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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X융복합 파트너] 경쟁상대가 아닌 협업의 도구 AI-인간 상호작용을 연구하다

 

‘인공지능’ 알파고 vs. ‘인간’ 이세돌 9단. 인공지능(AI)이 인간과의 바둑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며 전세계를 들썩인지 7년이 지났다. 이후 대화가 가능한 생성형 AI인 챗GPT가 출시됐고, 작곡하는 AI, 그림 그리는 AI, 소설을 쓰는 AI도 나왔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가는 AI를 경쟁상대가 아닌 효율적인 도구로 바라보자는 시선이 있다.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이들을 9월 21일 DGIST에서 만났다.

 

“저희 연구실 이름을 들고 찍어도 되나요?” R3동에서 연구실 단체 사진을 찍기 위해 다 같이 모인 자리. 송진영 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중심에 두고 학생들이 글자가 인쇄된 종이를 하나씩 들었다. DGIST, 하트, 그리고 연구실 이름인 ‘DIAG(다이아그)’다. 촬영을 마친 뒤, 인터뷰 첫 질문으로 연구실 이름의 의미를 물었다.

 

“DIAG는 DGIST Intelligence Augmentation Group의 약자입니다.” 송 교수는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상호작용에 관해 연구하는 분야인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가 AI 기술을 바라보는 철학이 담겼고, 박사학위 과정을 밟은 미국 미시간대의 중앙광장 이름(The Diag)과 동의어”라고 설명했다.  DIAG 실험실에는 ‘누구나 환영받는 연구실에서 핵심적인 연구를 힘을 합쳐 수행해나가자’는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DIAG에 담긴 뜻을 설명하니 자연스레 학생들도 연구실 이름에 애정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사람을 이롭게 할, 도구로서의 AI

 

DIAG는 ‘AI가 사람에게 이롭게 쓰일 수 있도록 돕는다’는 큰 주제 안에서 다양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특히 관심있는 분야는 ‘인간-AI 상호작용(HAI)’이다. 컴퓨터과학 관점에서 인간과 AI가 유익한 방향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AI와 사람을 동시에 연구하기 때문에 컴퓨터과학뿐만 아니라 인지심리학, 사회과학, 교육학 등 인문학도 함께 다룬다.

 

대표적으로 DIAG는 유해 콘텐츠를 검열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SNS를 이용하면 유해 콘텐츠 경고 문구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사람의 눈과 귀를 거쳐 유해 콘텐츠로 판별된 것들이다. 문제는 유해 콘텐츠 검열 작업이 담당자에게 감정적으로 큰 부담을 준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실제로 페이스북(메타)에서 비디오 검열 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9개월 만에 우울증에 걸리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어 소송에 승소한 사례가 몇 해 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DIAG는 비디오 앞뒤로 긍정적인 영상을 붙일 때 검열의 정확도는 유지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은 최소화됨을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우리가 타인과 상호작용을 할 때 비언어적 정서인식 능력도 중요하다. DIAG는 비언어적 정서인식 능력 중 하나인 얼굴감정인식(FER)을 프로그램화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송 교수는 “앞으로 AI 기술을 탑재한 다양한 가전과 로봇들이 일상생활에 사용될 텐데, 이러한 기계들에도 얼굴감정인식은 중요한 능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얼굴감정인식을 활용해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도 개발했다. 게임을 통해 비언어적 정서인식 능력이 낮은 사람들의 상호작용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질의 기계학습 레이블 데이터를 수집해서 AI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 밖에도 DIAG는 다양한 인간-AI 상호작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DIAG는 올해 HCI 분야 최고 학회인 CHI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관리자들의 시간과 노동을 줄일 수 있는, AI 기술을 탑재한 온라인 모더레이션 샌드박스 시스템을 발표하기도 했다.

 

새로운 연구, 성장에서 오늘 즐거움

현재 가장 ‘핫’한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자의 어려움은 무엇일까. 송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매일 등장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한동안은 6개월마다 새로운 것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새로운 웹 개발 프레임워크 등장 속도가 매우 빨랐어요. 제가 박사 학위 과정에서 배운 개발 도구는 이제 아무도 안 쓸 정도죠.” 아이러니한 건, 이런 어려운 상황이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기에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송 교수는 “배울 때 성장하는 느낌이 들고, 성장할 때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하며 웃었다.

 

송 교수는 앞으로도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로서의 AI를 연구할 계획이다. “사람에 관심이 많아서 학부 때 심리학을 부전공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개발한 컴퓨터 시스템을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할 때 도움이 됐죠. 학생들의 학습을 보조해주는 AI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주는 AI도 언젠가 꼭 연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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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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