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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T, 모두를 위한 연구] “잠수함을 검증한 기술로 전기선박에 도전합니다”

한국전기연구원

 

모빌리티의 전동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트럭, 철도, 비행기까지 전기추진 방식을 속속 채택하고 있다. 손홍관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응용연구본부장은 선박 분야에서 이 같은 변화를 꾀하는 연구자다. 11월 11일 경남 창원 한국전기연구원 본원에서 그를 만나 선박에 전동화가 필요한 이유를 물었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들이 연안에서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을 제한하는 배출규제해역(ECA)을 설정했습니다. 기존 선박에서 주로 쓰는 벙커C유의 황 함유량이 0.05~3.5%니, 앞으로 사용이 힘들어지게 됐죠. 이건 시작에 불과해요. 탄소 배출 제한 등 선박에도 환경 규제가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6월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환경보호위원회는 기존 선박의 에너지효율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선박탄소집약도지수)을 규제하는 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선박은 2019년에 비해 선박탄소집약도지수를 2020~2022년에는 매년 1%씩, 2023~2026년에는 매년 2%씩 개선해야 한다.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선박탄소집약도지수를 40% 줄이는 게 중기 목표다. 

 

국산 부품으로 전기추진 선박 개발 목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한국전기연구원도 친환경 선박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와 함께 순수 전기추진 차도선(여객과 동시에 차량, 화물을 수송하는 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2023년 시운전을 하고 2024년 전남 목포의 실제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손 본부장은 “개발 중인 전기추진 차도선은 기존 선박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섬의 전기 부족문제도 해결하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기추진 차도선은 배터리가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목포시는 육상에 전기충전소를 만들어 선박추진용 배터리와 함께 섬에 전력을 공급할 배터리도 충전한다는 계획이다. 선박이 오가며 섬에서 쓸 배터리를 실어나를 예정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추진 선박 부품의 국산화도 꿈꾸고 있다. 내년에 시작해 2025년 국내 기술로 전기추진 선박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그는 “현재 전기추진 선박 기술은 노르웨이 등 유럽이 앞서 있고 국내에서 개발할 때는 주로 이들로부터 부품을 사왔다”며 “전기추진 선박이 진정한 미래라면, 더딜지라도 부품을 국산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효율도 개선 중이다. 2025년 완성할 선박은 전기추진 방식 중 최고의 효율을 내도록 개발하고 있다. 그는 “두 개의 프로펠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방식(상반회전 프로펠러)을 새로 적용하고 발전기의 효율을 높이며,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잠수함 꼼꼼히 시험하며 축적한 경험이 우리의 재산”


전기가 주력 연구 분야인 한국전기연구원이지만, 선박 연구가 처음은 아니다. 잠수함 개발 과정에 일부 참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잠수함은 배터리, 연료전지, 발전기, 모터 등이 장착되는 대표적인 전기추친체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지난 8월 취역한 3000t(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의 전기부품 시험을 맡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 경험이 있다. 도산안창호함은 한국의 독자 기술로 설계하고 건조한 잠수함이다. 이로써 한국은 3000t급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됐다. 


한국전기연구원은 2013년 육상시험소를 구축하면서 도산안창호함과 인연을 맺었다. 선박이나 잠수함은 테스트용 시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완제품을 만들어가면서 동시에 까다로운 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담당했다. 손 본부장은 “업체에서 각 부품을 성능에 맞게 개발했어도 다른 부품과 연결하는 과정에서 제 성능을 못 낼 수도 있다”며 “도산안창호함은 400여 개 항목을 시험했고, 결과를 토대로 약 150개 항목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전기추친체의 모든 부품을 이해하고, 부품의 연결 과정을 꼼꼼히 시험했다. 특히 전기추진 선박에서 배터리만큼 중요한 것이 모터다. 손 본부장은 “전기를 이용한 모터, 발전기 등의 기술은 한국전기연구원이 제일 잘 하는 것”이라며 “처음 다뤄보는 잠수함 기술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듯, 선박도 기대해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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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창원=박영경 기자
  • 사진

    남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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