 기계공학과의 교과 필수요소를 충족하면 졸업장에 ‘기계공학 전공’이란 글씨가 추가로 적히는 식이다.


    그런데 학부대학 광역으로 입학한 학생은 최소 2학기간 전공 없이 지내다가, 2학기 수료 이후 전공을 결정해서 적을 아예 옮겨간다. 이 경우 학생이 기계공학과로 전공을 결정하게 되면 졸업장에는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소속’이라고 적힌다.


    학부대학은 이런 자유전공학부와 학부대학 광역 소속 학생이 자신의 교육과정을 잘 설계하도록 돕는다. 나아가 서울대는 현재 전교생이 다전공(복수전공, 부전공 등)을 선택하게끔 촉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융합교육을 위해서다. 서울대 학생들의 전공탐색을 돕고, 연합, 연계전공을 운영하는 것도 학부대학의 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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