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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장엄미와 풍부한 식생

중생대(2억 2천 5백만년전~6천 5백만년전)의 초기와 중기에 걸쳐 격렬한 지각운동과 변성작용이 일어났는데, 이때 지리산이 솟아올랐다.

천왕봉에서 서남서쪽의 노고단에 이르기까지 칠선봉 덕평봉 영선봉 토끼봉 반야봉 등 1천 5백m가 넘는 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지리산(智異山)은 소백산맥의 남부에 높이 솟아 있는 고원지대로서 그 주봉인 천왕봉은 해발 1천9백15m로 한라산 다음 가는 남한 제2의 고산이며 둘레가 7백리이고 낙동강과 섬진강의 분수령을 이룬다.
 

지리산의 주능선 방향은 천왕봉에서 서남쪽으로 칠선봉(1556m), 덕평봉(1510m), 영선봉(1586m), 토끼봉(1522m), 반야봉(1752m), 노고단(1506m)등의 여러 고봉으로 연결되며, 또한 천왕봉에서 동북동쪽으로도 계속 이어진다.

이 주능선 방향에 거의 직각으로 고도 7백m 내지 1천3백m에 달하는 여러개의 가지능선이 발달해 있는데, 고리봉(1305m), 형제봉(812m), 삼신봉(1284m), 황장산(942m), 왕시리봉(1213m)등의 봉우리가 여기에 솟아 있다.
 

낙동강과 섬진강의 지류들이 지리산에서 발원하여 동쪽과 남쪽으로 각각 흘러가며 이들 하천들은 비교적 급류를 이루고 있고 심한 하각작용(下刻作用)을 일으킨다. 따라서 계곡은 V자형의 깊은 협곡으로 되고 산봉우리는 둥근 모양을 형성하는 험준한 산세를 이룬다.

지리산은 그 침식과정으로 보아 대체로 장년기 초기에 가까운 지형이며 산록을 벗어난 구릉지대는 장년기 말기에 해당한다.

 

대부분 변성암류로 이루어져
 

한반도 남쪽의 지체구조(地体構造)는 크게 경기육괴, 소백산육괴, 옥천변성대, 경상분지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지리산과 태백산 일대는 소백산육괴에 속한다. 이 지리산을 형성하는 암석은 변성암류가 대부분으로, 이것은 우리나라의 바탕을 이루는 가장 오래된 암석중의 하나다. 그리고 지리산에는 이외에도 보다 젊은 변성화성암류와 화성암류도 소규모로 나타난다.

변성암류로는 편마암과 편암이 나타나는데, 이중 편마암이 지리산 일대를 거의 전부 덮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이 분포되어 있다.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은 물론이고 반야봉 노고단 칠선봉도 말할 것 없이 편마암으로 되어 있다.

편마암과 편암은 선캠브리아기(46억년전에서 5억7천만년까지의 지질시대) 중기에 퇴적된 셰일, 사암, 석회암 등의 퇴적암류가 그 후에 변성작용을 받아 생성된 것이다.

지리산의 편마암은 그 조직과 구조모양이 매우 다양하여 여러 종류들로 분류되는데, 흑색과 백색의 띠모양이 층층으로 나타나는 대상편마암, 띠모양이 불규칙적으로 혼성되어 있는 미그마타이질편마암, 장석이 흰 반점으로 크고 뚜렷하게 나타나는 반상변정질편마암, 화강암과 매우 비슷하게 보이는 화강암질편마암 등이 그것들이다.
 

편마암을 구성하는 광물로는 석영 사장석 미사장석 흑운모 등으로 대부분 되어 있지만, 백운모 규선석 녹이석 석류석 근청석 등도 소량함유되어 있다. 최근 석류석과 근청석 흑운모 등의 변성광물에 대한 실험암석학적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리산의 편마암의 생성 온도와 압력은 약 섭씨 7백도, 5kb에 달한다고 한다.

