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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술잔을 부딪치며 회포를 풀듯, 야생의 침팬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음주’ 교류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킴벌리 호킹스 영국 엑서터대 생태학과 교수팀은 최근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의 칸탄헤즈 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들이 알코올이 함유된 발효 과일을 나눠 먹는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호킹스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4월 21일 게재한 논문에 담겼다. doi: 10.1016/j.cub.2025.02.067
엑서터대 연구팀은 칸탄헤즈 국립공원 속 멸종위기 야생동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자연보존과학과, 생태학과 등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칸탄헤즈 침팬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호킹스 교수팀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에 침팬지들이 발효 과일을 섭취하고 공유하는 장면을 10차례 촬영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침팬지들이 섭취한 과일은 ‘아프리카 빵나무(Treculia africana)’로, 자연적으로 발효되면 최대 0.61%의 알코올이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침팬지들이 발효된 과일을 공유하는 행위가 단순한 식량 분배를 넘어 사회적 유대를 강화했다고 해석했다. 침팬지들은 일반적으로 음식을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행동은 이례적이며 사회적 의미를 내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인간의 알코올 소비도 진화적으로 깊은 뿌리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약 1000만 년 전, 인간과 아프리카 유인원의 공통 조상은 에탄올을 분해하는 효소를 진화시켰다. 이는 자연 발효된 과일을 섭취하는 데 유리한 적응이었을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유전적 변화는 인간의 알코올 소비 문화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Current Biology
킴벌리 호킹스 영국 엑서터대 생태학과 교수팀이 기니비사우의 칸탄헤즈 국립공원에서 촬영한 야생 침팬지들 모습. 발효된 과일을 나눠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