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세상이 주목해야 하는 곳에 시선을 두고, 발 빠르게 그 소식을 전한다. 2024년, 언론은 전쟁과 시위, 자연재해, 기후위기로 쉴 곳을 잃은 사람들을 렌즈에 담아 공감과 사회적 변화를 촉구했다. 2025년엔 그들에게 평화가 깃들길 기원하며 월드 프레스 포토가 뽑은 올해의 사진을 살펴본다.
퀘벡 소방대의 일상 | Charles-Frédérick Ouellet
2023년 여름, 캐나다는 숨 막히는 더위와 메마른 대지 위에 타오른 거대한 산불에 휩싸였다. 불길은 퀘벡의 숲을 삼켰고, 520만 헥타르의 숲이 재로 변했다. 1만 4000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 산불을 진압하던 소방대원이 타버린 숲속에서 허망하게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검은 숲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카호프카 댐: 전쟁터의 홍수 | Johanna Maria Fritz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카호프카 댐이 전쟁 중 폭발로 손상되면서 강 하류의 헤르손 지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홍수는 19일간 지속됐다. 이로 인해 최소 1만 7500채의 주택이 침수됐고, 수백 명이 사망했다.
미얀마 혁명 | Ta Mwe
쿠데타로 민주정부를 전복한 미얀마 군부에 대한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군부는 이를 폭력으로 진압했다. 이로 인해 4000명이 사망했다. 평화 시위는 무장 저항으로 바뀌어 인민방위군과 군부의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작가는 흑백 필름으로 민주주의를 상실한 어두운 시대를 기록했다.
아마존의 가뭄 | Lalo de Almeida
2023년부터 지금까지 아마존에선 12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테페 지역의 약 158개 강변 마을은 수로가 마르며 고립됐고, 기본 식량과 약품의 재고는 크게 줄었다. 테페 마을의 어부는 메마른 강바닥을 수 킬로미터씩 걸으며 삶을 이어가고 있다.
반란 | Gabriela Bil
브라질 대통령궁 창문이 깨졌다. 브라질의 제39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우소나루의 낙선은 폭동으로 이어져 기자 폭행과 언론 압박이 발생했다. 작가는 언론인에 대한 공격을 기록함으로써 민주주의적 가치와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쟁은 개인적인 것이다 | Julia Kochetova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 젤레네 마을의 한 소년이 우크라이나의 국기를 거는 모습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2년 전면적으로 확대돼 여전히 맹렬하게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전쟁 속에서 일상의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며 전쟁은 개인적인 것이라고 역설한다.
싸우고, 가라앉지 않는다 | Eddie Jim
피지 키오아 섬의 정착민이 그의 손자와 함께 어린 시절 해안선이 있던 곳으로 기억하는 지점에 서있다. 키오아 섬은 1940년대 해수면 상승으로 투발루 지역을 잃은 주민들이 정착한 곳이다. 8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정착지는 또다시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