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반도체 소재 기술 '고순도 다결정 실리콘' 새공정 개발

동부제강ㆍ화학연구소, 독일에 역수출 개가


기존제품(왼쪽)과 KRICT/Dongbu공정에 의한 입자형제품. 입상다결정 실리콘은 세계에서 미국 에틸사만이 모노실란을 원료로 독점공급해 왔다. 현재 다결정실리콘의 국내 수요는 연간 8백t으로 4천만들러 규모이나 전량수입중.
 

동부제강이 반도체 산업의 원천소재인 고순도 다결정 실리콘을 값싸게 제조하는 새로운 공정을 화학연구소(KRICT)와 공동 개발, 세계 최대 다결정 실리콘 생산업체인 독일 박커 케미트로닉스사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출로 동부제강은 일단 상업화 기술료로 3백84만 달러를 받았고 앞으로 매출액의 2.5%를 로열티로 지급받는다.

KRICT/Dongbu 공정이라 명명된 이 기술은 현재 미국의 에틸(ETHYL)사가 모노실란 (SiH4)을 원료로 독점 생산중인 입자상 다결정 실리콘과는 달리 삼염화실란 (thrichlorosiane, ${SiHCl}_{3}$)을 원료로 입상(粒狀)의 고순도 다결정 실리콘을 제조하는 신공정 기술이다. 국내 2건을 포함해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에 7건의 장치 및 방법 특허를 획득했다. 실리콘 다결정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태양전지의 원료물질로 이용되기 때문에 태양열 관련 산업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정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결정구조가 치밀한 입자형으로 이루어져 기존 공법에서처럼 막대형으로 만든 후 다시 입자형으로 만드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제품이 내부에 기공이 없는 입자형으로 만들어지면 입자를 분쇄하는 공정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쇄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순물의 유입을 막을 수 있어 불량률을 대폭 줄이는 이점이 있다.

반도체용 소재인 실리콘은 초고순도를 요구하며, 순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단계의 중간제품을 제조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리콘 다결정은 마지막에서 두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중간제품으로, 1억분의 1% 이하로 불순물 함량을 줄여야 중간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KRICT/Dongbu 공정기술의 핵심은 바로 순도 높은 실리콘 결정을 얻어내는데 있다. 불순물 1억분의 1% 이하인 초고순도의 결정질 실리콘은 실리콘을 함유하는 순도가 극히 높은 화합물인 삼염화실란(실리콘과 염소의 화합물)에 고순도의 수소를 반응시켜 이 화합물로부터 염소를 떼어내고 순수한 실리콘을 만드는 공정을 거친다. 이는 초고순도 실리콘을 만드는 다단계과정 중 처음으로 순수 실리콘만으로 이루어진 물질을 만드는 공정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최종에서 두번째 단계의 물질인 실리콘 다결정을 수입해 최종 단계의 소재인 실리콘 단결정을 만들어왔다.

이 공정은 지금까지 실리콘 다결정 제조 과정에 주로 사용되던 지멘스 반응기 대신 유동층 반응기를 이용, 초단파 가열 방식에 의해 반응기 내부의 실리콘 입자를 직접 가열하고 가열된 입자 표면에 원료가스인 삼염화실란의 CVD(Chemical Vapour Deposition, 화학적 기상증착)로 고순도의 실리콘을 석출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그동안 문제돼 왔던 반응기 벽면의 과열과 이에 따른 불순물 혼입을 방지할 수 있어 1억분의 1% 이하인 초고순도 제품의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이 공정을 적용하면 현재의 지멘스법에 비해 전력비를 3분의 1 이하 로 낮출 수 있고 생산원가도 25% 절감할 수 있다.

동부제강 측은 개발 공정을 통해 완제품을 만들지 않고 독일로 기술 수출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원료인 삼염화실란이 국내에서 공급되지 않아 독일 일본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는데, 수송 중 오염 방지를 위한 특수 용기의 준비 등에 엄청난 비용이 소요돼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199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화학·화학공학
  • 전자공학
  • 물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