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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과학은] 하늘까지 자율비행하는 미래 열까, 객체탐지 기술

자동차라는 운송수단이 생긴 이래로, 자율주행은 인간이 항상 꿈꿔온 궁극적인 기술이었습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는 내 차로 원하는 곳에 안전하게 간다는 상상은 그만큼 매력적이었죠. 최근엔 이런 자율주행을 도로 위에서 실현하는 것을 넘어 공중으로도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일명 ‘드론택시’라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嗹rban Air Mobility) 기술입니다. 이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은 마주치는 대상을 인식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객체탐지 기술입니다. 자율주행을 위한 객체탐지 기술은 2006~2020년 전 세계 논문을 수집한 네덜란드 라이덴대 데이터에서도 최근 7년간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보여줬습니다.

 

자동차는 생활 영역이 주거지 근처에 국한됐던 인간 삶의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해준 핵심 수단으로, 그 영향력은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거대합니다. 음식이나 옷이 필요해도 자급자족해야만 했던 삶에서 벗어나게 됐고, 행동반경이 넓어졌으며, 원거리의 사람들과도 실질적인 소통이 가능해졌죠. 그에 따른 분업과 경제생활의 혁신, 사회적문화적으로 보다 진보된 삶 역시 자동차와 내연기관의 발전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가히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파급력입니다.

 

오늘날 자동차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모두가 꿈꾼 그 단계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접 운전할 필요 없는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이 그것입니다. 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한 원천 기술인 객체탐지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차량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센싱(Sensing)과 인지한 정보를 이용해 구체적으로 판단하며 주행하기 위한 딥러닝(Deep learning)입니다.

 

인공지능딥러닝 연구의 최전선, 자율주행

 

딥러닝 연산은 다량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을 수행하는 ‘학습’과 해당 학습을 완료한 후에 현실에서 다양한 상황에 적용해 지능적인 판단을 내리는 ‘추론’의 두 단계로 나뉩니다. 자율주행에서의 객체탐지 기술도 가장 먼저 차량 전방의 다양한 보행자, 신호등, 건물 등의 시각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해 학습을 수행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이는 주행 중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자동차 모델을 만드는 기업에서 차량 출시 전에 완료하는 과정이죠. 학습이 완료된 차량이 실제 주행하면, 시시각각 보이는 전방 이미지 중 보행자, 신호등, 건물 등을 구분해 판단 및 표시하게 되며, 이것이 추론 단계입니다.

 

자율주행이 최근 큰 발전을 이루고, 인공지능(AI)딥러닝 연구의 가장 대표적인 응용 분야로 주목받으면서 많은 학회나 연구단체도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딥러닝의 대규모 학술대회에서 이 분야의 신기술을 논문 등으로 발표하는 동시에, 경진대회까지 열어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과 기업들이 기술력을 경쟁하는 것도 이젠 익숙해졌죠. 2024년에 한국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제전기전자기구(IEEE) 주관의 자율주행 분야 최대 학술대회인 IEEE IV(Intelligent Vehicles Symposium)에도 실질적인 자율주행 경진대회가 포함될 정도입니다.

 

특히, 인공적으로 시각을 구성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은 딥러닝 분야 중에서도 최근 관심이 뜨거운 주제입니다. 사물과 사람을 감지 혹은 인식하며 동작까지 추적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이 분야는, 인간의 시각을 뛰어넘는다고 평가될 정도로 기술적 진보를 이뤘습니다. 전기자동차, 도심항공교통(UAM) 등의 모빌리티 혁신으로 자율주행 시장이 확장되는 현재의 추세도 딥러닝 분야에서 컴퓨터 비전이 중시되는 큰 이유죠.

 

이와 함께 주차를 차량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기술이 탑재된 차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차 시에 전진, 후진을 반복하며 각도를 맞추는 과정은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이 과정에 다양한 딥러닝을 적용한 자율주차 기술을 현재 여러 자동차 업체가 개발 중입니다.


더 완벽한 자율주행을 위한 과제들

 

자율주행을 위한 딥러닝 기반의 객체탐지 기술은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야간에 고속으로 주행하면 객체들이 잘 보이지 않고, 고속 주행 상황에서는 파악하려는 객체의 이미지가 흔들리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더불어, 빠르게 움직이는 차량의 이미지를 적시에 처리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처리 속도도 향상시켜야 합니다. 이런 점이 자율주행 분야의 주요 과제이며 다양한 해결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먼저 야간에 얻은 이미지가 잘 보이지 않는 문제는, 전자파 센서인 레이다(RADAR) 등을 활용해 객체를 감지하는 기술로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레이저를 통한 거리 측정 기술인 라이다(LiDAR) 등의 기술도 개발 중이죠. 레이다, 라이다 기반의 객체탐지 기술은 피사체가 흔들리는 경우에도 유용합니다. 실제로 현재 상용화된 많은 자율주행 차량이 카메라와 함께 레이다나 라이다 같은 보완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미지 데이터를 딥러닝 기반으로 고속 처리하는 것은 자율주행 차랑에 탑재하는 컴퓨터의 성능을 높이는 쪽으로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 등의 고성능 부품을 탑재해 연산을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 현대자동차는 이미지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해 양자컴퓨팅 및 양자인공지능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율주행을 위한 딥러닝 기반의 객체탐지 기술은 성능의 향상을 위해 전자통신컴퓨터공학은 물론 양자공학, 양자물리학의 연구까지 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자율주행을 위한 딥러닝 기반 객체탐지 기술은 블랙박스와 같은 이미지 저장 장치에 당사자의 동의 없이 사진이나 정보가 저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미지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사체의 사생활 침해 문제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논의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리라 생각됩니다.


땅에서 하늘로, 모빌리티의 혁신은 계속된다

 

현재 저희 연구실은 양자컴퓨팅 기반의 AI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고속 자율주행 중인 상황에서 3차원 시각 정보를 실시간 처리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현대자동차와 협업 중이어서, 산업계 및 이용자들의 일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이 양자컴퓨팅 기반 자율주행기술은 고려대가 보유한 원천기술로서, 미래로 나아가는 AI딥러닝 모빌리티 연구의 최일선에 있음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자율주행은 대도시 교통난 해소를 위한 신기술로 각광받는 UAM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드론택시라고도 불리는 이 기술은 자율주행의 개념을 지상뿐만 아니라 공중으로 확장시키는 중입니다. 한국에선 2025년을 목표로 상용화를 진행 중이며, UAM에 대한 실제 운행 검증도 이미 마친 상태입니다.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 여건은, 투자와 지원 및 대학의 자율성 보장 등 연구 환경의 측면에서 보면 해외가 조금 더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실의 경우엔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으로 지속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기술 경쟁의 일선에서 헌신 중인 여러 연구자에 대한 응원과 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비단 눈에 보이는 지원뿐만 아니라 격려와 응원만으로도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많은 젊은 과학자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서, 한국이 자율주행 기술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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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김중헌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 도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글로벌R&D분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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