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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가에게 필요한 것

공간지각력, 상상력 그리고 언어



Q 건축학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A 우선 자기가 상상하는 공간을 그림이나 모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공간지각력과 상상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실제 사람들이 그 안에서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어로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건축가는 교수부터 고객, 심사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에게 자신의 건축물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Q 건축학과 건축공학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크게 분류하면 건축학은 ‘건축사와 이론’ ‘설계’ ‘시공’ 같은 분야로 이뤄져 있고 건축공학에는 ‘구조’ ‘시공’ ‘환경’ 등의 분야가 있습니다. 학교를 짓는다고 생각해 볼까요.


우선 본받을만한 좋은 건물이 있는지, 그 안에 어떤 생각이 담겨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바로 이 분야가 가장 인문학적인 ‘건축사와 이론’입니다. 다음으로 얼마나 많은 인원이 학교를 사용할지, 1인당 면적은 어느 정도 필요할지 정하는 ‘계획’ 단계가 있지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종합해서 구체적으로 방의 모양과 크기, 재료를 결정하는 것이 ‘디자인’입니다. 여기까지가 건축학이 다루는 영역입니다.


‘구조’ 분야에서는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모습을 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건물을 만들 수 있을지를 연구합니다. ‘시공’은 적당한 예산과 시간 안에 학교를 완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공부하는 데 알맞은 조도, 습도, 온도 같은 조건을 연구하는 분야를 ‘환경’이라 합니다. 이들이 바로 건축공학에 속합니다.


▶ 어울림

환경과 역사가 담겨있는 건축


Q 오늘날에 맞는 건축물은 어떤 것일까요?



A 예전에는 홀로 아름다운 건축이 중요했다면 요즘에는 주변환경과 어울리는 건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형 유리건물은 지을 때는 멋졌을지 모르지만 날씨의 영향을 너무 크게 받아 그 안에 살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점점 빛, 바람, 습도와 같은 자연조건을 잘 이해하고 생활하기에 부족한 부분은 인공적으로 보완해 환경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Q 최근 들어 ‘도시 재생’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는데요. 건축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A
과거에는 낙후된 곳을 무조건 ‘깨끗하게’ 하기 위해 기존의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재개발 위주로 정책이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간과 환경에 담겨있는 이야기와 역사를 살리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도시 재생’입니다.


이에 따라 건축에서는 리모델링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건축물은 그것이 위치한 장소와 그 안에 살던 사람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이런 이야기는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짓기에 급급했습니다. 리모델링을 하면 시대에 맞춰 건축물의 역할을 변화시키면서도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는 지킬 수 있습니다. 저는 리모델링이 ‘시간과 시대를 이어준다’고 생각합니다.



▶ 미래와 진로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집



Q 건축학과를 졸업하면 어떤 진로를 가게 되나요?


A
설계사무소, 건설회사, 개발자문회사 등 건축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리더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영화 ‘건축학개론’은 다들 보셨죠? 실제 그 영화의 감독이 건축과 출신입니다. 공간에 대한 이해는 예술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인 능력입니다. 건축학을 공부하면 이 부분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강점을 가지게 됩니다. 앞으로 문화예술계 전반, 특히 공연이나 전시회 같은 문화이벤트 기획 분야에서 건축과 출신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3D 프린터가 건축학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건축가가 디자인한 도면과 건축재료를 우리에게 보내면, 우리는 3D 프린터로 이 집을 ‘찍어내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가 설계한 집을 3D 프린터 하나면 남극에서도 쉽게 지을 수 있습니다. 많은 건축가, 사업가, 프린터기술자들이 여기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Q (사회자) 건축학과는 5년제로 알고 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미국에서 처음 건축학과가 만들어질 때, 건축사자격증을 따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해서 5년제로 정했다고 합니다. 이후 미국의 교과과정이 국제 기준이 되면서 지금처럼 굳어지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건축학과도 대부분 5년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 학기 동안 직접 건축물을 만들어 보는 ‘건축설계스튜디오’ 과목 때문입니다. 졸업하려면 이 과목을 총 10번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한 학기당 하나밖에 못 듣기 때문에 총 10학기 즉 5년을 다녀야 하지요. 이건 편입을 해도 마찬가지예요. 이 시간 동안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로 옮기는 훈련을 반복해야 진정한 건축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Q 조장현(풍무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DDP를 건축학적으로는 비정형 구조라고 부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직육면체가 아니라 곡률이 계속 변하는 형태로 생겼기 때문이지요. 기술적으로도 유선형의 항공기를 설계할 때 쓰이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실제 모습을 구현해 냈습니다. 또한 땅과 건축이 연속되는 일체형 구조이기도 하지요. 이런 점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건물입니다.


하지만 그곳에 원래 있었던 동대문 운동장과 야구장을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100년 가까이 이어져왔던 이야기가 DDP에 어느 정도 담겼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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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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