지리산의 편암은 소규모 렌즈상으로 편마암 중에 포위되어 나타나는데, 흑운모편암 석영편암 규암 클로리토이드편암 등으로 분류된다. 편암의 구성광물은 석영 흑운모 백운모 녹니석 클로리토이드 규선석 등이다. 편암은 인접한 편마암과는 그 접촉관계가 점이적으로 변하며 편마암이 만들어질 당시 그 기원퇴적암의 잔류물이다.

변성화성암류는 산청·하동·운봉일대에 남북방향으로 넓게 분포하는데, 그 종류로는 변성아노르소사이트 변성반려암 변성섬록암 변성섬장암 등이다. 이는 선캠브리아기 말기에 지리산 일대에 화성활동이 일어나 관입한 염기성 화성암류가 후에 변성되어 생성된 것이다.
화성암류로는 지리산의 주능선에 갈라져 나온 가지능선인 형제봉 부근과 산청 부근에 소규모로 분포되어 있는데, 그 종류로는 화강섬록암 섬록암 및 화강암 등이다.

동아대백과사전에는 "지리산의 주봉은 섬록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변은 화강암 화강편마암 지질이다"라고 설명돼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으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중생대에 산으로 솟아올라


지리산 일대는 선캠브리아기 중기에는 넓은 바다였으며 여기에 뻘 모래 석회분등이 퇴적 및 침전되어 셰일, 사암, 석회암 등의 퇴적암류가 처음으로 퇴적되었다. 선캠브리아기 중기에서 말기에 이르기까지 3번 이상의 지각변동과 변성작용이 일어났으며 이 결과로 이들 퇴적지층들은 편마암 또는 편암으로 변하여졌다. 또한 선캠브리아기 말에 산청·운봉·하동일대에 어느 정도 규모가 큰 화성활동이 일어나 염기성 화성암류가 관입하였다.

고생대(5억7천만년전에서부터 2억2천5백만년전까지의 지질시대)초기부터 중기에 이르기까지 지리산 일대는 다시 바다로 뒤덮였으며 따라서 두터운 퇴적 지층이 쌓였다. 고생대 말기에는 이 일대가 점점 넓은 호수로 변하기 시작하였고, 식물의 잔해인 석탄층이 셰일 사암 등의 퇴적 지층과 같이 두텁게 쌓이기도 하였다. 이들 고생대의 지층은 그 후에 침식작용과 삭박작용을 받아 대부분 소멸되어 버렸고 호남탄전지대인 화순탄광일대에 소규모로 남아 있다.

중생대(2억2천5백만년전~6천5백만년전)초기와 중기에 걸쳐 한반도에서는 격렬한 지각운동, 화성활동, 변성작용이 일어났는데, 이를 대보조산운동(大寶造山運動)이라 부르며 지리산 지역도 예외없이 이 운동의 영향권안에 들어갔다. 따라서 한반도의 대부분 지역이 솟아올라 육지로 화하였고 지리산 일대도 또한 높은 산지로 변하였다.

대보조산운동 이후 지금까지 약 1억5천만년 동안 지리산 일대는 비 바람 하천에 의해 계속 침식되고 삭박되었으며 아울러 융기작용도 일어나 젊은 고생대 지층들은 다 씻겨 없어졌고 나이 많은 선캠브리아기 암층들이 현재와 같이 노출되어 있다.

또한 침식작용이나 삭박작용은 대보조산운동에 의해 생긴 북동-남서방향의 지질구조나 그후의 단층구조 및 분포 암석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르게 행해졌기 때문에 현재의 지리산과 같이 웅장하고 변화 많은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게 되었다. 지리산 주 능선에 발달한 넓은 세석평지, 노고단, 쌍계사, 칠선폭포 계곡, 주능선과 가지능선의 발달 방향, 하천의 유로방향 등은 모두 이러한 독특한 지질학적 조건에 기인하여 생긴 것이다.

