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매질을 에테르로 가정하고 에테르에 대한 지구의 절대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실험이 시행됐으나 결과는 불가능이었다. 결국 빛은 매질이 필요없고 빛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빛의 속도를 최초로 재려고 시도한 사람은 뉴턴이었다. 그는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산 꼭대기에 세워 둔 거울에 빛을 보내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재려고 시도했다. 그러면 거울까지의 거리의 두배(갔다가 왔으니까)를 시간으로 나누면 빛의 속도가 될 것이다.
빛의 속도
그러나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빛의 속도를 감안하면 그 실험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빛은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도는 속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웬만한 거리는 갔다오는데 전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턴이 빛을 보내는 시각이 곧 거울에 반사된 빛이 보이는 시각이었을 것이므로 시간 차이를 잴 수 없었을 것이다.
그 후에 빛의 속도를 최초로 얻은 사람은 덴마크의 천문학자인 뢰머였는데, 그는 목성의 위성인 이오의 공전주기를 측정하다가 우연히 빛의 속도를 계산하게 되었다.
그는 이오가 목성 주위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지구가 목성을 향해서 갈 때보다 목성에서 멀어질 때 항상 더 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를 여러가지로 검토한 결과 빛이 지구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간 간격을 재는 것이기 때문에 지구가 목성으로부터 멀리 있다고 주기가 길어지는 것은 아니다.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나기 때문에 어차피 시간 간격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접근하면서 재느냐 아니면 멀어지면서 재느냐 하는 것은 다르다. 시작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의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마치 도플러 효과에서 음원에 접근할 때는 파장이 짧아지고 음원에서 멀어질 때는 파장이 길어지듯이 지구가 목성에 접근할 때는 이오의 공전주기가 짧고, 멀어질 때는 주기가 길어진다. 그 시간 차이를 게계 더해가면 결국 지구가 목성에 가장 가까웠을 때부터 가정 멀 때까지의(지구의 공전지름)를 빛이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되고 그 당시 알려져 있었던 지구의 공전 지름을 그 시간으로 나누면 빛의 속도가 된다(그림1).
지상에서 최초로 빛의 속도를 잰 사람은 피조우다. 그는 톱니바퀴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톱니바퀴 사이로 빛을 보내 멀리 떨어져 있는 거울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지극히 짧은 시간을 재는데 성공했다. 톱니를 고속으로 회전시켜서 톱니 사이로 빛을 보낼 때, 회전수가 적으면 톱니사이로 빛이 빠지자 마자 다시 그 구멍으로 돌아오지만 회전수를 점점 늘려가면 빠져나간 빛이 돌아올 때 다음 톱니에 걸려서 돌아올 수 없게 된다. 1초 동안의 회전수와 톱니수를 알면 톱니 한개가 지나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고, 반사하는 거울까지 거리의 2배를 그 시간으로 나누면 빛의 속도가 된다(그림2).
빛의 매질
파동은 매질이 단진동 운동하고 그 단진동 운동하는 것이 매질을 타고 퍼지는 현상으로, 매질이 없는 파동은 생각할 수 없다. 물결파는 물 위에서 발생하고 지진파는 땅(地)이 매질이며, 음파는 공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소(疎)와 밀(密)이 번갈아 생기면서 퍼지는 것이다.
물이 없는 물결파는 생각할 수 없고 땅이 없는 지진은 있을 수 없다. 물결파나 지진파는 눈으로 보이고 감각으로 느낄수 있으니까 분명해 보이지만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아 과연 공기가 없어도 소리가 들릴 것인지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간단한 실험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작은 종을 넣고 밀봉한 유리관을 흔들어 종을 칠 때 유리관 속에 공기가 있으면 유리관의 밖으로 소리가 들리지만 공기펌프로 유리관 속의 관기를 모두 빼버리면 아무리 유리관을 흔들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공기가 없는 우주에 나가서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러면 전자기파인 빛은 무엇이 매질인가?
빛이 있는 곳에는 항상 그 빛을 있게 하는 매질이 있어야 할 것이다. 공기 물 유리 방해석 등 어떤 물질이라도 존재해야 한다. 심지어 아무것도 없는 공간인 진공에도 빛의 매질은 있어야 한다. 그 매질은 질량이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아야 하면서도 탄력은 극단적으로 커야 한다. 왜냐하면 탄력이 좋을수록 파동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인데 빛의 속도는 다른 어떤 파동보다 빠르다.
지금으로부터 1백년 전쯤까지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아직 포착되지는 않았지만 그러한 매질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우주를 꽉 채우고 있을 그 가상의 물질을 '에테르'라고 이름까지 지어 놓았다.
우주에서 A와 B의 두 물체가 서로 등속으로 접근하고 있을 때,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어느 것인가? A는 정지해 있고 B가 다가오는 경우, B는 정지해 있고 A가 다가오는 경우, A와 B가 동시에 다가오는 경우, 이 세가지 중 어떤 것인가를 결정할 물리적인 유일한 방법은 에테르를 이용하는 것이다.
