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있는 젤리를 직접 만져보세요, 어때요?”
“미끈미끈해요!”
“미끈미끈한 그 물질이 바로 알긴산이예요.
이 알긴산으로 약을 만들면 장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요?”
제약공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눈길이 초록 젤리에 모였다. ‘전문가가 되어보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제약공학자’ 수업 현장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10월 26일 오전, 경기 용인에 위치한 바이오세상에듀 본사. 충북 음성 대금고의 화학・생명과학 동아리 학생 30여 명이 ‘전문가가 되어보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제약공학자’ 수업에 참가했다. 흰 실험가운을 입은 학생들은 일일 제약공학자 체험을 통해 자신들이 꿈꾸는 직업을 미리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을 진행한 류재경 바이오세상 교육사업팀장은 “바이오세상에듀의 제약공학자 수업은 신약개발 과정 전체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실험들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를 향상시킨다”면서 “학생들이 앞으로 갖춰야 할 역량을 경험을 통해 알아보는 시간”이라고 수업 의의를 설명했다.
수업은 제약공학의 개념과 관련 진로 소개로 시작됐다. 이어 알긴산으로 알약을 만들고 위와 장에서의 반응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 실험, 신약 개발 후보물질 발굴 과정을 체험하기 위해 채집한 식물의 추출물 제작 및 항산화 활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후 효능물질 선별 과정을 체험해 보기 위해 박층 크로마토그래피로 식물 추출물 속 항산화물질을 분리하는 등 다양한 실험이 이어졌다.
“교실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을 경험해 기뻤어요”
한주연 대금고 생명과학 교사는 이날 진행된 수업을 지켜보며 “클린룸, 분광광도계 등 학교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공간이나 실험장비를 체험해볼 수 있어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험 내내 학생들의 손을 떠나지 않았던 마이크로파이펫은 수 마이크로리터(無) 단위의 용액을 옮길 수 있는 도구다. 제약공학이나 화학 등의 분야에서 흔히 활용되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이 쉽게 접하기는 어렵다.
이날 학생들은 바이오세상에듀 본사에 위치한 클린룸에 직접 들어가보는 경험도 했다. 생명과학 연구현장에서 사용되는 제품들과 배지를 생산하는 시설을 견학한 것. 학생들은 다양한 설비와 제품 생산 과정을 피부로 느꼈다.
수업에 참여한 양선민(대금고 2) 학생은 “동아리에서 크로마토그래피 이론은 배웠지만, 실험은 못해봤었다”면서 “오늘 크로마토그래피 실험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험도구가 다양해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점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바이오제약회사의 연구원이 되고 싶다는 장하람(대금고 1)학생은 “여러 실험을 통해 제약공학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미리 경험해볼 수 있어 진로를 더욱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바이오세상에듀에서 진행하는 전문가가 되어보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제약공학자 외에도 화학공학자, 의학자, 생명공학자 등 다양한 진로를 주제로 수업이 마련돼 있다. 그 외에 PCR 장비를 이용해 DNA를 증폭해보거나, 분광광도계를 이용해 우유 속 단백질의 양을 측정해보는 실험 등 다양한 심화수업이 있다.
DNA 전기영동 실험을 기기 없이도 해볼 수 있는 간이 전기영동 키트나 코로나 바이러스 모의 진단 실험 키트 등 다양한 키트도 판매해 학교나 학원 등에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류 팀장은 “막연히 과학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연구소에서 이뤄지는 실험을 생생하게 체험해보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면서 “백마디 말보다 한 번의 경험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듯,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꿈을 구체화하는 경험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