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핵융합 연구 프로젝트 유로퓨전(EUROfusion)과 영국원자력청(UKAEA)이 운영하는 핵융합연구로 ‘제트(JET)’가 역사상 가장 높은 핵융합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2월 9일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반응 실험에서 5초 동안 59MJ(메가줄·1MJ는 100만 J)의 에너지를 냈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JET가 달성한 기존 최대 출력 21.7MJ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로, 인류가 지금까지 시도한 모든 핵융합에너지 실험 가운데 가장 높은 출력이다. 이번 연구 결과의 과정과 의의를 연구진과의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JET에 대해 소개해달라.
영국과 EU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토카막 기반의 핵융합연구로의 이름이다. 전 세계의 핵융합연구로는 각자만의 특징이 있다.
JET는 중수소-삼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장치다. 중수소-삼중수소 반응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세계 7개국이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이후 상용화 단계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Q.실험 과정에 대해 얘기해달라.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플라스마 상태로 만든 뒤 초고온 환경에서 헬륨으로 융합시켰다. 이 과정에서 중성자의 운동에너지 형태로 에너지가 나온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플라스마에 에너지가 골고루 분포해 오랫동안 유지되는 조건을 찾는 것이다.
어려움은 없었나?
ITER와 같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 JET의 기존 탄소기반 내벽을 모두 베릴륨-텅스텐 합금으로 교체하는 대공사를 했다. 그 결과 플라스마의 흐름이 달라져 기존 실험보다 에너지 출력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마 제어 조건을 다시 찾아야 했다.
Q. 59MJ은 어느 정도의 에너지인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에너지 출력도 급격히 늘 것으로 기대한다. 또 핵융합연구로는 크기가 커질수록 효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지금까지 실험 중 ITER와 가장 가까운 조건에서 실험했다는 점도 의미 깊다. 우리는 이번 연구의 의의를 이렇게 표현한다. “잠깐이지만, 기계 안에 작은 별을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