"흔들리거나 덜컹거리거나 불안한 것이 움직이는 것이고 가만히 있는 것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라고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마찰이 없는 우주에서는 모든 물체가 완벽하게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므로 흔들리거나 덜컹거리거나 불안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혹자는 물체를 떨어뜨려 보아서 똑바로 떨어지면 정지해 있는 것이고 한쪽으로 치우쳐서 떨어지면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가속운동하는 물체에서나 일어나는 현상이지 등속으로 움직이는 물체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지구는 하루에 한번씩 자전하면서 태양주위를 초속30km로 공전하고 있는데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의 모든 행성을 거느린 태양도 은하의 중심을 훨씬 빠른 속도로 돌고 있고, 그 속에 태양계를 갖는 우리 은하도 다른 은하에 대해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지구에 있는, 학교의 교실에 앉아 있는 우리의 진짜(?) 속도가 얼마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에테르는 우주 전체를 채우고 있으면서 절대로 정지한 것이라고 생각되었으므로 에테르에 대한 속도를 재면 모든 물체의 절대적인 진짜속도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에테르에 대해 운동하고 있는 것이 진짜로 운동하고 있는 것이며, 에테르에 대해 정지하고 있는 것이 진짜로 정지해 있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에테르에 대해 정지해 있는 위치에 있는 과학자가 물리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된다. 왜냐하면 모든 물체의 물리적인 자료가 에테르를 기준으로 한 진짜속도로 되어 있을 것이므로 항상 자신의 속도를 고려하여 자신의 좌표로 자료를 변환시켜야 하는데 에테르에 대해 정지해 있는 사람은 그 자료를 그대로 쓰면 되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비유가 가능할 것이다. 즉 영국이나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다른 곳에 태어난 사람보다 문화적으로 유리하다. 왜냐하면 문화적인 자료가 영어로 기록되어 있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의 사람들은 그것을 자기의 말로 번역해야 되지만 그들은 그대로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에테르에 대한 절대속도
그래서 에테르에 대한 지구 절대속도를 재기 위한 실험 1887년 마이켈슨과 그의 제자 몰리에 의해 시도되었다.
지구의 공전속도는 태양에 대해 약 30km/초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적인 속도가 아니고 태양에 대해 상대속도일 뿐이다. 태양도 다른 별에 대해 운동하고 있으며 태양이 속해있는 우리 은하도 운동하고 있으므로 지구의 속도가 30km/초라는 것은 순전히 태양에 대해서만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테르가 지구를 따라 회전할 확률은 없을 것이므로 1년 중 지구의 속도가 최소한 30km/초인 계절이 있을 것이다.
빛은 에테르를 매질로 해서 전파하고 있으므로 빛을 따라가면서 재는 속도는 다르게 측정될 것이다. 그러나 빛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웬만한 속도는 빛에 대해서 정지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의 라이트를 켜고 달리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자기 차가 내는 빛의 속도와 달려오는 차에서 나오는 빛의 속도는 당연히 다르게 측정되어야 하지만, 자동차가 2백km/시의 속력으로 달려도 빛의 속도의 0.0000185% 밖에 안되기 때문에 측정이 불가능하다. 그러한 상황은 8km/초의 속력으로 달리는 로켓 안에서도 별로 개선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공전하는 지구 위에 살고 있다. 지구의 태양에 대한 속력이 30km/초인데 이는 빛의 속도의 1만분의 1이므로 실험장치만 정교하면 그 차이를 포착할 수 있다.
마이켈슨은 빛의 속력을 정밀하게 재는 전문가로서 실험의 정확도는 다른 학자들도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실험했다. 1년을 두고 계속 실험했으나 예상되는 결과를 얻는데 실패했다. 즉 그 실험을 인정한다면 빛이랑 빛을 따라가면서 재도 빛의 속도이고 빛을 거슬러 가면서 재도 빛의 속도가 된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빛의 속도와 같은 속도로 빛을 좇아가도 빛은 여전히 빛의 속도로 도망간다.
그 실험결과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예를 들어 어떤 학자는 물체가 움직일 때는 에테르를 끌고 가기 때문에 지구가 움직여도 지구 주위의 에테르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했고, 어떤 학자는 모든 물체는 운동방향으로 길이가 짧아진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이들도 이들을 일관성 있게 설명하지는 못했다.
만약에 마이켈슨과 몰리의 실험이 성공했다면 지구의 절대석도가 측정되는 것이고 그런 방식으로 모든 물체의 에테르에 대한 속도가 확정이 되면 어떤 물체가 물리적으로 우세하느냐 하는 것이 결정된다.
이것은 우주에 두 물체가 서로 10이라는 속도로 접근하고 있을 때, 그 두 물체가 각각 5의 속도로 접근하는 것인지, 하나는 가만히 있고 다른 하나가 10으로 접근하는 것인지, 아니면 뒤에 있는 것의 속도가 앞에 보다 10이 빠른 것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주에 한개의 물체가 있어도 그것이 정지한 것인지 운동하고 있는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실험의 결과는 그와같은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석하는 수 밖에 없다. 비교할 대상이 없는 운동이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아인슈타인은 주장한다. 빛은 매질이 필요없고 공간 그 자체가 매질이기 때문에 에테르라는 물질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빛의 속도는 누구에게나 같다. 따라서 어떠한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나 물리적으로 우세한 위치가 있을 수 없다.
지구는 상하 좌우 전후가 대칭이므로 어디에서나 물리적으로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