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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4억6000만년전 삼엽충은 뭐 먹고 살았을까?

삼엽충은 약 5억 2000만 년 전부터 2억 5000만 년 전인 고생대 캄브리아기 초기부터 페름기 말기까지 바다에서 살았던 고생대 대표 동물 중 하나다. 삼엽충은 화석으로 남겨졌지만 내장기관까지 보존되긴 쉽지 않아 그동안 삼엽충의 먹이 활동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만 있어 왔다. 9월 27일, 페트르 크래프트 체코 프라하 카렐대 연구원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삼엽충의 마지막 식사가 보존된 화석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3-06567-7 이 연구를 가상인터뷰로 재구성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희 삼엽충은 고생대 약 2억 7000만 년 동안 모든 고대의 바다에 퍼져 살았던 동물이에요. 몸이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뚜렷하게 구분돼 있어서 삼염충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 2만 종이 넘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보헤몰리카스 인콜라(Bohemolichas incola)랍니다! 대기에 산소가 증가하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다양한 해양 생물이 번성했던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 살았어요.

 

Q 주로 무엇을 먹었나요?

제 식생활에 대해 바다의 포식자다, 청소부다 등등 많은 추측이 있어 왔던 걸로 알아요. 이해해요. 그동안 내장까지 보존된 삼엽충 화석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었겠죠. 내장까지 보존된 삼엽충은 제가 최초라죠? 제 몸속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저는 주로 각종 갑각류들을 먹었어요. 해삼, 멍게 같은 극피동물부터 대합, 홍합 같은 쌍각류 종류들까지 편식 없이 먹었죠. 연구팀은 제가 통째로 삼킬 수 있는 작은 크기의 동물들을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먹은 것으로 봤을 때, 제가 바다의 청소 동물이었으리라 추측했어요. 대부분의 육식 동물은 선호하는 특정한 종류의 먹이가 있기 때문이에요.

 

Q 어떻게 내장까지 화석으로 남을 수 있었나요?

운 좋게 체코 프라하 분지의 진흙에 묻혀서 내장까지 보존할 수 있었어요. 연구를 이끈 페트르 크래프트 체코 프라하 카렐대 교수가 절 발견했는데요. 제 외피가 살짝 깨진 부분에 껍질 조각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었는데, 눈썰미 좋게 제 마지막 식사였다는 걸 알아챈 거죠. 연구팀은 제 몸을 깨지 않고 내장을 조사하기 위해 해상도 높은 싱크로트론 현미경 단층촬영을 했어요. 연구팀은 제 몸 곳곳에서 터널 같은 구멍도 발견했대요. 제가 죽고 난 뒤 누군가 저를 먹이로 먹은 흔적이었죠. 이런 흔적들은 대부분 제 머리에서 발견됐고 내장 주변에는 없었어요. 연구팀은 이를 통해 제 내장에 다른 동물에게 해로운 효소가 가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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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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