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기사 바로가기 ☞ [작심삼일의 심리학] 우리는 왜 작심삼일을 반복할까?
2022년이 시작됐습니다. 기자는 1월 1일이 되면 빳빳하고 흰 종이 한 장을 꺼내 ‘책 20권 읽기’ ‘가족과 여행가기’ ‘5kg 감량’ 등의 새해 목표를 쓰곤 합니다. 지·덕·체를 모두 갖춘 자신을 떠올리며 벌써 뿌듯해하죠.
앗, 여러분도 그러신다고요?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요. 목표를 이루기 위해 1월 2일쯤엔 헬스장에 등록한다거나, 책을 한 권 살 겁니다. 3일까진 아주 의지가 넘칠 거예요. 그리고 5일, 10일, 20일이 오면 운동화와 책을 애써 무시할 겁니다. 신년계획을 써 둔 종이는 이제 어디 갔는지 행방을 찾을 수도 없겠죠.
미래가 뻔히 보이는 이유는,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겪어온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작심삼일’이란 사자성어가 다 있겠어요. 전 세계 사람들이 구글에서 ‘다이어트(diet)’를 검색한 횟수를 시간에 따른 그래프로 나타낸 걸 보면 더 확실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매년 1월 초에 검색횟수가 훅 늘었다가, 그 뒤로 점차 감소하는 패턴이 반복됐거든요. 역시 사람들은 시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다 똑같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면서도 씁쓸합니다.
다 알고 있습니다. 목표를 이루는 건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 실패하기 일쑤란 걸요. 그래도 우리는 매년 목표를 세우고 실패하는 과정을 반복하곤 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그리기 때문이죠. 올해는 꼭 해내겠다는 다짐을 불태우는 당신을 위해 어떻게 하면 작심삼일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지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우선, 작년 새해 목표가 어떻게 됐는지부터 되짚어봅시다. 과학동아는 지난 11월 25일부터 3일간 사이언스 보드(www.scienceboard.co.kr) 홈페이지를 통해 독자여러분이 세웠던 2021년 새해목표의 근황을 수집했습니다. 그중 두 가지 사례를 뽑아 심리학 전문가인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와 함께 분석해봤습니다. 함께 살펴보시죠.
#사례. 12021년에는 꼭 한다. 다이어트!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모두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적 갈등에 지면서 실패하죠. 집에서 단 음식을 다 치워버리는 식으로 유혹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차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이어트하기’란 목표도, ‘계단을 보면 무조건 걷는다’ 수준의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면 더 도움이 될 거예요.
하나 팁을 드리자면, 습관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매일 9시부터 10시 사이에 집 앞에서 줄넘기를 한다’는 식으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두는 거죠. 습관이 생기면 큰 의지를 발휘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행동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자기통제력이 뛰어난 사람들의 비결은 결국 좋은 습관들을 가진 것이라는 연구가 여럿 있었어요. 습관을 만드는 건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설정, 그리고 반복이란 걸 명심하세요!
적당한 수준의 목표를 세우기 위해선 현재 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여기에 따라 살짝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면 됩니다. 목표가 다이어트든, 공부하기든 유혹을 뿌리치고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해요. 유혹이 적은 환경을 만들어두고, 구체적인 목표와 행동 계획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목표와 계획을 적절히 수정해가면서 차근차근하면 됩니다:-)
#사례2. 2021년엔 공부한다. 진짜 공부할 거야.
계획은 구체적인 것이 좋아요. 핵심은 ‘실천 가능하게 할 것’. 예컨대 ‘건강하기’는 실천 할 수 있는 계획이 아니죠. 당장 건강하기를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 질문했을 때 떠오르는 행동이 없으니까요. 그보단 ‘채소 많이 먹기’ 등이 실천 가능한 계획입니다.
목표를 수정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목표를 설정하고, 실패 또는 성공을 겪고, 여기에 따라 목표를 유지할지 혹은 수정할지 결정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피드백 과정을 거치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예요.
MBTI는 비과학적입니다. 어떤 특성이든지 “이게 너의 특성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95%의 사람들은 “그렇구나, 이게 내 얘기구나~” 하고 받아들이거든요. 바넘효과라고도 하죠. 하지만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신이 달성했던 계획들, 달성하지 못했던 계획들을 죽 나열해봅시다. 여기에서 달성했던 계획들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실패한 계획들은 또 어떤 특징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같은 방식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죽 나열하고 중요한 순서대로 배치해봅시다. 전부 다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동아 군이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항상 예상치 못했던 일이 터지죠. 리스트에서 70% 정도만 달성하면 성공이라고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