지리산의 지하자원
 

한편 지리산은 자원의 측면에서도 눈여겨볼만한 곳이다. 지리산 일대는 선캠브리아기의 지질이기 때문에 고생대의 지질로 이루어져 있는 강원도 태백산 일대와는 산출되는 지하자원의 종류가 매우 다르다.

이 지역에는 고령토 규석 금 은 니켈 수연 등의 광물이 산출된다. 고령토는 산청·하동일대에 넓게 분포하여 있지만 세계적으로 희귀한 암석인 변성아노르소사이트가 오랜 세월을 두고 풍화작용을 받아 생성된 것으로 매우 품위가 높다. 요업의 원료광물로 귀하게 쓰이는데 양질의 고령토는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출위주로 없애기 보다는 주요전략지원광물로 비축 되어야 하겠다.

남원군 산내면 뱀사골과 그외 여러 지역에서는 반도체 원료로 쓰이는 질좋은 규석광(SiO₂)이 발견되는데 이는 편마암류를 관입한 석영맥에서 산출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니켈과 수연광이 운봉면에서 발견되는데 경제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리산은 토질이 비옥하고, 천연의 처녀림이 수해(樹海)를 이루고 있어 우리나라의 어느 지역보다도 풍부하고 특이한 임상(林相)을 보이는 곳이다. 첩첩이 이어지는 산봉우리와 깊은 계곡의 신비경속에 고로쇠나무 신갈나무 거제수나무 등의 온대활엽수림이 울창하기 짝이없다.
 

군데군데 잔돌 사이로 들국화가 피어나는 세석평전


처녀림이 수해를 이루는 신비경

지리산은 해안에서 멀리 있고 산세가 높으므로 대륙성 기후의 특징을 보인다. 즉, 한여름의 기온의 고저차는 섭씨 15~20도를 나타내는데 표고가 높아짐에 따라 기온이 낮아져서 7월 중순 산록지방이 약 36~37도인데 비하여 산정에서는 19~20도를 나타낸다.

지리산의 산덩어리 전체는 몇 겹으로 산이 둘러싸였고 삼림이 울창하므로 우량이 많고 따라서 계류에는 항상 물이 그치지 않아 산록지역은 관개의 혜택을 입고 있다.

한편 첫서리는 10월 하순, 끝서리는 3월 중순인 것이 보통인데 겨울철의 3개월 간은 강우량이 적은 데다가 강한 북서풍이 산덩어리의 온도를 박탈하므로 수균(樹菌)의 피해를 초래하게 된다. 그러나 연간 강우량의 대부분이 여름철 3개월에 내리고 있고 기온도 높아서 식물의 생육에 적합하므로 울창한 삼림을 이루는 원인이 된다.

지리산은 한국 남부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바 식물상(植物相)의 구성에 있어서는 한국식물상의 기반인 소나무를 주로 하고 있고, 한국 남부의 대표식물인 서어나무와 겹쳐서 지리산의 식물지리학적 대표종인 졸참나무 참나무 등을 기본분자로 하여 전개된다.

중복지대에서는 굴참나무 등을 골자로 하고 산정에 이르며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물푸레나무 신갈나무 등을 주종으로 하고 있다. 한편 산의 능선 근처에는 가문비나무 분비나무 고채목 등을 기초로 하는 식물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산의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식물상도 달라진다. 침엽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해발 약 2백50~3백50m에서 8백~1천1백50m까지는 소나무대라고 할 수 있고, 약 1천1백~1천3백m까지는 분비나무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활엽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는 약 5백~6백m까지는 졸참나무·참나무대, 5백~1천m까지는 졸참나무대, 1천~1천4백m까지는 신갈나무대, 1천4백~1천8백50m까지는 고채목대라고 할 수 있다.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 근처에는 가문비나무 분비나무로 덮여서 멀리서 보면 검푸른데, 여기에 사스레나무 털진달래 마가목 철쭉나무 부게꽃나무 신나무 꽃개회나무 등을 혼생시키고 있다.

