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벌은 벌집에 침입한 불청객 개미를 어떻게 퇴치할까. 7월 8일 모리 키요히토 일본 쓰쿠바 국립 환경 연구소 연구원팀은 일본꿀벌이 개미를 날개로 때려 퇴치한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생태학’에 발표했다. doi: 10.1002/ecy.4372
개미는 꿀벌의 벌집에 침입해 꿀과 유충, 성체 벌들을 먹어치운다. 그래서 꿀벌은 개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하는데, 일본꿀벌은 특히 다양한 방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날개를 빠르게 움직여 바람을 일으키는 ‘팬 블로잉’으로 개미를 날려 보내기도 하고, 배설물로 벽을 쌓아 개미의 접근을 막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위치한 두 개의 일본꿀벌 군집을 대상으로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그물등개미(Pristomyrmex punctatus), 주름개미(Tetramorium tsushimae), 곰개미(Formica japonica)를 벌집 입구에 침투시켜 꿀벌의 방어 행동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하고 분석했다.
이때 벌집 입구에서 5초 이상 머무르는 일벌들은 경비벌로 간주하고 페인트로 표시해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페인트로 표시된 경비벌과 개미의 거리가 10mm 이하로 가까워지면 개미와의 상호작용을 기록했다.
관찰 결과, 일본꿀벌은 날개로 개미를 때려 퇴치하는 행동을 보였다. 성공률은 개미 종에 따라 달랐다. 꿀벌이 날개로 쳤을 때 표적 개미가 날아가면 성공으로 간주하고 성공률을 계산해보니, 그물등개미와 주름개미를 내쫓을 때는 두세 번의 시도 중 한 번은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곰개미를 내쫓을 때에는 성공률이 매우 낮아졌다. 연구팀은 곰개미가 다른 개미 종에 비해 체형이 크고 이동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유고 세코 연구원은 “실험에 사용된 개미는 물리적으로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접촉하는 방식이 일본꿀벌에게 위험하지 않다”며, “날개를 펄럭거리는 방식보다 날개로 때리는 방식이 에너지가 더 적게 들기 때문에 이 방법을 채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