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나일강농어 거대한 물고기가 일으킨 재난 토착어류멸종, 식량자원고갈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호수 빅토리아에 거대한 농어가 등장, 생태계와 아프리카인의 단백지질 공급에 치명타를 주고 있다.


빅토리아 호수
 

거대하고 먹성좋은 나일강농어(Nile perch · 학명 Lates Niloticus)가 열대지역에서는 세계 최대인 빅토리아호에 침입, 작은 물고기를 멸종시키고 있다.

이 농어는 완전히 자랐을 때 무게가 2백50kg, 크기는 2m정도나 되며 플랑크톤이나 수초(水草)곤충의 알등은 전혀 먹지 않고 작은 물고기만을 잡아 먹는다. 이에 따라 빅토리아호의 2백여종 물고기가 거의 절멸상태에 빠져있으며 호수근처에 사는 원주민의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고갈되고 있다는 것이다.


길이 2m나 되는 거대농어와 여러가지의 작은 고기들.
 

30여년만 호수의 폭군으로

이 농어가 처음 발견된것은 50년대 후반이었다. 원래는 나일강에 살고 있었으며 빅토리아 호수에는 살지 않았다. 빅토리아호수의 생태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영국의 여러 조사단체에 따르면 빅토리아호수는 세계 다른곳에서는 살지 않는 2백여종의 토착어류의 보금자리. 호수의 크기는 6만8천km²나 되지만 이곳에 사는 물고기는 매우 작아 큰것이라야 30cm정도밖에 안된다고 한다.

이 2백여종의 작은 물고기들은 농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균형있는 먹이 사슬을 유지, 최종 약탈자(?)인 인간에게까지 중단없이 먹을것을 공급해 왔다.

그러나 50년대에 이따금 보이던 농어가 작은 고기들을 마구 잡아먹으면서 크게 번식, 현재에는 물고기중 80%가 농어라는 것이다.

어떻게 호수에 침입했을까

이 거대한 약탈자가 어떻게 나일강에서 호수에 들어 올수 있었을까? 동아프리카어업연구소(연구원은 대부분 유럽인)와 '우간다' 수산부가 이 문제에 대해 연구를 해 왔지만 아직도 시원한 해답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두가지 그럴듯한 설명이 나오고 있다. 하나는 나일강이 범람할때 농어가 오웬댐을 넘어 호수로 들어왔을것이라는 얘기이고 다른 하나는 우간다정부가 큰농어가 어업생산을 늘이는데 좋을것으로 생각, 농어를 나일강에서 잡아다 호수에 방류했을 것이라는 설이다. 그러나 우간다정부측은 그런일을 한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 작은 물고기들이 농어의 밥이 되어 더 이상 식량구실을 못하고 있다.
 

생태계 파괴의 위험 모델

농어가 등장한 이유는 어떻든 생태계의 파괴가 자연과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심각한것인지 빅토리아호수의 경우는 세계적 모델이 되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불과 30여년만에 물고기의 구성비율이 수만년 아니 수십만년에 걸쳐 일어날수 있는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도 놀랍거니와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나게 크다. 우선 동아프리카인의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에 차질을 가져왔다. 호수 근처의 어민들은 작은 그물이나 낚시로 작은 고기들을 잡아왔고 이 고기들을 말려서 아프리카의 여러도시와 유럽에 팔아왔다. 그런데 작은 고기는 잘 잡히지 않게 되고 큰 농어만이 번성하자 어획고가 현저하게 줄어 들었다.

이 큰 고기를 잡으려면 큰 배와 현대적 어획장비가 필요한데 가난한 아프리카 어민들로서는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또한 잡힌 농어의 처리 가공도 문제가 되었다. 왜냐하면 이 큰 고기를 잡아 말리려면 아프리카지역의 삼림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것이다. 지금도 나무들이 이 지역에서는 땔감으로 마구 잘려지고 있는 판인데 농어를 말리는데 또 잘려져야 할 판이다.

여기에다 작은 고기들의 수자가 줄어들자 말라리아가 과거보다 더욱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작은 고기들이 많이 있을때에는 모기의 알을 작은 고기들이 많이 먹어치웠는데 농어처럼 큰 고기는 이런것을 먹지 않는다. 따라서 모기가 보다 많이 번식하게 된것이다. 전문가들과 세계 식량농업기구는 빅토리아 호수의 이런 상황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트롤어선등 현대 장비를 동원, 농어를 박멸해야 할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호수를 끼고 있는 나라들 즉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등은 한숨만 쉴뿐 이런현대 장비를 구입할 자금이 없다고 울상이다.

1987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수산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