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뉴럴링크] BCI 기술의 네 가지 미래

    BCI 기술의 네 가지 전망

     

    지금까지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劁rain-Computer Interface) 기술 발전 과정을 바탕으로 미래의 BCI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네 가지 정도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첫째, 미래의 BCI는 운동과 감각 기능에서 기억이나 언어 등 인간의 고인지 기능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전까지 BCI는 운동이나 감각 등 기초적인 기능을 복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최근에는 BCI를 통해 복원하고자 하는 뇌 기능이 언어와 같은 좀 더 고등한 인지 기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머릿속으로 생각한 단어나 문장을 음성으로 합성, 전달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둘째, 다양한 형태의 BCI와 AI의 연계를 기대할 수 있다. AI의 핵심이 되는 알고리즘은 인간의 뇌 신경회로인 자연신경망을 닮은 인공신경망이다. 따라서 AI로 단지 뇌 신호를 해석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연신경망과 인공신경망을 접합해 BCI와 AI 기술의 연계를 이룰 수 있다. 이를 뇌-AI 인터페이스(Brain-AI Interface)라고 부른다. 이것이 실현되면 인간이 지닌 자연신경망의 생물학적, 물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인공신경망을 통해 인지 기능이 확장되는 ‘인지 증강’이 일어나는 셈이다. 초인간적인 감각 인식이나 계산, 데이터 분석 등이 가능한 인공신경망을 자연신경망과 접합함으로써 일종의 ‘사이보그’가 탄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인간의 뇌 기능을 모방한 AI 반도체 ‘뉴로모픽(Neuromorphic)’ 칩과 배양된 뇌신경세포의 신경망을 연결해, 인공신경망과 자연신경망이 신호를 주고받도록 하는 연구가 이뤄졌다.

     

    셋째, 현재까지는 주로 뇌 신호로부터 정보를 읽는 ‘리딩 BCI(Reading BCI)’ 기술이 발달했다면, 앞으로는 뇌에 직접 정보를 입력하는 ‘라이팅 BCI(Writing BCI)’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지금의 라이팅 BCI 기술은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자극해 가상으로 감각 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정도다. 같은 방식으로 감각 외 다른 정보를 입력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은 원하는 정보를 뇌에 직접 입력하기 위해 어느 뇌 신경회로를 어떤 식으로 자극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원리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점점 비밀이 밝혀질 것이다.

     

    원하는 부위에 정확히 뇌를 자극하는 일이 가능해지면 손상된 뇌 신경회로를 정상화하거나 끊어진 뇌 신경회로를 우회해 다시 뇌 안의 정보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뇌 신경 조절 기술도 발전할 것이다. 뇌에 미세 전류를 보내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 ‘전자약’도 이것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써 치매로 손상된 기억이나 인지 기능을 회복시키거나, 우울증과 같은 정서적인 장애를 극복하고, 파킨슨병으로 저하된 운동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향후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로 BCI 시스템 또한 더욱 작아지고, 강력해지고, 안전해질 것이다. 심장 기능을 유지해 주는 인공심박조율기는 1950년대 환자가 카트 위에 얹어 끌고 다니면서 사용해야 할 정도로 부피가 컸으나, 지금은 체내에 완전히 삽입돼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데다가 수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할 정도로 발전했다. 마찬가지로 초절전, 초소형, 고성능의 안전한 완전 삽입형 BCI 기술 개발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뉴럴링크가 제조한 칩은 이미 두피 아래에 완전히 삽입할 수 있어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

     

    우리는 다가오는 미래에 앞서 BCI 기술이 인간사회에 가져올 영향도 반드시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 BCI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윤리적, 법적, 사회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BCI를 통해 생각을 읽는 것이 가능해지면 외부에서 뇌 신호에 담긴 개인 정보를 해킹할 위험이 있다. 특히 BCI 신호가 무선으로 전송되면 해킹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므로 BCI를 개발하는 기업이나 연구소는 뇌 신호의 보안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또한 뇌 신경회로를 조절하는 BCI 기술이 남용되거나 오용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전자 마약 등 위험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인지 기능을 증강하는 BCI 기술이 구현된다면, 이 기술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특히 자본의 원리에 의해 BCI 기술이 분배될 때 사회 갈등을 불러올 것이 자명하므로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BCI 기술은 SF 소설에서 등장하는 상상 속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 상상 속 기술이 이제는 정말 실현되고 있다. 따라서 BCI의 기술적, 과학적 현주소와 발전 방향을 대중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과학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사회적으로 합의된 틀 안에서 BCI 기술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BCI를 개발하는 기업이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실과 다른 정보를 과대 포장하는 등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방지해야 한다.

     

    현재 해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런 이슈를 미리 인식하고 BCI 기술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신경윤리 연구를 시작한 연구자들이 있다. BCI 기술의 사회적 파급 효과를 생각했을 때 무척 다행한 일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