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인터넷 대중화를 위해 경품을 내걸고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곳이 많다.외부와 차단된 공간에 단지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만 설치돼 있다.참가자는 전화를 걸어서도 안되고 오로지 인터넷으로 필요한 이불이며 세면도구를 사고 음식을 시켜 먹어야 한다.얼마나 효율적으로 생활을 하느냐는 인터넷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루어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가에 달려있다.
이러한 게임은 미래사회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응하고 살 수 있는가를 점검해본다는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다.하지만 게임은 순전히 생존의 차원만을 강조한다.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해 입고,먹고,자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을 해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과거에도 그랬도 현재에도 그렇듯이 미래사회에서도 고도의 지적작업들을 수행하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사회에서 인간의 지적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우선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은 미래는 현재보다 훨씬 더 고도화된 네트워크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과거 사람들 사이의 먼 공간을 전화라는 통신 수단이 이어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현재 사람들 사이의 거리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때문에 전 세계인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고도의 정보통신사회로 변해갈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이런 사회에서 어느 물리학자가 슈퍼컴퓨터로 수십 시간을 요하는 계산을 해야할 필요를 느꼈다고 하자.그가 가지고 있는 컴퓨터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용 컴퓨터뿐이다.만일 네트워크를 통해 MIT대학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다면,혹은 남들이 자는 시간에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개인용컴퓨터들을 동원해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면 참으로 효율적일 것이다.
세계의 모든 컴퓨터를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이것이 KAIST전산학과 이광근 교수와 프로그램 분석 시스템 연구단이 꿈꾸는 것이다.하지만 여기에는 난관이 많다.첫째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킹처럼,다른 사람이 내 컴퓨터에 들어와 작업을 하고자 할 때 그가 위험인물이 아니고,그가 하고자 하는 작업이 내 컴퓨터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시에 내 컴퓨터의 정보는 사라져버릴 수 있다.둘째 내 컴퓨터에서 상대방이 작업하도록 허락했다고 할지라도 작업을 좀더 빨리 끝내고 가게 할 수 있다면 훨씬 효율적이다.때문에 프로그램을 최적화해서 컴퓨터의 점유시간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셋째 작업의 종류가 내 컴퓨터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일인 경우에도 이것을 변형해 내 컴퓨터로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그래야 전세계의 컴퓨터가 모두 소통하면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고급 두뇌만 할 수 있는 분야
이광근 교수와 연구단의 목표는 세계의 모든 컴퓨터가 연결된 네트워크가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다.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다양한 프로그램을 분석해서 전 세계의 컴퓨터가 소통할 수 있는 규정된 코드로 만들고,이들이 스스로 최적화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이 작업은 이미 만들어진 고도의 프로그램을 분석해서 거기에 새로운 지능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한 전문가들의 영역이다.연구단이 박사 3명,박사과정 5명,석사과정 3명의 고급인력으로만 구성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시제품이 나오는 3-4년 후에는 현재의 인터넷 서바이벌게임이 원시시대의 이야기가 될 정도로 세계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므로 첨단의 컴퓨터지식을 갖춘 전문가 구룹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지 않으면 안된다.다행히 다른 분야와 달리 시스템 분석은 우리나라의 기술이 세계수준과 거의 동등하다고 한다.이교수의 말대로 부지런히 준비한다면 세계의 네트워크를 우리의 기술로 통일할 날도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