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기장을 따라 먼 거리를 이동하는 바다거북이 특정 장소를 기억하는 데에도 자기장을 활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케일라 고포스 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연구원(현 텍사스A&M대 생물학과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은 자기장을 재현한 수조에 바다거북을 넣고 행동을 관찰한 결과, 바다거북이 산란지같은 특정 장소를 자기장을 따라 추는 춤을 통해 기억했다고 2월 1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4-08554-y
연구팀은 어린 붉은바다거북(Caretta caretta)을 수조에 넣고 수조 속 일부 구역에만 대서양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만들어 그곳에서 2개월 동안 먹이를 제공했다. 이후 연구팀이 먹이 공급을 중단했음에도 바다거북은 해당 자기장 구역에 다가가면 팔을 퍼덕이며 원을 그렸다. 연구진은 이 행동을 ‘거북 춤(turtles dance)’이라고 이름 붙였다. 특히 바다거북은 실험 종료 후 4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처음 먹이를 먹던 장소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바다거북이 특정 지역의 자기적 특징을 학습하고, 이후 춤을 추는 행동으로 장소를 기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다른 이주 동물에게도 유사한 능력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에 참여한 켄 로만 노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는 “이주 동물이 특정 위치까지 여행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