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가상인터뷰] 박테리아씨, 제 눈에 당신이 보여요

 

상식을 뒤집는 발견이 나왔다. 박테리아 얘기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와 미국 워싱턴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6월 24일 사이언스에 평균 0.9cm 길이의 초대형 박테리아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Thiomargarita magnifica)’를 발견한 연구를 발표했다. doi: 10.1126/science.abb3634 


가장 긴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는 2cm에 이른다. 이때까지의 박테리아는 아주 작아 맨눈으로는 관찰이 불가능했다. 발견의 결과와 의의를 티오마르가리타 마그니피카와의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얼마큼 큰 거예요? 
저는 다른 박테리아와 키를 재는 단위부터 달라요. 보통 박테리아는 2마이크로미터 정도 돼요. 0.0002cm 정도인 거죠. 하지만 저는 1cm예요. 사람들의 속눈썹이 보통 이만하니까 현미경 없이도 저를 볼 수 있는 셈이죠. 저를 연구한 장-마리 볼란드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박사님은 우리를 발견한 게 “에베레스트만큼 큰 인간을 만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어요. 


너무 커서 박테리아가 아닌 줄 알았어요. 
저를 처음 발견한 올리비에 그로 프랑스 안틸레스대 교수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대요. 2009년에 절 처음 발견하셨는데, 제가 너무 커서 절 진핵생물로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으셨거든요! 엑스레이도 찍고, 유전자 분석도 해본 뒤에야 박테리아라고 인정하셨죠. 그게 2014년이에요. 이후 여러 나라 연구자분들이 저에 대해 연구하셨고 이제서야 세상에 소개됐어요. 


어떤 특징이 있어요? 
저는 다른 박테리아보다 키만 큰 게 아니라 DNA 정보도 더 많아요. 세포 안에 작은 주머니 구조인 ‘페핀’이 있고, 그 안에 DNA가 들어 있어요. 보통 박테리아 DNA는 세포 안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는데, 제 DNA는 페핀 안에 압축돼 있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죠. 이런 DNA 구획화는 복잡한 유기체만의 특징이라 절 연구한 분들은 “혁신적으로 진화했다”고 칭찬하셨어요! 거기다가 이 세포 구획마다 단백질이 생성돼 제가 이만큼 클 수 있었어요.


이름도 길어요. 무슨 뜻이에요? 
티오마르가리타는 라틴어로 유황 진주라는 뜻이에요. 저는 고농도 유황이 풍부한 서인도제도 과들루프섬의 맹그로브 숲에서 유황을 먹고 사는데, 그 영향으로 진줏빛 광택이 돌거든요. 마그니피카는 ‘웅장한’이란 의미고요. 제가 박테리아라는 걸 알아낸 실비나 곤잘레스-리조 안틸레스 교수님이 지어주셨어요. 이름 멋지지 않나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2년 8월 과학동아 정보

  • 김태희 기자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