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유럽남방천문대(ESO)의 비스타(Vista) 망원경이 지구에서 약 2만 5000광년 떨어져 있고, 태양보다 100배 큰 별(항성)인 ‘VVV-WIT-08’이 갑작스럽게 밝기의 97% 잃은 뒤, 약 200일 동안 어두워진 상태로 있다가 다시 빛나는 현상을 포착했다. 초거대 별이 몇 달 동안 별빛이 희미해졌다가 밝아지는 현상은 이제껏 알려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어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최근 리 스미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천문학연구소 연구원팀은 VVV-WIT-08에서 발견한기이한 현상의 원인이 이 별이 미지의 초대형 천체와 쌍성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혀 국제학술지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 6월 11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093/mnras/stab1211 쌍성은 두 항성이 공통의 질량중심 주위로 공전하는 항성계를 뜻한다.
연구팀은 이 별이 은하수의 밀집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반경 0.25AU(천문단위·1AU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 이상인 미지의 천체가 VVV-WIT-08 근처를 지나가며 일시적으로 별을 가렸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결과 이 시나리오가 성립하기에는 이 조건을 만족하는 천체의 수가 턱없이 적었다.
이에 연구팀은 VVV-WIT-08이 다른 천체와 쌍성계를 이룬다는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VVV-WIT-08와 비슷한 현상이 관측된 천체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쌍성계인 별 ‘TYC2505-672-1’에서 유사한 패턴이 확인됐다.
이는 VVV-WIT-08이 쌍성계를 이룬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며,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초거대 쌍성계가 은하계 내부에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스미스 연구원은 “수수께끼별에 대해 많은 것이 밝혀졌지만, 동반자 천체의 정체와 형성과정 등 추가로 밝혀내야 할 것이 남아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우주 시스템의 진화 과정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