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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DMZ에서 독수리를 만나다

동아사이언스와 함께 하는 철새탐사 ‘PEEP’



“와, 독수리다!”

기자가 타고 있는 버스를 향해 독수리가 두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왔다. 창문이 없다면 손이 닿을 것 같았다.

“진짜 크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독수리가 양 날개를 활짝 편 길이는 무려 3m나 된다.

여기는 경기 파주시 장단면에 있는 장단반도. 독수리의 대표적인 월동지다. 지난 12월 10일 겨울철새를 보러 30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경기관광공사와 동아사이언스가 함께 주최한 행사였다. 이 지역에 있는 마을인 ‘통일촌’의 조봉연 이장이 안내를 맡았다.

“여기서 내리세요.”

조 이장의 목소리에 철새 탐사팀은 버스에서 내렸다. 추수가 끝난 논에 독수리가 떼를 지어 앉아 있었다. 얼마나 큰지 마치 사람이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이미 조류학자 여러 명이 망원렌즈를 들고 숨을 죽인 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철새 탐사팀도 이곳에 망원경을 설치했다. 앉아 있는 독수리는 물론 하늘 높이 떠 있는 것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어깨에 하얀 번호표가 붙어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이 독수리가 어디서 겨울을 나는지 연구하기 위해 몽골 연구팀에서 붙인 겁니다. 독수리는 몽골에서 번식하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을 찾죠.”

창공을 나는 독수리. 그 자유로움을 뒤로 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이동 중에도 고라니, 고니 같은 야생동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곳 장단반도 끝자락에서 동해안까지 총 248km에 이르는 거리에 남북한의 군사분계선이 설치돼 있다. 이 분계선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북한이 각각 2km씩 땅을 내놓경기관광공사아 군사적 완충지역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가 바로 DMZ(비무장지대)다. 50년 간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생물다양성이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야생동식물의 종류는 2716종. 이중 재두루미와 산양처럼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만 67종이나 된다.

운이 좋게도 탐사팀은 이동 중 재두루미를 만났다. 재두루미 역시 멸종위기종인 귀한 새다. 중국 흑룡강과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의 습초지에서 번식하고 이곳에 와 겨울을 보낸다. 이름처럼 몸은 잿빛이지만 특이하게도 눈 주위는 선명한 빨간색이었다.

“큰 두 마리는 부부고 가운데 작은 것은 새끼죠. 두루미는 저렇게 가족 단위로 산답니다.”

서울에서 온 강서림 씨는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겨울철새를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다음에는 철새 전문가에게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공부하는 시간도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번 탐사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2012년 1월 과학동아 정보

  •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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