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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레이션] 뉴럴링크가 보여준 건 혁신일까, 허상일까?

    핵심 요약

    ㆍ 뉴럴링크는 2024년 사지마비 환자가 뇌파로 마우스 커서를 조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ㆍ 기존 BCI 칩의 뇌 손상 위험을 줄이고 무선 통신과 유연한 전극을 통합해 상용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ㆍ 그러나 소프트웨어 발전은 미흡하며, 신체 기능 복원이라는 목표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2024년 2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가 “뉴럴링크 첫 임상시험 참가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였다”고 깜짝 발표했다. 1월 29일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한 지 3주만에 생각만으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였다는 거다. 이에 놀라움을 표하는 대중도 있었지만, 일부 연구자들은 이미 20년 전부터 가능했던 기술이라며 비판했다.


    과연 머스크가 발표한 뉴럴링크의 기술력은 진짜일까.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를 어떻게 연결했고, 이 기술은 얼마나 대단한 걸까. 뉴럴링크를 통해 BCI 분야의 최신 성과를 들여다본다.

     


    👀 마우스 조작, 20년 전부터 가능했다?


    ㆍ BCI 기술이란 📒 : 뉴럴링크의 임상시험과 같이 뇌파 측정기, 전극이 달린 칩 등의 장치를 통해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기술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劁rain-Computer Interface) 기술이라고 부른다. BCI 기술은 뇌가 보내는 다양한 신호를 통해 뇌 활동을 측정한다. 이때 핵심이 되는 뇌 신호가 전기 신호인 ‘뇌파’다. 뇌의 신경세포, 즉 뉴런이 서로 소통할 때 전기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이다. 


    ㆍ 뇌파 측정 방법은? 💉: 두개골을 열어 장치를 삽입하는 ‘침습적 방식’과 두피에 장치를 부착하는 ‘비침습적 방식’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비침습적 방식은 외과적 수술을 하지 않아도 돼서 비교적 안전하지만, 두개골이 뇌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침습적 방식보다 훨씬 적다. 


    ㆍ 2005년 뇌파로 마우스 움직여 💻: 2002년 존 도너휴 미국 브라운대 신경과학과 교수팀이 처음으로 칩습적 방식을 이용해 원숭이의 뇌파로 마우스 커서를 움직였다. 3년 뒤인 2005년에는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칩을 삽입해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데도 성공했다. 즉 머스크가 발표한 원숭이와 인간 실험은 적어도 20년 전에 이미 성공을 거둔, 전혀 새로운 결과가 아니다.

     


    👀 뉴럴링크가 보여준 변화, 하드웨어의 혁신


    ㆍ 기존 BCI 칩, 뇌손상 우려 컸다 😖: 뉴럴링크 이전까지 침습적 BCI 실험에는 미국 기업인 ‘블랙록 뉴로테크’가 개발한 ‘유타 어레이’ 칩이 주로 사용됐다. 이 칩을 뇌에 한꺼번에 박은 뒤 외부로 선을 빼서 컴퓨터와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뇌에 장착하는 동안 뇌혈관을 건드릴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딱딱한 칩 때문에 뇌조직이 손상될 우려도 있다. BCI 전문가 조일주 고려대 의대 교수는 “대뇌피질의 강도는 두부 정도인데, 여기에 금속 바늘을 박아놓은 격”이라며, “실험 대상이 활동하면서 두뇌가 흔들리면 바늘 주변 뇌 부위에 손상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ㆍ 안전성 강화한 임플란트 칩으로 뇌속에 쏙💡 : 뉴럴링크는 뇌파를 전달받기 위해 5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원판에 64개의 실이 붙어 있는 형태의 ‘N1 임플란트’ 칩을 이용한다. 이 칩은 무선으로 통신할 수 있어서 외부에 뇌파를 전달하기 위해 따로 전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다. 그 덕분에 수술 후 머리카락이 자라면 BCI 장치가 감쪽같이 숨겨진다. 조일주 고려대 의대 교수는 “거대하고 불편하며 뇌손상의 우려가 있는 기존 침습적 BCI 장비를 가볍고 안전하게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했다.


    ㆍ 상용화 길 열어💊: 뉴럴링크가 선보인 각각의 기술만 놓고 보면 그들이 독자적으로 처음 개발한 기술은 아니다. 유연한 전극, 바느질 로봇, 무선 통신 기술은 이미 다양한 그룹에서 오랫동안 연구돼 왔다. 하지만 뉴럴링크는 이 모든 기술을 통합해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세상에 내놨다. 이런 점에서 임창환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뉴럴링크를 ‘아이폰’에 비유했다. 그는 “기존에 있었던 기술을 최적화해서 집약해 아이폰이 탄생한 것처럼, 머스크 특유의 추진력으로 뿔뿔이 흩어진 연구를 한 데 모아서 일종의 종합 예술을 이뤘다”고 말했다.


    뉴럴링크가 BCI의 하드웨어적 발전을 선도하고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맞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는 기존보다 나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진 않았다. 또한 BCI 기술을 활용해 신체 기능을 복원하거나 향상시키는 초반 목표까지 아직 다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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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탐구 활동
    1. BCI 기술의 윤리적·사회적 문제 
    뇌 신호 해킹 위험, 전자 마약 등 BCI 기술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윤리적·법적 규제 방안에 관해 토의 
    2. 라이팅 BCI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 
    뇌에 정보를 입력하는 라이팅 BCI 기술의 현재 발전 수준, 가능성에 관해 탐구

     

    관련교과
    ㆍ 2015 개정 : 과학사, 융합과학, 생명과학II, 생활과 윤리
    ㆍ 2022 개정 : 생명과학, 윤리 문제 탐구


    관련계열 및 학과
    ㆍ 자연 계열 : 생물학과, 생명과학과
    ㆍ 공학 계열 : 전자공학과, 생체의공학과, 컴퓨터공학과/소프트웨어학과
    ㆍ 교육 계열 : 과학교육과, 기술교육과
    ㆍ 의학 계열 : 신경외학과, 재활의학과
    ㆍ 인문 계열 : 철학과/윤리학과, 사회학과, 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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