또한 사스레나무 좀고채목 물앵두나무 털진달래 붉은병꽃나무 등은 왜형화 되어서 각기 집단을 이루거나 다른 식물과 혼생하고 있다. 초본식물은 종류가 많지 않아서 김의털 포아풀 산오이풀 산구절초 개쑥부쟁이 돌양지꽃 꽃며느리밥풀 다북고추나물 남분취 참시호 네귀쓴풀 산괭이사초 두메사초 등이 정상 근처의 식물구계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천왕봉의 식물로서 진귀한 식물을 들면 백두산에만 자생하는 백두사초가 지리산정에도 자생하고, 금강산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우꼬리풀이 천왕봉에도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 등이다. 그리고 지리산에 특유한 정상식물로서는 좀고채목 실사초 등의 고유종이 자생하고 있다. 지리산은 남한의 삼림 총축적량 3백14만4천6백28m³의 19%를 차지하고 있으며 곳곳에 원시림의 밀림지대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입목수종은 소나무 잣나무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등의 침엽수와 사스레나무 신갈나무 층층나무 박달나무 서나무 때쭉나무 등의 활엽수와 대나무 등이 있다. 그리고 목본식물은 2백45종, 초본식물은 5백79종 등 모두 8백24종이며 그중에는 약용식물 1백74종, 식용식물 2백85종이 포함되어 있다. 식물경관으로 특이한 것은 3백년 이상의 수령을 가진 올벚나무가 화엄사 경내에 있고 이것은 천연기념물 제38호로 지정되어 있다.

세석평전의 철쭉과 피아골의 원시림

세석평전을 덮고 있는 철쭉나무 군락, 피아골의 원시림 등도 유명하다. 지리산의 약초는 국내수요는 물론 홍콩으로 많이 수출하여 외화획득의 자원이 되고 있는데 중요한 약초로는 산수유 오미자 익모초 작약 천궁 도라지 구절초 능소화 화살나무 천남성 연영초 지황 만병초 석장포 자금우 개비자 탱자나무 현삼 구기자 등이 있다.

식용식물 2백85종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는 고비 고사리 오미자 왕머루 보리수 잣나무 종덩굴 다래나무 상수리나무 으아리 고광나무 산딸기나무 등이 있다. 또한 차의 대용으로는 차풀 생강나무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밖에 화엄사에 가면 주지스님이 내놓는 차가 있는데 빚깔도 홍차와 꼭 같고 향기가 높다. 이것은 중국 당나라에 유학갔던 김대렴스님이 서기 828년에 그곳에서 씨를 갖다가 지리산에 심은 것이라고 한다. 봄에 어린 잎을 따서 말려두고 차를 달여서 손님을 대접한다.

지리산의 짐승과 새들

지리산의 야생동물은 포유류가 15과 41종이고 조류가 39과 1백65종이 보고되어 있다.

포유류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는 사향노루 대륙사슴 오소리 목도리 담비 곰 표범 청설모 다람쥐 고슴도치 붉은박쥐 등을 들 수 있다.

지리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류로는 꾀꼬리 곤줄박이 진박새 동고비 직박구리 물가마귀 쏙독새 파랑새 호반새 청호반새 큰오색딱다구리 매 꿩 등이다. 한편 곤충류로는 나비목 1백17종, 풍뎅이목 49종, 진딧물 49종이 기록되어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의 세부계획에는 자연보존지구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야생생물의 보호관리에 힘써야 할 지역으로 전남 구례군 산동면내의 고산식물의 보존과 사향노루번식지 보호구역으로 해발 1천m이상 10.8㎢ 전남 구례군 토지면내 해발 1천m 이상 10.9㎢원시림 보존지역, 그리고 산청지구의 경남 산청·함양·하동군내 해발 1천5백m이상 7.9㎢ 한대식물보존지역을 들 수 있다.

1986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김형식 교수
  • 정영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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